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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타 Jun 01. 2021

사랑의 불멸을 꿈꾸는 왕가위식 멜로의 시작

<타락천사 > 왕가위, 1995

타락천사 1



1. 영화는 거울이다.


2. 객관적인 현실을 비추는 재현으로써의 거울이 아니라 내가 어떤 마음 상태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로 (내 마음이) 영화안에 보여진다일때의 거울이다.

오늘이 3번째 감상임에도 불구하고 제목만 같은 새로운 영화를 다시 봤다는 뜻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무리 좋은 영화를 보더라도 내 현재의 마음이 영화를 나쁘게 재구성하기도 한다. 평론가가 극찬한 영화가 내가 보기엔 아닌 경우가 그렇다



3. 시차를 두고 서로 다른 시공간에 위치해있었을  나는 예전의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많은 생물학자들이 1년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고 재생되며 1년이 지난 시점엔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 세포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환경과 가치관, 의식도 끊임없이 변화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더하자면 내가 속한 시공간은 휘어져있고 중첩되어 있기때문에 1990년대 비디오로 본 어린시절의 나와 아마도 두번째 2014년의 나와 오늘 2021년의 나는 동시에 다른 공간(다른 차원) 에 존재하게 된다. 그러므로 내가 본 이 영화도 다른 시차와 공간 속에 각각의 "오늘 나에게로 " 도착한 것이다.



4. 3개의 시공간을 여행하며 타락천사는 세포 하나하나 새롭게 재생되어 되어 내게 돌아왔다. 프레임하나가득 우울하고 외로운 청춘누와르였던 영화는 너무나도 사람과 삶을 사랑한 나머지 기억속에서 영원히 추억하고 싶어하는 불멸의 사랑을 꿈꾸는 인물들의 따뜻한 멜로드라마가 되어 돌아왔다. 2014년의 나의 시공간은 여명이 머물던 싸구려 호텔의 먼지 쌓인 의자처럼 외로움투성이었던 모양이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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