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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월 홍콩 토이쇼 참관기

(주의) 본 글의 전부 혹은 일부는 2월 아이러브캐릭터에 소개됩니다. 

홍콩 완구 전시회 ( Hongkong toys and games fair) 참관기 


2023.1.10 

이승용 


코로나사태  이전까지는 매년 1월 첫째 주를 홍콩에서 보내는 것이 1년의 정해진 일정이었다. 

10년도 훨씬 더 넘은 예전에 한국 짐보리에 완구 수입 담당으로 일할 때부터 애니메이션 회사를 거치면서 코로나 이전까지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0회 이상 참여한 매우 친숙한 전시회이다.

홍콩 토이 쇼는 아시아 지역에서는 가장 큰 완구 관련 전시회로서, 1월에 홍콩에서 전 세계의 완구 관련 회사 및 사람들이 모여서 그해의 완구사업을 점치고, 그해에 유행할 장난감들을 선보이며, 발전해온 전시회이다. 2월에 열리는 독일의 뉴렌버그  완구 전시와 함께 전 세계 2대 완구 관련 전시이지만, 한해를 여는 1월에 열리는 전시이니 만큼, 어떤 의미로는 뉴렌버그   전시보다 그 중요성이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전시가 초창기에는 ICT 분야의 전시회였다면 지금은 모든 분야의 상품이 전시되고 소개되듯이, 완구를 근간으로 하는 모든 유관 상품이 모이는 전시이다.

그 넓은 홍콩 컨벤션 센터 ( Hong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를 전부 다 완구 및 유관 상품으로 로 채우고도 부족하여, 시간이 갈수록 게임, 문구, 유아용품, 학교용품, 라이선스쇼등 다양한 이름의 전시가 이 토이 쇼에서 갈라져 나왔다. 하지만 모두 같은 기간 중에 진행되어, 참관객이나 셀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전시회인 것이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 열리는 오프라인 전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나라에서 마음껏 나가서 장난감을 수입하지  못했던 분위기로 인해,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완구를 포함한 소비재 시장이 위축되었으나, 이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코로나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완구 및 그 유관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주최 측도 이러한 분위기에 발맞춰 오프라인전시를 하기로 정했다고 생각된다.

이번 전시는 특이하게도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 유관 전시 중 유일하게 라이선스 전시회만이 4월로 미루어져 따로 전시를 하게 되었다.


2020년 1월 라이선스 전시회 참가 이후 처음 찾은 홍콩은 3년 전과 달라진 점은 없었다. 굳이 들자면, 2022년 5월경 홍콩 컨벤션 센터와 바로 이어지는 지하철 역이 생긴 정도이다. 

불과 며칠 전 홍콩 정부는 입국 시와 홍콩 체제 시 이틀에 한 번꼴로 해야 하는 PCR 검사를 비롯하여 남아있던 외국인 대상의 방역조치를 모두 취소되었고,  필자도 별 어려움 없이 이전과 같이 편하게 홍콩에 입국하였다.

다만, 중국의 여행자유화로 인하여 한국정부가 홍콩에서 한국으로 입국 시 PCR검사를 의무화 함에 따라, 현지에서 48시간 전에 PCR 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함을 있었다. 이번 전시회는 필자가 전통적으로 참여하는 라이선스 페어가 없는 관계로 부스 전시를 하지 않고 비지터로서  참관하기로 하였고, 기존의 3년 전의 전시와 비교하여 바뀐 점을 여러분들께 소개하여 내년도 전시 준비에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참가 업체 및 방문객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

아직 코로나사태의 영향이 있는 탓에 직관적으로 이전과 비교하여 50% 정도의 업체들만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행사장 곳곳에 빈 장소들이 보였으며, 복도까지 차 있던 예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참관객들도 줄어든 것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였다. 이 전시의 첫날은 정말 사람들이 등록대에 꽉 차서, 배지를 받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렀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첫날인 9일 10시의 바이어 등록대는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림) 한산한 등록대와 입구 


둘째, 전자배지의 도입이다.

3년 전에는 시범으로 일부만 진행했던 전자배지( e-badge)를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도입하였다. 핸드폰의 NFC 기능을 이용하여, 모든 들어가는 입구에 NFC 리더를 설치해 들고나는 사람들을 체크하고 있었다. 또한, 등록대에서도 오프라인 배지를 발행은 하나, 현장에서 전자배지 발행을 도와주는 스텝들을 다수 배치시켜 전자배지 사용을 독려하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한산한 등록대가 더욱더 한산하게 보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상품 및 전자배지 


셋째, 국가관(파빌리온) 이 없어졌다.

기존에 중국, 대만, 한국, 이탈리아, 스페인, 이스라엘 등 각국 완구계의 생산자 조합을 중심으로 한 국가관이 없어졌다. 한국도 이제까지 완구공업협동조합을 통해 한국관을 조성하였으나, 이번에는 따로 한국관이 없었다. 토이쇼가 아닌 베이비 페어 전시장에 코트라(KOTRA)에서 운영하는 한국관이 있었으나, 10개 정도의 업체가 나와있어서 이전의 대규모 파빌리온과 비교하면 크지 않은 규모이다. 토이쇼에는 한국업체들이 개별업체로 참가 중인 것을 확인했다. 중국도 현재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었으나, 전시준비과정이 필요하므로, 이번 전시에는 많은 업체들이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부스를 가지고 나온 업체들은, 홍콩에 있는 완구 유통사들이었다. 느낌상으로 전체 전시사의 70퍼센트는 홍콩 유통사, 25퍼센트는 중국 본토 회사, 나머지 5퍼센트 정도가 기타 국가로 느껴진다.

