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lo HR Jul 19. 2023

생사의 갈림길에서...

골든타임 : 어떤 일을 해결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시간대

 간혹 뉴스를 보면 '환자를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쳤다'라는 헤드라인을 심심치 않게 접하곤 한다. 골든타임(Golden time, Golden hour)이란 의학 용어 중 하나로 외상을 입었을 때, 내외과 치료를 받아 죽음에 이르는 것을 방지할 가능성이 가장 큰 시간대를 의미한다. 이를 일반적인 상황으로 치환해 보면, 특정 이슈가 있었을 때에 시의적절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나중에 닥칠 큰 파고를 피할 수 있음과 동의어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과 조직 관련된 이슈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당장 오늘 이 시간에도 조직에서는 다양한 이슈들이 발생하며 리더십 및 조직 체계에 균열을 만들고 간혹 대외이슈로 발전해 세간의 이목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관련 이슈를 사전예방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일련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사후적으로 발 빠르게 대처하며 조직과 사람을 살리는 일종의 골든타임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Q1) 리더를 위한 골든타임 (Golden time for leaders)

A1) 리더십(leadership)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을 일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성과를 창출하는 능력이란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영학 구루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이야기한 것처럼 '리더십은 인기가 아니라 성과'이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 좋은 리더보다는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능력을 증명해 내는 그런 리더를 원하고 따른다. 리더에게 요구되는 대표적인 역할을 '일 관리'와 '사람 관리'로 양분한다면, 단연코 본질적으로 '일 관리'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개별 구성원의 업무를 적기에 점검하고 방향성을 부여하며 제대로 일이 진행되고 있는지 수시로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해당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결국 연말 인사평가 시에 결과 수용성을 저해하고 이는 곧 리더십에 대한 신뢰 이슈와 직결된다.

'사람 관리'도 마찬가지이다. 리더는 유능한 실무자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업무를 관리감독하여 조직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책무가 있는 만큼 팀원을 동기부여하고, 업무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해야 한다. 또한, 업무 복잡성이 높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협업해서 진행해야 하는 업무는 원활한 협업을 위한 갈등관리도 요구된다(사실 조직 존속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조치이기도 하지만...). 가령 팀원 간 갈등 이슈가 발생하였을 경우, 상호 간 의견을 충분히 경청 및 수렴하고 사법기관의 수장처럼 중재하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만약 리더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직장 내 괴롭힘과 같은 사회적 이슈로 발전되어 조직과 사람이 망가질 수 있다. 물론 모든 리더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처럼 조직과 사람에 대한 생사여탈권이 주어진 것은 아니겠으나, 그만큼 조직 내 리더가 가지는 의미는 지대하고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느냐 후퇴하느냐를 결정하는 핵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Q2) HR을 위한 골든타임 (Golden time for HR Dept.)

A2) 인류가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와 퇴보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에 이르렀듯, 조직 자체도 하나의 유기체처럼 변화에 적응/학습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살아 숨 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해야 하듯, 조직도 그 자체로서 목적성과 존재의 의미를 분명하게 가진다. 하지만 조직이 존재하는 의미가 퇴색하거나 그 가치가 바랄 경우, 정기/수시 단위의 조직개편을 하며 체질 개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흔히 기존 현업을 지원하고 서포트하는 소극적인 행태에서 벗어나 사업 전략과 궤를 같이하고 전략적 파트너로서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지향하는 HRBP(Human Resource Business Partner)의 관점에서 조직과 사람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무엇일까?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고, 공고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확대하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 적극적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액션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채용 업무를 하다 보면, 현업에서 원하는 역량과 자격 요건을 갖춘 후보자를 소싱하고 채용 과정까지 참여시켜 최종적으로 조직에 합류하도록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해당 과정에서 인력 확보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 의도치 않게 현업 부서장과 반목하기 일쑤다. 하지만 새로운 사업을 영위하고 유의미한 사업 성과와 지표로 연결하기 위해 HR은 주어진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우리 회사의 가치와 비전에 부합하고, 신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 숙명의 과제이기도 하다.

 반면, 꺼져가는 생명처럼 조직이 다양한 이슈로 병들고 쇠퇴하는 경우에 HR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조직은 나름의 수명주기처럼 태동하고, 성장하면서 일종의 정체기를 가지며 결국 시간의 흐름 및 사업 상황의 변화에 따라 쇠퇴기라는 변곡점을 마주하게 된다. 조직이 여기서 멈추느냐 혹은 앞으로 나아가느냐와 같은 갈림길에서 HR은 조직을 살릴 수 없다면 해당 구성원들을 살리기 위한 극약처방을 해야 한다. 가령 리더십 관련 이슈가 있었다면, 기존 직책자를 면보직하고 신규 인력을 검증/인선하는 등의 조치로 인력쇄신을 해야할 것이고 조직이 기능적으로 제 역할을 못한다면 체계를 점검하고 구조, 명칭, R&R 등의 개편을 단행하는 액션을 취할 수 있다. 다만 풍랑을 만난 배(=조직)를 보고도 모른 척하고, 회생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치고 방관하는 것은 HR이 가진 소임을 못하는 것과 진배없다. 때론 존폐와 상실의 기로에 있는 조직과 구성원을 회생시키기 위해 국소마취가 아닌 전신마취에 준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조직과 사람을 살리기 위한 골든타임, 혹시 놓치지 않았나요?
작가의 이전글 답 없는 인사평가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