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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HA Oct 14. 2021

예술 영수증2 - 나는 매일 쿠키를 구워

총 금액 : 39200원(매달 4900원*8개월)

집에 오븐이 없어도 쿠키 굽는 방법 알려주세요(내공50)



매일밤 11시 내가 가장 휴대폰에 집중할 시간이다. 제목만 보고 유추한 분이라면 나와 같은 결일텐데 이전 알디프 편에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나는 만화를 정말 좋아한다. 내방 침대 아래에는 언제나 (엄마 몰래 빌려온)만화책이 쌓여 있었고 나름 시간을 알차게 쓰겠다며 학교 가는길, 학원 가는길에는 언제나 만화책을 읽으며 걸었다. 시대가 변해 종이 만화책을 빌려주는 책방이 많이 사라지고 웹툰이라는 플랫폼이 만들어 지면서 자연스럽게 요일별 웹툰을 챙겨 보는 어른이로 성장하였다.


초록창에서 제공하는 웹툰 서비스에는 '쿠키'라는 시스템이 있다. 미리보기를 2~3개정도의 쿠키를 사용해 열람하는 것인데 이미 쿠키굽기에 빠져 버린 나는 매일 쿠키를 구워야만 새로운 편을 읽을 수 있는 쿠키 무한루트에 빠졌다.


쿠키를 굽는 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과거에는 만원 이만원 짜리 캐쉬를 구매하거나 카드 포인트를 전환해 쿠키를 구웠다면 지금은 네이버 플러스 맴버쉽을 통해 주는 혜택 중 하나를 선택하여 쿠키를 굽고 있다.



나의 네이버 플러스 맴버쉽 혜택은 쿠키...



살펴보니 올해 2월에 최초 가입 후 장장 8개월간 지속적인 쿠키를 제공 받고 있다. 왠지 돈도 굳고 공자로 쿠키를(매달4900원씩 쓰지만) 구울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지내는 나날이다.



사람들은 얼마나 쿠키를 구울까?


매번 열심히 쿠키를 굽다보니 내가 굽는 쿠키와 다른 사람들이 굽는 쿠키의 양은 얼마나 될 지가 궁금하였다. 2020년에 발표된 콘텐츠진흥원의 [2020웹툰 사업체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응답 업체의 매출 구분별 비중은 유료 콘텐츠 매출(원고료+매출RS 등 연재 수수료 포함)69.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뒤를 이어 ‘해외 콘텐츠 매출’, ‘출판 매출’, ‘광고 매출’, ‘기타 수익’등등이 플랫폼의 매출별 비중을 차지했다. 물론 플랫폼에서 응답한 유료 콘텐츠 매출에는 다양한 부분들이 포함 되겠지만 말이다.

*위의 보고서에는 주요 포털 플랫폼의 응답 결과가 빠져있기 때문에 결과 해석에 주의가 필요함이라 명시되어 있다.



나 웹툰 추천좀




웹툰 좀 본다는 분들이라면 많이들 들었을 이야기이다. 요즘 티비엔에서 방영중인 '유미의 세포들', 얼마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로 공개된 'D.P'와 같이 유명한 웹툰 뿐 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웹툰들이 하루에 수십개씩 업데이트 되곤 한다. 웹툰 추천을 바라는 지인이 있을때 나는 3가지를 물어본다.



1. 선호하는 그림체는?

2. 피하고 싶은 장르는?

3. 완결난 웹툰을 선호하는지?



1. 선호하는 그림체는?


간결하고 귀여운 캐릭터의 그림체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상툰을 추천한다. 물론 그림체가 쉽고 캐릭터화 되어 있는 일상툰이라고 하여 가벼운 이야기만을 담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다음 웹툰(지금은 카카오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혼자를 기르는 법'은 2015년 말 부터 2018년 까지 연재 김정연 작가의 작품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서울에 혼자 사는 20,30대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일상툰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성인이 되기까지 '길러졌던' 우리들은 대학을 나와 직장에 다니며 독립을 하게 된다. 비로소 혼자가 되는 시기를 맞이하게 되는 것인데 독립하여 사는 20,30대들은 공감 하겠지만 가족과 같이 사는 집에서 혼자 있는 것과 혼자 사는 집에 혼자 있는 것은 정말 다른 이야기이다. 촌철살인의 대사들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 이 웹툰은 많은걸 포기하고 사는 우리 청년 세대의 이야기를 주인공 '이시다'의 독백을 통해 그려낸다.


