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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HA Oct 14. 2021

예술영수증 1- 보고 마시는 예술 알디프

총금액: 30,000원


보고 마시는 예술, 알디프




당신은 어떤 감각을 활용해 예술을 느끼시나요?



예술 관람객들이 예술을 향유할 때 느끼는 감각 중 어떤 감각이 가장 후 순위에 오를까? 지금껏 경험상 미각은 예술을 향유하는 것에 있어 가장 뒤처져 있는 감각이었다.


이번 예술 영수증의 첫 번째로 '알디프'를 선택하게 된 것에는 감각의 재발견에 대한 묘한 기대감과 이전 시즌에 대한 좋은 추억이 함께 공존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마신다는 행위에 있어서 알디프는 그 이상의 감각을 충족시켜준다. 절대적으로 미각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행위를 설명과 함께 시각의 영역까지 넓히고 있는 것이다. 보기 좋은 상품은 기본이고 이 상품을 만들어 내기까지 티 마스터들의 고민과 연결 지점들을 같이 설명해 준다. 이는 소비자들이 알디프의 빅 팬이 되어가는 과정으로 연결된다.


다양한 브랜드들이 예술과 상품을 결합시켜 마케팅 하지만 실제로 상품과의 결합성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왕왕 보이곤 한다. 이번 알디프의 티 바 클래스는 '차'를 메인 소스로 하여 잡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와 예술과 결합하는 과정에서의 유연함을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 흥미로움을 줄 수 있었다. 알디프의 가장 큰 장점은 쉽게 접해보지 못했던 경험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알디프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몇 잔의 차를 사 마시는 것이 아닌 2시간 동안의 경험을 구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백화수복과 함께 만들어 먹을수 있는 티 칵테일 키트(왼) / 부천국제만화축제와 콜라보 한 레전드 만화 3종 풀패키지 세트(오)






부천국제만화축제 X 알디프



알티프의 메뉴판


2021의 알디프는 박물관의 콘셉트로 총 3개의 시즌을 거쳐오고 있는데 봄 시즌에는 박물관, 여름 시즌에는 미술관 가을 시즌에는 만화관의 콘셉트로 진행 중이다. 가을 시즌에는 이전 시즌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 있는데 부천국제만화축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만화에서 영감을 받은 티 코스로 소비자들을 맞이한다.


알디프의 티 바는 기본적으로 메인 코스와 미니 코스 중에 선택이 가능하다. 그러나 시즌 메뉴를 경험하고 싶다면 30,000원 상당의 메인 티 코스를 추천한다.

 

가을 시즌 코스 ‘만화관’의 메뉴판


만화를 좀 본다 하는 분들은 익숙해할 만한 4가지의 작품이 이번 시즌 메뉴와 함께 어우러져 이야기를 풀어낸다. 어렸을 적 집 아래에 있는 만화방에 매일같이 드나들던 나에게는 친숙한 작품들이 이번에는 차의 형태로 찾아왔다. 


어렸을 적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나는 이제는 거의 볼 수 없는 비디오&만화방의 단골손님이었다. 만화방 할아버지가 일이 있으실 때 카운터까지 맡기고 외출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순정만화, 판타지, 무협, 추리 등등 만화에는 편식이 없었고  900원을 주고 3권을 빌리면 서비스로 2권 더 빌려가는 아이, 책가방에는 교과서만큼 만화책이 들어있는 아이였다. 물론 어렸을 때 만화책만 본다고 많이 혼나기는 했지만 어렸을 적 내 지식의 8할은 만화책에서 배운 것들이었다. 현재에도 어렸을 때 만화 좀 보던 습관은 어디 가지를 않고 종이 만화가 많이 사라진 지금 웹툰 미리보기를 유료 결제할 수 있는 어른으로 자라났다. 



오늘의 기온... 온도... 습도...


오늘의 웰컴 티 비포선셋


알디프 만의 세심함에 대해 더 논해보자면 오늘의 기온... 온도... 습도... 에 따라 그날그날의 웰컴 티가 바뀐다. 가을 시즌이지만 아직 9월 중순인 탓에 땀을 흘러내리는 그날의 날씨에 맞게 과일향으로 입맛을 돋울 수 있는 차가운 차가 준비되었다. 또한 차를 준비하기 전 컵에 얼음을 담아 미리 온도를 맞추는 세심함에 약간의 감동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알디프의 세심함은 웰컴 티 전 내어주는 물 한잔에서도 엿볼 수 있는데, 음료는 내가 원하는 속도로 마시되 처음 내어주었던 물 잔보다 앞으로 밀어 놓아 두면 티 마스터분이 컵을 치워 주신다. 이는 한 브랜드를 경험 함에  있어 소비자들이 어떤 부분에서 감동을 받는지를 잘 캐치하였다고 생각되었다.



이번 가을 시즌에는 총 5가지의 차를 맞볼 수 있었는데 그중 인상 깊었던 몇 가지를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작년 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스위트홈은 웹툰을 즐겨 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많이들 익숙할 것이라 생각된다. 보라색으로 우러나는 스페이스 오디티가 주인공이었는데 스위트홈에서 보인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충돌적인 모습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몬스터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음료였다. 관용적으로 우리가 이성을 논할 때는 파란색을 감성을 논할 때는 붉은색을 떠올리는 것에서 착안하여 두 가지의 감정이 섞여 보라색의 음료를 떠올렸다고 한다. 거기에 작품의 스토리를 이끄는 몬스터를 표연하기 위해 머들링 한 용과와 몬스터 에너지 음료를 섞어 상큼하면서도 짜릿한 맛을 표현해 냈다.  


스페이스 오디티를 통해 표현한 스위트 홈


또한 이번 시즌의 메인 작품인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는 4가지의 음료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설명을 보았을 때 4가지를 다 마시고 싶다면 3명의 친구를 더 데리고 가 한입만을 시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나도 끝까지 보지를 못 한 작품이었는데 티 마스터님의 간단한 작품 설명을 듣고 사르휘나를 선택하게 되었다. 


간단히 줄거리를 설명해 보자면 여성들만이 왕이 될 자격을 가질 수 있는 아르미안이라는 국가에서 태어난 4명의 공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째인 마누아와 막내인 사르휘나는 왕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태어난다. 여기서 착안을 하여 마누아와 사르휘나는 동일하게 '벨벳 골드 라운드'를 기본 베이스로 하여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차를 만들어 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사르휘나의 진취적인 모습과 티 에이드가 끌렸다.



행복한 물고문



사실 앞에서 3가지의 차를 연거푸 마신 탓이라 이쯤 되면 '행복한 물고문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쯤인데 메인 티에는 음료와 어울리는 티 푸드를 제공하여 입맛을 다시 돋우게 한다. 모든 음료는 알디프의 자체 제작된 차를 통해 제공되고 티에 대해 세심한 설명을 담은 티 카드도 함께 제공된다. 티 코스를 즐기고 나올 때 그람 단위로 차를 구매할 수 있으며 티 코스를 즐기는 내내 스피커로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들이 흘러나온다. 



정리하다 보니 알디프 앞 광고 같은 느낌으로 읽힐 수 있을 것 같은데 광고는 전혀 아닐뿐더러 내 돈 내산으로 작성된 글이다. 앞으로 내가 구매하고 즐기는 예술 영수증을 지속적으로 발행하여 다양한 기록들을 남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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