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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을여행작가 로지 Mar 16. 2021

휴양지 제주도

휴양을 즐기려는 수요가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황홀한 고립을 꿈꾸는 사람들이 제주도를 찾고 있다. 황홀한 고립은 될 수 있는 한 사람들과 적게 만나고 나만의 특별한 공간에서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편 예나 지금이나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며 자신에게 맞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욕구는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들어 제주도가 휴양지로 급부상한 것 또한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행동에서 비롯된 결과다. 아름다운 자연에서 쉼을 필요로 한 이들이 자기만의 치유와 힐링을 찾아, 몸에 좋은 차를 마시거나 요가와 명상을 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형성되는 과정 속에는 반드시 자연이란 주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잘 어울리는 데는 제주만 한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태어나고 자란 도시를 벗어나 제주에서 지낸 지 6년째로 접어든다. 이곳에 살다 보니 전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으로 손꼽는 이유를 충분히 알 것 같다.


제주 동쪽은 유네스코 자연유산 3관왕을 차지한 곳이다. 제주도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유네스코 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거문오름과 용암동굴 그리고 성산일출봉을 비롯해 모두 4종류로 구분되어 4관왕을 차지했다. 유네스코 유산에 등재되면서 제주도의 자연의 가치는 한층 더 높아졌다. 한국에서는 유일 무희 한 일이라고 전해진다. 나 역시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을 직접 체험해보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기쁨을 만끽했다.  


얼마 전 산림청에서 이루어졌던 행사에 참여를 했었다. 제주도는 모든 면적이 유일하게 산림으로 지정된 곳이라고 관계자는 자부심을 가지면 이야기를 했다. 숲에서는 다양한 자연놀이 체험 프로그램들도 있었는데 그중에 내가 가장 주목을 했던 건 바로 숲 놀이 유아체험이었다.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자연에서 뛰어노는 프로그램은 정말 중요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자연의 힘이란 인간이 도저히 알아내기 힘든 우주의 힘으로 형성된 것이기에, 인간은 자연에서 건강을 지키려고 걷고 숨을 쉬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다만 자연이 모든 만병통치약은 아니니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을 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휴양지라는 어원은 보양이라는 뜻에서 출발되었다고 한다. 몸을 보호하고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저절로 힐링이 되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휴양지라고 불리는 것 같다. 사람들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정화작용을 통해 마음을 승화시키며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것을 기대한다. 거대한 자연 앞에서 누구나 편안함과 동시에 치유를 목적으로 자연휴양림도 찾는 추세다. 요즘 제주도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새로이 생기는 내용을 살펴보면 자아실현과 휴양이라는 것과는 연결성이 있어 보인다. 나를 찾는 여정 속에 올바른 생각을 하게 되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에 자연은 꼭 필요한 요소로서 등장하게 된다. 휴양지에서 숲이나 바다는 화려함보다는 진정한 자신을 찾는 여행의 공간으로서 휴양지의 모습을 다하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유럽을 가보면 멋지고 화려한 휴양지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화려함 속에 진정성과 정통성을 이어가는 정신이 있고 그러함 속에 진정한 휴양지의 의미를 살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내가 만난 제주도는 관광지? 란 시선으로만 다소 대하는 것에 부정적인 한 표를 던지고 싶다. 제주도는 동, 서, 남, 북 사면이 바다로 둘러 싸인 천혜의 자연경관을 품고 있다. 지금까지의 관광지라는 태도로만 바라본다면 큰 오판이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미 그러한 결과들이 수십 년간 벌어졌고 지금도 다소 그런 편이다. 하루 관광객 수가 몇 명이 들어오는 것이 과연 중요할까?. 연일 휴일이 끼는 날이면 십만 명 또는 이십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간다는 보도가 전해지지만, 과연 그들이 제주에서 만족을 하고 돌아갈까 싶다. 물론 관광지에 왔으니 내가 보고 싶은 곳 먹고 싶은 곳 가보고 싶은 곳을 즐기고 돌아가면 그뿐이다. 그러나 진정한 휴양지는 그것에 국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나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쉽게 만나보지 못할 사람들을 만나고 또는 누구도 체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직접 해보는 것들이 중요하다. 진정한 휴양지는 보양의 차원을 넘어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진정한 치유의 목적이 있는 답을 낼 수 있을 때, 제주도의 미래는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제주는 기후와 환경이 느림의 철학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겐 걸맞은 장소다. 주위에 자아실현을 위해 특별한 삶의 신념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와 오늘의 공기가 다른 것처럼 우리의 생각도 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의미 있는 삶. 목적 있는 삶은 과연 어떤 것인가! 나도 매일 자연과 친구 하며 그 답을 찾는 중이다. 다만 자연을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는가에 따른 해석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제주는 공기가 좋고 자연이 풍요롭다는 말은 이미 상투적인 말이 되었다. 자연의 가치는 이곳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 사람에게만 보이는 것 같다. 언젠가 서울에서 지인이 내려와 한라산을 올라가려고 하는데 비가 내렸다. 나는 가방에서 우비를 꺼내어 입고 있는데 지인은 비가 내리는데 한라산을 어떻게 올라가느냐고 투덜거렸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우비를 입고 한라산 길을 처벅처벅 올라갔다. 자연은 우리에게 열어주면 열어주는 대로 보여주면 보여주는 대로 느끼면 된다고 어쩌면 속으로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연을 겸손한 마음의 자세로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자연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데, 인간은 먼저 판단하고 행동하려고 하는 것에서부터 오류가 발생한다. 그건 인생도 마찬가지다.


혹시라도 제주에서 사는 것을 희망하는 분들이 있다면 꼭 알아 둘 것이 있다. 화려하고 거창한 휴양지 모습이 아닌 소박하지만 특별함을 추구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삶을 그려나간다면, 행복은 저절로 내 것이 될 것이다. 제주도의 자연은 그런 사람에게 다양한 보석이 되는 원석을 보여 줄지도 모를 테니까. 우리의 삶이 비록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달라졌어도 인간의 본성은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진정한 휴양지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계획을 세우고, 자연과 나의 하모니를 만들어간다면 진정한 내 마음속 휴양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 떠나보자! 누추하지 않은 소박함 그리고 평범하지만 특별함을 지닌 곳에서 자연과 친구 하며 성장하는 '나' 자신을 찾으러 떠나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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