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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뷰 전문지 May 11. 2019

조은별 “앞으로도 행복하게 쌓겠습니다!”

국내 최초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와 인터뷰 고맙습니다. 기존에는 청소년만을 전문으로 인터뷰하는 언론은 없었으나, 이번에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청소년을 위한 인터뷰 전문지에서 대화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합니다. 인터뷰와 질문은 저를 돌아보게 만들어 즐거워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을 질문해주실 때 또 하나의 생각 덩어리가 생겨나는 것도 너무 좋고요. 인터뷰를 해본 적이 있기는 한데,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네요.


청소년만을 전문으로 인터뷰하는 언론이 없었다는 게 놀라워요. 오늘 인터뷰와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의 미래가 기대됩니다!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이어 나가겠습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조은별입니다. 어두운 밤에 길을 찾는 나그네들에게 환한 빛으로 도움을 주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제 이름에 의미 부여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별은 홀로 멀리 떠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모두와 닿아 있잖아요? 예를 들어 우리 태양계의 별인 태양은 엄청난 에너지로 우리 모두를 만나고 있죠. 이처럼 저도 제 생태계 구석구석까지 넓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 인터뷰지는 홈스쿨링 생활백서를 통해 알게 됐어요! 홈스쿨링 생활백서에서 활동한 지는 얼마 안 됐습니다. 자퇴 숙려제 카드뉴스를 하나 올렸고, 우리 팀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과거 저는 나와 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랑받기 위해서 살았습니다. 지금은 나와 남을 알고, 사랑하며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미래’, ‘나’, ‘사람’, ‘교육’ 등입니다.

'과거-현재-미래' 를 주제로 인터뷰 진행을 희망하셨습니다. 전체적으로 큰 틀에서 과거-현재-미래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얼마 전, 학교 논술 문제가 ‘나는 누구인가’,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였습니다. 그때 과거-현재-미래를 큰 틀에서 다뤘었는데, 그 글을 떠올리며 적어보겠습니다.


두 가지 질문에 대한 제 답은 ‘차곡차곡 쌓아가는 사람’이었습니다. 과거-현재-미래의 내가 ‘쌓는 것’이 곧 ‘나’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원하는 것을 쌓은 결과가 지금의 나인 것처럼요. 앞서 자기소개에서 말했듯이 과거의 은별은 ‘사랑받고 인정받기 위해 쌓는 삶’을 살았어요.


현재의 은별은 ‘나와 남을 알고, 인정하고, 사랑하기 위해 쌓는 삶’을 살고 있어요. 미래의 은별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행복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이번에는 하나 하나 세부적으로 살펴볼 것인데요, 먼저 '과거' 부터 보겠습니다. 사전 인터뷰에서 "나와 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사랑받기 위해 살았다" 고 하셨는데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를 들어 알려주세요.

저는 우리 가족을 많이 많이 사랑했어요.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도 정말 좋아했어요. 그 사람들이 저에게 주는 인정과 칭찬, 사랑을 계속해서 받고 싶었고, 조금도 잃고 싶지 않았어요.


참 신기하게도 어려서부터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어요. 성격도 순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다들 저를 모범생이라고 불렀고, 모두들 저를 인정해줬어요. 그것들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열심히 쌓았어요. 성격도 좋아야 하고, 공부도 잘해야 하고, 책임감도 강해야 하고, 성실해야 하고, 모두를 배려해야 하고... 이런 기준들이 많았죠. 그런데 갈수록 너무 지치고 힘들더라고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했고.

그렇다면, 현재 은별님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두서 없어도 되니까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

현재 저는 ‘참 신기한 사람’이에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저에게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 친구들은 저를 참 신기하게 생각해요.


음... 현재의 이야기를 위해 과거의 이야기를 잠깐 꺼내볼게요. 저는 고1 때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어요.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수능을 볼 생각이었죠. 그때 처음으로 학교 밖 세상을 알게 되었어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취업. 정말 당연하게 여겨지는 이 길에 의문을 품게 되었죠. ‘홈스쿨링 생활백서’라는 플랫폼도 알게 되었고요! 어쨌든 그 후에 참 힘들었어요. 자퇴와 대안학교 진학을 실패했고, 학교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다녔죠.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나아졌어요. 아무리 지겹고 힘들어도 학교 밖 세상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직접 많은 사람들을 만나본 덕분이에요. 지금도 계속해서 흔들리는 나에게 고맙다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현재 저는 홈스쿨링 생활백서 팀원이고, 이상한 대학교(대안 대학교) 기획단이며, 제가 동경하던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어요. ‘학생C’라는 별명을 가지고 ‘나의 학교 만들기’라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기도 해요.


