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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Jan 13. 2024

나랑 잘 지내기

떡볶이 맛있겠다. 내가 사 먹어야지.

떡볶이 순대 튀김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

가족 단위, 친구끼리, 연인끼리, 혼자서

맛나게 먹고 있다.


어묵을 먹는다.

꼬치를 하나 잡았다.

김이 모락모락 난다.

어묵에. 간장 옷을 입혀준다.

앙! 베어문다. 오물오물


다음 순서는 따뜻한 국물이다.

너무 뜨거우나 빨리 들이키고 싶다.

후~~ 후~~ 지금이면 혀가 데일 텐데?

아냐. 몇 번만 더 불자.

'너무 뜨거우면 혀가 아프잖아.'

호~ 호~. 급한 마음에 후후후후~~

종이컵에 입술을 아주 조심스럽게 가져다 댄다.

한 모금 들이킨다.

캬~~ 입안에서 목구멍을 타고 들어가는 따뜻한

어묵 국물 한 모금

이거지. 이거지.

세상 행복하다.

온몸이 따뜻해진다.



손님들 틈 사이로 한 가족이 들어왔다.

남편 주인에게 말한다.

 "순대 좀 주세요. 여보, 뭐 먹을 래?"

목소리가 엄청 크다.

아내 말하기를

"떡볶이 맛있"



아내의 말이 끝나기 전에

남편이 바로 말을 한다.

"사장님. 떡볶이도 1인분 주세요"


아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문!

아주 일상적인 이 내 머리에서 반복 재생된다.

왜? 생각나는 거지?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하니 시켰지.

그렇지.


아내의 "맛있겠다"는 말이

남편의  뇌에 입력되었겠지.

'그녀가 먹고 싶구나라'는 생각 들었겠지.

"떡볶이 1인분 주세요" 말빛의 속도 나왔겠지.


말하는 이정확하게 전하지 않아도

듣는 이가 잘 알아듣는다면

소통이 될 것이다.

문제가 없는 것이다.


요즘의 나는 자연스러운 대화의 흐름보다

똑바로 전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나 보다.


아이들에게 말하는 법을 하나하나 가르치려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말의 내용과 아이의 마음보다는...

나에게도 "너 왜 그렇게 말했어? 이렇게 전달했어야지"

라며 스스로에게도 가르치려 했다.


물론 정확한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전에 전하는 마음도 있지 않은가. 

정확히 전달하려 쓰는  내 피곤했나 보다.


아! 하고 말하니 어! 하고 알아듣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귀명창이 필요했나 보다.

긴 설명보다

나를 알아주고 이해받기를

내가 원하고 있었구나.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하다"


빛의 속도로

아내의 메뉴인 떡볶이 주문을 하는

남편을 보며

내 마음을 읽는다.


누가 내 마음 읽어주나?

하하하!

나에게 큰 소리로 말한다.

"난 떡볶이가 맛있어 보여!"

내가 말한다.

"아주머니, 여기 떡볶이 1인분 주세요!"

남기면 어쩌냐는 걱정은 일단 밀어 두고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맛있게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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