(그림) 코트라 한국관 각종 대형 부스 및 브랜드 

넷째, 전시 디렉터리 북이 없어졌다.

토이 쇼에 오면 꼭 챙기는 것 중의 하나가 두툼한 행사 디렉터리 북이었다. 참가하는 모든 회사의 연락처가 있고, 대표적인 완구전시에 나왔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규모도 있다는 의미도 되므로 상품 제작사 소싱에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되는 자료였으며, 사실 이 디렉터리를 받으러 홍콩에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Click2 Match라는 이름의 온라인 비즈 매칭 시스템을 통해 소싱을 유도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사용자들도 적고, 마켓 참여자들이 익숙하지 않아서 실용성은 적어 보이나 

지속적인 홍보 및 소개로 온라인 비즈매칭을 주요한 툴로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림) 한산한 전시장 분위기 


다섯째, 전체적인 규모 및 구성이 이전과 같지 않다.

3년 전 오프라인 전시 때는, 다양한 국가의 새로운 상품들이 전시장의 각 코너마다 유리로 만들어진 전시대에 진열되어있었고, 최소주문 수량(MOQ) 이하의  소량 샘플도 쉽게 수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이러한 디테일이 살아있는 전시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현장의 전시 스텝들도 매년 하던 행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숙련도가 떨어졌으며, 현장에서 참가자들의 질문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아쉬웠다.

한 행사 스텝의 말로는, 3년간 전시가 없어서 행사의 노하우를 가진 스텝들이 업계를 떠나서 행사를 준비하는데 많은 고생을 했다고도 했다.

참여한 전시 업체들도 부스를 꾸민 정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전에는 큰 공룡 모혀, 실물 크기 자동차 모형 등의 대규모 소품 및 전시물은 물론이고, 작은 업체라도 많은 샘플과 새로운 상품을 가지고 나와서 바이어들이 줄을 서서 만나고자 했던 전시회사가 많이 있었으나, 이번에는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들도 많지 않은 것 같다.

바이어 라운지에서 만난 이스라엘에서 온 완구 바이어는 홍콩 토이쇼가 다시 이전과 같은 영광을 얻으려면 3년 이상이 필요할 것 같다는 의견을 말했다.

과거 토이쇼 전시회는  해마다 유행하는 테마가 있었다. 어느 해에는 핸드폰과 연동해서 사용하는 스마트 토이가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가 하면, 어느 해에는 분홍색 공주들 관련 소녀물이 압도적으로 많이 시장에 풀리는 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해에는 특이한 테마가 주도한다기보다는 과거 잘 나가던 베스트셀러 위주의 상품 구성이 대부분이었다. 

특이한 점은 디즈니,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헬로키티등의 대형 프랜차이즈 상품들이 이전과 비교해 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렇게 여러 가지로, 이전과 비교하여 부족한 점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오랜만에 즐겁게 상품들을 보면서 완구 시장을 점쳐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비롯, 아직 코로나 종식이 끝나지 않았고, 그로 인한 완구 및 유관 산업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어린이는 어느 시대에도 있었고, 어린이가 있는 한 완구 사업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내년에는 좀 더 짜임새 있고, 다양한 신상품이 나와서 전 세계 어린이들을 즐겁게 즐겁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해 본다.


전시 후, 홍콩에 올 때마다 들르는 하버 시티 지하에 위치한 토이저러스 침사추이 점을 방문했다.

토이쇼가 올해의 앞으로의 토이 시장을 보여준다면, 토이저러스는 현재의 홍콩의 토이 시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3년 만의 토이저러스는 그 내부 매대 전시방식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일단, 매장중앙에 위치한 수많은 상품 장식장이 없어져  전반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그 말은 전시된 상품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도 되므로, 매출이 줄었을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점포 매니저에게 한국에서 온 완구 관련자라고 소개하고, 코로나 사태 중의 홍콩 완구 시장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를 하니 역시나 매출이 상당히 줄었었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나, 본사 사입량이 코로나 전과 비교해서 상당히 많이 줄었다는 의견을 들었다.

(그림) 토이저러스 보드게임판매장, 핑크퐁 그리고 로블록스 매대  

또한 매장은, 전통적으로 강한 디즈니, 스타워즈, 트랜스포머등의 메이저 프랜차이즈 브랜드 상품들이 많이 줄었고, 그 자리를 모노폴리와 같은 보드게임류가 많이 차지한 것은 코로나 시기를 대표하는 변화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전시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변화였다.

또한, 한때 뽀로로 상품이 있었던 곳에는 핑크퐁 상품이 있고, CJ ENM 라이선스 상품을 많이 출시했던 홍콩의 완구 회사 Silverlit의 상품코너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토이저러스도 3년 만에 다시 찾은 것 치고는 신규 상품이 적고, 오히려 전반적인 매장의 상품수가 줄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새로운 브랜드로, 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의 캐릭터들이 코너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메타버스를 또 하나의 현실이라는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해외에서는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머지않아, 한국에서도 관련 상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 


#홍콩 #토이쇼 #완구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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