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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랩 넛지 Sep 04. 2022

레몬마켓을 피치마켓으로, 아파트멘터리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

레몬은 겉은 멀쩡해 보여도 한 입 베어 물면 시고 맛이 없다. 이럴 때 우리는 ‘속았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거래하는 시장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때가 있다. 인테리어 시장이 그렇다. 시공업자들에게 견적을 받아도 방식과 가격은 천차만별로 다르다. 더 나은 대안을 찾고 싶어도 ‘부르는 게 값’이다 보니 정확한 가격을 비교해서 결정하는 대신 ‘촉’에 의지해 결정한다. 제발 별 탈 없이 끝내길 기도하는 수밖에.


아파트멘터리 윤소연 공동대표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신혼집을 인테리어하면서 이런 어려움을 겪었고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을 보면서 창업을 결심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6년 글로벌 투자은행(IB) 출신 김준영 공동대표와 함께 아파트멘터리를 창립했다. 두 대표는 아파트멘터리를 통해 고객의 Pain point를 어떻게 풀어나갔을까?


Step 1. 많은 Pain points 중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


현존하는 마케팅, 경영 구루의 도서를 읽다 보면 구루들은 고객의 Pain point에 집중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공통으로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인테리어 시장을 살펴봤다.


앞서 잠깐 설명하긴 했지만 인테리어 시장에서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많았다. 수기로 계산서를 작성하고, 현금으로 하면 할인은 해 주지만 현금영수증 발행은 안 되고, 몇 개월 살다가 A/S를 하려고 하면 연락 두절이 된다. 


Pain point가 너무 많다! 총체적 난국인 이 비즈니스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아니, 정말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일까? 아파트멘터리를 창업했을 때, 윤소연 대표의 입장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오랫동안 ‘원래 그래’라며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업계 관행을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하지만 돌파구는 있을 것이다. 이들은 우선순위를 먼저 짰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Pain point에 집중했을 것이다.


Step 2. 평형별 시공금액을 공개한 가격정찰제(프라이스태그시스템) 도입

아파트멘터리의 가격정찰제 ⓒ아파트멘터리 홈페이지


아파트멘터리는 가격정찰제(프라이스태그시스템)를 도입했다. 고객이 인테리어를 의뢰할 때 선택하는 옵션인 품질, 가격, 관리 상태 등을 나누고 평형별 시공 금액을 산정하는 것이다. 자칫 복잡해질 수 있던 시스템을 간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아파트의 특성 덕분이었다.


국내 아파트는 평형별 구조가 규격화되어 있다. 가장 선호하는 전용 84㎡만 봐도 방 3개, 화장실 2개 구조로 되어있다. 약간의 오차는 있겠지만 획일화된 구조는 표준화된 가격을 설정하는 게 가능하게 해준다.


전용 84㎡ 타입 획일화된 평면도 ⓒ직방


결과는 적중했다. 아파트멘터리는 창업 7년 만에 인테리어 업체 중 매출 1위를 달성했고, 매년 2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Step 3. 성공의 한 끗 차이를 만든 A/S 서비스 


아파트멘터리는 가격정찰제(프라이스태그시스템)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A/S 서비스, 자체 PB 상품 제작(수건 브랜드 그란), 팝업 스토어에서 착안한 팝업 아파트, 금융서비스 'A-페이' 도입 등이 그것이다. (아마 A/S 서비스는 가격정찰제와 함께 도입된 것으로 보이나 우선순위 측면에서 후순위였던 것 같다)


아파트멘터리의 A케어센터 ⓒ아파트멘터리 홈페이지


이 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A/S 서비스. 대부분의 플랫폼의 경우 서비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여 수수료만 챙겨갈 뿐 사후 서비스에 크게 공을 들이지 않는 듯하다. 일례로 디자이너가 필요해 플랫폼을 통해 채용했지만 가장 필요한 순간에 잠수를 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었다. 


반면 아파트멘터리는 업계 최초로 ‘A케어센터’를 운영해 완공 후 1년간 하자보수를 책임진다. 아파트멘터리 윤소현 공동대표가 타 플랫폼과 차별화를 두려고 했던 게 바로 이 지점이 아니었을까? 


이 사례는 점점 치열해지는 이 시장에서 고객의 Pain point 한 지점만 해결해선 성장할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혁신은 고객에게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익숙해지면 금세 도태된다. 새로운 서비스가 안착하는 순간 새로운 Pain point를 해결해야 한다. 



자본주의 시장에선 각자가 이득을 위해 정보를 감추거나 왜곡한다. 이런 시장이 자리를 잡으면서 ‘원래 그래’라는 생각이 굳어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원래 그런 건 없다. 아파트멘터리 사업 성공의 핵심은 사람들이 ‘원래 그래’라고 생각했던 사고방식을 완전히 뒤집었기 때문이 아닐까?



* 출처

[발굴!유니콘]신한금융그룹이 선택한 리빙플랫폼 '아파트멘터리'

http://www.issuenbiz.com/news/articleView.html?idxno=15671

'인테리어 고수' 입소문 나더니…신혼부부 '우르르' 몰렸다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2090149501

[스타트UP] 윤소연 아파트멘터리 대표 “인테리어 값 표준화… 당연한걸 하니 혁신이 돼”

https://biz.chosun.com/industry/company/2022/06/04/6FTBPUOMZBEHFFXW66MZYT5IRI/

아파트멘터리, 연말까지 수도권 9곳에 '팝업 아파트' 선보인다

https://www.hankyung.com/realestate/article/202208034591i

아파트멘터리 "인테리어 넘어 종합 리빙기업으로"

http://www.fortun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783

[인터뷰] '와튼 컨설턴트' 인테리어에 빠지다, 아파트멘터리 대표 김준영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7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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