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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진규 Dec 18. 2018

오카야마의 별미, 바라즈시(ばらずし)

오카야마에 가면 무엇을 먹을까?

오카야마(岡山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맛 봐야할 별미가 있다바로 ‘바라즈시(ばらずし)’큰 그릇에 담긴 밥 위에 다양한 재료가 올라가 있는 형태다생김새만 봐서는 일반적인 스시라기 보다는 해산물 덮밥에 가깝다세간에서는 바라즈시를 치라시 스시(ちらしずし그릇에 잘게 썬 생선달걀부침 채소 등을 초밥과 섞고 위에 고명을 얹은 초밥으로 한국의 회덮밥과 닮음)의 한 종류로 분류하기도 한다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역에서 파는 도시락인 에키벤()으로 각 지역의 음식을 만나 볼 수 있는데오카야마 역에서는 당연히 바라즈시 에키벤을 먹어볼 수 있다오카야마 시내 등지의 식당에서 바라즈시를 쉽게 만나볼 수 있는데가격은 저렴한 곳은 천 엔 후반대에서 비싼 곳은 1만 엔 이상을 호가하고 재료 준비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도 있다.


바라즈시 레시피

주문한 바라즈시가 테이블에 오르면 제일 처음 놀라는 것은 그릇의 크기다. 수 많은 재료들을 다 담고 남을 만큼 큰 그릇이다. 여타 스시와 같이 우리가 흔히 초밥이라고 부르는 식초를 뿌려 절인 밥이 기본이다. 그 위에 여러가지 해산물과 채소를 흩뿌려 올리는데 그 화려함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이 재료들을 날 것이 아니라 찜, 절임, 구이 등의 형태로 조리하여 제공하는 것이 보통 스시와는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름은 스시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스시와 맛이 조금은 다른 색다른 별미다.
밥 위에 올라가게 되는 재료의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내가 먹어본 바라즈시의 재료는 삼치, 갯장어, 준치, 밴댕이, 오징어, 새우, 고등어, 목이버섯, 인삼 연근, 죽순, 유자, 마, 풋콩 등으로 총 35가지나 되었다. 식당 주인분이 친절하게 재료에 대해 설명해 주셨지만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전부 기억하지는 못한다. 먹는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지는 않고 자유롭게 재료의 맛을 음미하면 되지만, 개인적으로는 차를 부어서 먹는 오차즈케(お茶漬け)가 괜찮았다.


어원과 유래

바라즈시의 어원은 무엇일까? 장미 꽃(ばら, ‘바라’로 발음)처럼 화려한 모양의 한 그릇이기 때문에 바라즈시일까? 아쉽게도 정답은 장미 초밥은 아니다. 분해된, 제각기 다른 모양, 흩어져 뿌린 모양 등의 의미로 번역하는 ばらす(바라스), ばらばら(바라바라)가 바라즈시의 어원이다. 
한편, 바라즈시가 만들어 지게 된 유래 역시 독특하다. 에도시대 비젠(備前) 지역(현재는 오카야마 현 비젠 시, 岡山県備前市)의 번주였던 이케다 미쓰마사(池田光政)가 서민들의 사치를 경계해 검약령을 내린다. 이에 식사를 검소하게 하기 위해서 한 그릇에 재료를 모아 낸 것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그렇지만 바라즈시가 지금처럼 화려한 비쥬얼을 가지게 된 것은 메이지 시대 초기부터 태평양 전쟁 전 즈음의 시기에 지역 주민들에 의해 현대식 레시피로 재구성되면서 부터다. 지역에서 축제를 열 때 축제만큼이나 음식도 화려하게 꾸미기 때문에 마쯔리즈시(祭りずし)라는 다른 별칭도 가지고 있다.

주고쿠 지방(地方)으로 분류되는 오카야마지만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간사이 지방 오사카와 거리가 생각보다 그리 멀지는 않다철도 패스 등을 구매한 관광객이라면 당일 일정으로도 방문이 가능한 지역이다신오사카 역부터 오카야마 역까지 고속철도인 신칸센 노조미 선 기준으로 44분이 소요된다인천 공항과 오카야마 공항을 잇는 대한항공의 직항편 역시 매일 운항 중이다비슷한 지방의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오카야마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동시에 지역의 별미인 바라즈시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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