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상민 Jul 15. 2021

거리두기 없이 공연장 문, 열지 마!

예술경영웹진 469호를 읽고

예술경영웹진 469호, 해당 기획특집 보러가기 링크


코로나 19의 장기화로 예술계가 단단히 뿔이 났다.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 이름만 들어도 세계적인 뮤지컬을 작곡한

앤드루 로이드-웨버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극장을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열 것이다.
정부는 나를 체포해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공연장은 위기에 빠졌다.

좌석을 띄엄띄엄 앉다 보니 비어있는 좌석만큼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에 공연을 정상 진행하기 어렵다.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할 수 없는 만큼
전 세계 공연계는
대면 공연 재개를 위해 분투해 왔다.
- 기획기사 중 일부 발췌


아직도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제로

온라인 공연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공연의 생생한 감동을 전달하는 데

온라인 공연은 확실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1차원적으로 온라인 공연을 추진하는

사업 단체들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오프라인 공연하라고 준 예산으로

코로나 19이니 어쩔 수 없이

비대면 공연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세상에, ZOOM이나 유튜브를 통한 비대면 공연.

이미 유튜브에 좋은 공연 영상이 많은데?


굳이 비대면 공연 1회를 위해

오프라인 공연만큼의 예산을 소모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변화하는 사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온라인 공연은 공연을 여러 명이 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일종의 보완재는 될 수 있어도

절대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할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안달이 난 공연계가

대면 공연 재개에 분투하고 있음은 크게 놀랍지 않다.


사실 공연장의 집단 감염 위험이 매우 낮다는 것은
그동안 한국 러시아 일본 등
공연장을 꾸준히 열었던 국가들에서 공통으로 나온 결과다.  
- 기획기사 중 일부 발췌


그러나 공연계는 완전히 핀트를 잘못 잡고 있어 보인다.

공연장에서의 거리두기는 거리두기 없는 공연이

안전함을 증명한다고 해서 해제되는 게 아니다.


코로나 19 같은 판데믹 수준의 질병 확산을 막는 데는

시민들의 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질병을 향한 경각심, 자발적 방역지침 준수 없이는

질병의 확산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의 거리두기 방침'은

시민 의식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방역지침이다.

공연장의 집단 감염 위험이 매우 낮으니

공연장에서는 좌석을 다 채우셔도 된다고 바꾼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렇게 모여있어도 되나 보다, 코로나가 많이 완화되었나 보다


시민들의 의식이 변화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공연장에서의 거리두기는 변할 수 없다.

공연장이 안전한 걸 증명하는 실험은 큰 의미가 없단 얘기다.


그럼 공연계는 코시국 위기 상황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하나는 코로나 시국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거리두기가

불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시민 사회에서 형성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문화예술 영역이 그 정도의 담론을 형성하는 건

현실적으로 극히 어려워 보인다.


또 하나는 폐업 직전의 코로나 상황을 인정하고

기존 공연이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던

한계를 보완하도록 시도하는 방법이다.


공연은 공연장에서 관객과 함께 이루어지지만

대부분 무대에서 관객으로의 일방향 소통이 이루어진다.

소극장 등에서나 가끔 관객이 무대에 참여하는 정도다.

기존부터 이어져 온 일방향적인 방식의 공연이 제한된다면

온라인 방식을 이용해서 쌍방향적인 공연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무대와 관객이 비로소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아이러니하게도 공연의 중단으로 열릴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기존으로 돌아가려는 시도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공연예술계는 변화하는 상황에 발맞춰

새로운 돌파구를 공연예술계는 찾을 수 있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일한 만큼도 안 주려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