이제는 나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는 현실감과 성인이긴 하지만 어른은 아닌 것 같은 이 느낌, 혼자 집에 있다보면 한번쯤 느껴 봤을 것이다. 웹툰의 주인공인 시다와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독립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내 삶의 방식을 다르게 정의하기로 했다. 버스 넘어로 보이는 수많은 집들 중 내 집은 어디있을까, 언제쯤 집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대신 전세 대출을 잔뜩 받아 장만한 조그마한 투룸을 내 취향대로 꾸미고 가파른 경사의 언덕길을 오르며 이렇게라도 허벅지 운동을 한다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매일 잘 차려진 밥 대신 패스트푸드를 먹을 때에도 그 날은 위 대신 혀를 위로한다며 케챱을 잔뜩 찍어 감자튀김을 집어 먹는다. 내가 시다와 다른것 같다고? 아니다. 나도 결국 시다와 같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 그러나 뭐 어쩌겠어 인간이란게 남을 보며 위로 받고 나는 다르길 바라는 존재인 것을.



출처) 카카오 웹툰



2. 피하고 싶은 장르는?


인생에 ‘편식’이라는 단어가없을 정도로 이것 저것 잘 주워먹고 살았던 나는 웹툰을 고를때도 장르에 상관없이 일단 다 보곤 한다.(공포도 본다, 단, 낮에 사람들 많은 장소에서 만…) 일단 기본적으로 로맨스/순정을 지독히도 좋아하고 액션, 추리, 일상, 판타지, 요즘 유행하는 로판(로맨스 판타지)도 다 보고 있다.


얼마전에도 같이 운영중인 스튜디오에 오자마자 웹툰을 보고 있는 나를 보고 한 친구가 어떤 웹툰을 보고 있냐고 물어보았다. 이미 3개의 밀린 웹툰을 몰아서 보고 있던 나는 어떤걸 보고 있다고 말해야 하나 고민하다 마지막으로 스크롤을 내리고 있던 웹툰 제목을 말해주었다. 웹툰 제목이 ‘니나의 마법상자’ 이었는데 웹툰명을 듣자마자 자신이 잘 못 들은거냐며 놀라더라(이상한거 아니야…) 이름과는 다르게 스릴러물 인데, 인간이 쉽게 빠질 수 있는 욕망들을 ‘마법서랍’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풀어내었다. 조잡한 보석이 잔뜩 박힌 마법서랍은 우리가 어렸을 적 즐겨보던 마법소녀들을 연상하게도 하는데 작가는 쉽게 빠져버리는 ‘욕망’이라는 존재를 그와 상반되는 물체에 투영하여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


사실 그 친구가 이전에 랑또 작가(니나의 마법서랍 작가)가 연재했던 ‘야!오이’라는 작품의 오이왕자를 닮아 몇번 추천해 주곤 했는데 그 때에도 이런 반응이었다. 그때 느꼈어야 했는데… 웹툰 초심자들에겐 장르보다는 제목이 중요하다.



3. 완결난 웹툰을 좋아하는지?


꼭 그런 친구들이 있다.


- “00아 나 요즘 이 드라마 보는데 잼있더라”

- “아 그래? 완결났어?”

- “아니?” 아직 중반이야

- “아 나 그러면 완결나고 볼래”



아니 지금 당장 재미있는 드라마를 볼 수 있는데 완결 나고 본다니! 이걸 어떻게 참을 수 있는지… 웹툰도 마찬가지이다. 호흡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웹툰인 경우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나다 해도 선뜻 추천해 주기 어려워 진다. 작가마다 이전 작품과 연결된 세계관을 그리기도 하고 중간에 휴재가 길어질 경우에는 나도 이전에 연재되었던 스토리를 까먹어 다시 정주행 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밤이면 볼 수 있는 두가지의 웹툰을 추천해 보려 한다.



연의 편지 - 조현아


연의 편지는 네이버 웹툰에서 여름 특선 10부작으로 2018년에 공개된 작품이다. 약간의 추리와, 로맨스, 학원물이 섞인 작품이다. 작은 용기가 서로에게 전해져 더 큰 용기로 변하는과정, 학원물이지만 약간의 판타지적 요소와 빠른 흐름을 통해 10화의 마지막 스크롤을 내릴 때 쯤이면 다시금 올려보게 되는 작품이다. 여름의 신기루 같은 판타지랄까? 있었지만 없어져 버린 그런 추억을 남겨준다.


언럭키 맨션 - 약국


조금 특이한 맨션에 사는 특이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어쩌다 보니 한 맨션에 같이 살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 처음 캐릭터들이 등장했을때의 느낌과 작품이 끝나고 나서 다시 돌아본 캐릭터들의 모습이 참 다른 작품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조각같은 모습들이 마치 과거의 나, 지금의 나, 미래의 나를 보여주는 것 만 같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유의 셀러브레이티 가사와도 잘 이어지는 작품인 것 같다. 약간은 거친듯 그려나간 펜화스타일의 그림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시도해 보면 좋을 듯 하다.






오늘의 영수증
4,900원 x 8개월 = 39,200원


39200원(매달 4900원*8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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