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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진행 작가 May 27. 2023

365일 토니 로빈스 거인의 생각법으로 글쓰기 5일차

도전이라는 가치를 통해 진정한 나를 만나다.



장애인으로 태어나 48년을 살아왔다. 48년 세월은 그야말로 도전의 연속이었다. 우선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게 제일 큰 도전이었다. 숱한 따돌림과 주위의 시선이 나를 두렵게 했다. 그런 걸 모른 체하고 산다는 게 쉬운 게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들과 맞서서 대항도 했다. 하지만 나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그들이 몹시 싫었다. 회피하고 싶었다.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다고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친구들을 뭐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괴롭힌다. 아버지는 알고 있으셨을 거다. 자신이 안 보일 때 친구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그래서 아버지는 집 앞 넓은 공터에서 걷기 연습을 시켰나 보다. 더 이상 기죽지 말라고. 힘들게 하는 걸로 힘들어하지 말라고. 아버지는 걷기 연습을 시키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더 나아가 아버지와 함께한 걷기 연습은 걸을 수 있게 된 걸 넘어 도전을 심어 주었다. 이제 걷게 되었으니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주었다. 아버지는 이 세상은 도잔해 볼 가치가 있는 세상임을 알려주었다. 장애가 있다고 그대로 멈춘 삶이 아니라 당당히 앞날을 향해 나아가라고, 지금은 곁에 계시지 않는 아버지만, 내가 살아가면서 힘들어지면 힘내라고, 다시 일어나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작가가 되고 나서 생긴 또 다른 꿈은 강사다. 저자강연 외에 동기부여강연도 하고 싶다. 코로나로 인해 줌으로 저자강연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줌 저자강연은 청중 반응을 알 수 없어 하는 내내 답답하다. 내 말이 제대로 전달이 되는 건지, 말이 어눌하다고 불편한 표정을 하고 있지 않는지 궁금했다. 마치고 나서 채팅창이나 후기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잘했냐 보다 하고. 강연도 나에게는 도전이다. 첫 책 《마음장애인은 아닙니다》가 출간 후 가진 북콘서트에서 한 저자강연은 약간 떨렸어도 준비한 모든 걸 다 쏟아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섭외된 마포구에 있는 초록리본도서관에서 한 북토크도 목소리는 떨림이 있었어도 마무리를 발했다. 그렇다. 이 북토크도 도전이었다.      



글쓰기는 나에게는 하나의 도전이었다. 첫 번째 책을 출간하니 다음 책 도전하게 된다. 책 집필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일이다. 현재 다섯 번째 책을 퇴고중이다. 연말이면 출간될 것 같다. 글쓰기 도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정확한 연도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인들과 동강 래프팅을 갔다. 급류를 탄다는 게 두려웠다. 턱하니 강가에 서니 가슴이 뛰어왔다. ‘래프팅 가능할까, 무척 떨리는데 어쩌지?’ 하며 주눅든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동행한 지인이 말한다.      



‘진행씨! 두려워요! 다 같이 보트 타는 거니 두려워할 거 없어요. 함께 해요. 우리!’


      

이 말을 들으니 조금 안정되었다. 하지만 보트에 앉자마자 다시 가슴은 콩닥콩닥했다. 나에게 두려워할 것 없다고 한 지인이 내 손을 꽉 잡아주었다. 괜찮다는 눈길도 주었다. 타는 내니 덜컹거리는 보트로 인해 두려웠지만, 덜컹거림마저도 즐기고 나니 동강의 파도는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래프팅을 마치고 지인들은 나에게 마지막까지 함께 해 주어서 고맙다고 말을 했다. 동강 래프팅을 하니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 그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듯했다.     



이번달 5월 3일에 지인이 주최하는 패션모델 선발대회에 가서 보았다. 눈길이 가는 소녀가 있었다. 발달장애인이었다. 대회 개최 전, 그 소녀 어머니가 나에게 다가와 ‘직기님! 반가워요. 아까 주최자와 인사 나눌 때 작가라고 하는 거 들었어요.’라며 먹을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면서 자기 딸이 발달장애인인데 오늘 대회에 모험 삼아 출전한다고 말을 한다. 평소 한복을 좋아한다고 한다. 이 소녀의 워킹하는 모습으로 인해 모델이라는 꿈이 생겼다. 기회가 생긴다면 도전해 보고 싶다. 아니 모델 워킹하고 싶다고 선언하니 도움을 주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곧 이루어질 것 같다. 꼭 이루어진다.      



48년 살아온 삶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많은 도전을 하며 진정한 나를 만났다. 나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살날이 많이 남았다. 매일매일 글을 쓰고 강사로, 도전하는 인생을 살려 한다. 할 수 있는 도전은 뭐든 할 것이다. 나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하게 해 준 도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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