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커리어를 키우기 위해 뉴욕에서 텍사스로 이주하다.
내가 '자발적 주부'가 되기 위해 돈을 모으며 준비하고 직장을 잠시 내려놓았다면, 남편은 외벌이를 위해 연봉을 높여가며 이직을 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연봉을 높이는 것뿐이 아니라, 이민 1세대로 미국의 대기업에서 일해보고 싶은 꿈도 있었기에 큰 모험을 감행해야 했다.
뉴욕에 3년 정도 거주 하고 있던 우리는 뉴욕뿐 아니라 타주로도 이직의 범위를 넓혔다. 남편이 일하던 산업 내에서 미국의 대기업 중 몇 군데 정해서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지원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순위로 둔 지역은 시카고와 텍사스였다. 시카고는 뉴욕, 서울과 비슷하게 시티 라이프도 있었으나 하향하는 지역이었고, 텍사스는 선벨트지역으로 그야말로 핫한 지역이었다. 남편이 여러 군데 지원을 하고 나서 뉴저지와 텍사스 지역의 회사들에서 인터뷰 제의가 주로 들어왔다. 그러던 중 아시아 회사 중에서 가장 시장점유율이 높은 회사에서 오퍼가 들어왔다. 오피스는 전 미주에 있지만 텍사스 달라스 오피스에서 오퍼를 줬고, 우리는 결정을 해야 했다. 미국 회사지만 아시아 회사.... 이곳을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그리고 텍사스..... 아무리 우리가 텍사스를 염두에 뒀지만 도저히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았다. 텍사스의 삶이란...
그 당시, 우리는 애기를 갖기 전이었기에 어떠한 도전도 가능했다. 또한 미국 미국한 회사는 아닐지언정 미국에서 큰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는 회사였고, 아시아 회사 중에서는 가장 큰 회사였기에 더 큰 회사로 가기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 가자!
오퍼를 승낙하고 나는 1개월 이내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타주 이사를 알아보았다. 그동안 남편은 파트타임 일을 하고 있었다. 타주이사는 이민과도 흡사할 정도로 일이 많았고, 또 이주를 하기 전에 텍사스에 가서 이사할 집도 알아봐야만 했다. 이 모든 것을 거의 혼자 했다. 남편은 이직에 집중하고 이직 텀을 파트타임으로 채우고, 나는 타주 이사에 몰두하고.
우리가 남편의 커리어를 키우는 데에 몰두한 이유는 어차피 나는 커리어에 있어서 3년을 쉬기로 결정하였기 때문이다. 그 의미는 그동안 남편의 커리어가 2배로, 아니 제곱으로 발전되어야 한다는 의미고 그것을 내가 도와주어야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남편과 나는 애를 갖기로 한 이상 한 팀이어야 했다. 내가 커리어를 발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남편이라도 힘껏 나아가야 한다. 남편 또한 스스로 현 직장에 안주할 수도 있고 도전이 싫을 수도 있었으나, 그 스스로도 열심히 발전하겠노라 다짐했기 때문에 같이 힘을 합칠 수 있었다.
타주 이사, 까짓것 무섭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타주 이사 후 1달 즈음되었을 때, 응급실에 갔다. 몹시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런데.............남편의 커리어 개발을 위한 타주 이사는 이게 마지막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