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나에겐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 1)
대략 4년 전, 가장 친한 친구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다. 월세를 반만 낼 수 있다는 대단한 장점이 있었고, 혼자 살면서 외로움을 겪었던 적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함께 살게 된지 한 두달이 지난 시점에 친구는 갑자기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그 당시에 고양이에 대한 내 생각은 '없음'이었다. 있었는데? 아니 처음부터 없었다. 반려동물과 한번도 함께 한 적이 없었기에 어찌보면 당연한 생각이었다.
그냥 지나가는 말로 한번 물어본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친구는 생각보다 적극적이었다. 그 당시 고양이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던 둘은 홍대 앞에 있는 가게를 무작정 찾아갔다. 지금이야 펫샵을 지양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그 당시에는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이 당연한 줄만 알았다. 게다가 환경이 좋은 가정에서 태어난 고양이들만을 분양하고 있다는 홍보문구에 혹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게 뿡빵이와의 첫 만남이었다. 가게 사장님은 브리티쉬 숏헤어라며 소개해주셨지만, 점점 커갈수록 아주 조금 의구심이 들긴 했다. 아무튼 많은 아이들 중 뿡빵이를 택해 집으로 데려오던 순간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아주 생생하다. 설레기도 하면서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집에 도착해 뿡빵이를 자유롭게 풀어놓았는데, 구석이란 구석은 다 들어가보면서 온 집안을 탐험하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점차 뿡빵이에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고양이는 정말 신기한 존재 그 자체였다. 먼저 본인이 알아서 그루밍을 하기 때문에 목욕을 시켜줄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모래 위에 용변을 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도 용변 실수라는 것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 내가 무언가를 집중해서 하고 있으면 무릎에 올라와 골골대기 시작했는데 뭔가 마음이 안정되는 기분도 들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친구와 달리, 그 당시 나는 백수 그 자체였기 때문에 하루 종일 뿡빵이와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욱 빠르게 고양이에게 적응할 수 있었고 습성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고양이 집사로서 나의 커리어는 시작되었다.
당연히 지금도 고양이 집사로서 활동하고 있고, 앞으로 '적어도 나에겐 고양이 두 마리가 있다' 를 통해 꾸준히 육묘일기를 작성해볼 예정이다.
4년 전 뿡빵이의 귀여움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어른이 된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