얼마 전 이 블로그에서 ‘나를 찾는 프로젝트’를 마쳤어요. 자율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두 번째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나와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한 네이버 카페도 만들고 있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자서전도 준비하고 있어요.


돌아보니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고 있네요. 정말 행복해요!

은별님의 미래는 어떨 것 같으신가요? 질문 자체가 너무 큰 틀에서 여쭤보는 거라 답변하기 애매할 수도 있을 듯 한데요, 그냥 은별님이 생각하시기에 미래가 어떠실 것 같으신가요?

“내 미래는 아주아주 밝고, 행복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웃음). 모두들 그렇게 말하고 싶겠죠? 미래에 대한 질문은 요즘 계속 던지고 있는데요, 불안하기도 하고, 막막하기도 해요. 정말 예측할 수 없어요.


하지만 크게 망할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의 제가 차곡차곡 쌓아뒀기 때문이죠. 지금 나의 행복을 위해서 한 행동들이 미래의 나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요.


생각을 정리하며 가지게 된 제 꿈은 ‘나를 알고, 세상을 알고, 나와 세상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에요. 정말 어렵겠죠? 나를 알기도 정말 어려운데. 아무튼 지금의 저는 이런 사람이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 주위에 이런 멋진 사람들이 가득한 삶을 꿈꾸기 때문에, 저를 이런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보려고 해요.


사실 오늘 장래희망을 물어보시는 미용실 언니에게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어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설명할 때마다 ‘힘들 것이다’, ‘아직 현실을 몰라서 그런다’, ‘우선 대학 먼저 가고...’ 이런 답변을 들었기 때문에 쉽게 말이 안 나와요.


오늘은 “모르겠다.”라고 답하고, “맨날 바뀌어서...”하고 변명했지만, 다음번에는 최소한 솔직하게 “너무 많아요!“라고 대답하고 싶어요.


오늘 미용실에서 ‘나의 장래희망은 나’라는 글을 써뒀어요. ‘나는 나로 살고 싶다. 가장 어려운 것이다. 내가 의미부여한 대로 살고 싶다. 그때그때 그 환경에 온전히 존재하고 싶다.’ 이렇게 써뒀어요. 저는 어렵게 살고 싶은가 봐요 (웃음).


미래가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을 정리해볼게요. 많이 많이 흔들릴 것 같고, 어려울 것 같아요. 그리고 아름다울 것 같아요. 미래의 은별은 과거의 은별을 데리고 ‘멋진 사람’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 거예요!

홈백서 팀원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홈백서 팀원분들! 아직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대화해볼 기회가 정말 없었어요. 처음에 격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홈백서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삶을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인터뷰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약한 자를 대하는 태도가 그 사람의 수준을 알게 한다는 글을 읽은 적 있어요. 저는 그 글을 읽으며 ‘청소년’을 떠올렸어요. 청소년은 ‘약한 자’가 아니지만, ‘약한 자’로 여겨져요(‘약한 자’로 여겨지면서도 전혀 약하지 않은 과제들을 강요받죠). 그것도 참 일관성이 없게요. 아직 어려서 안 된다는 말을 듣다가도, 이제 곧 성인인데 이것도 못하냐는 말을 듣죠.


그래서인지 저는 제가 참 약한 사람 같기도 하지만, 참 강한 사람 같기도 해요. 약하고도 강한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청소년 인터뷰 전문지 또한 응원합니다!


이 인터뷰, 누가 읽게 될지 궁금하네요. 혹시 저에게 도움을 받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제가 궁금하신 분은 블로그로 찾아와주세요! 언제나 환영해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해요.

인터뷰를 통해 잊었던 제 모습을 또 한 번 떠올리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힘을 얻고 가네요. 지금의 나를 잊지 않고, 앞으로도 행복하게 쌓겠습니다!


[기사 사진 = 조은별 씨 제공]

<저작권자 © 인터뷰 전문지,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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