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레시피 1
아이고야, 꽃게가 왜 이렇게 비싸다냐.
요새 꽃게에 알이 찰 때라 좀 먹으려고 했더니만
시장서 키로에 5만 원 달랴.
그래서 그냥 냉동꽃게 샀지.
근디 어째 냉동꽃게는 다 손질된 거더라고.
얼음에 넣어주긴 했는데, 그새 녹아가지고
물이 다 흘러내려서 아깝더라.
손질 안 된 꽃게가 있으면 좋을 텐데.
달구지 밭에 무씨를 심어 놨는데, 내가 언제 거기 갈 시간이 있간디.
느지막이 생각나서 가보니 무가 다 새어 있더라.
잎이 너무 새서 김치는 못 담아 먹겠더라고.
잘라다가 실가리(시래기의 전라도 방언)해 놨지.
씻어서 삶아가지고 냉동실에 넣어놨어.
실가리에 고추장이랑 된장 한 숟갈씩 넣고
마늘 한 숟갈 넣고 조물조물해.
거기에 물 붓고 꽃게 올리고 끓이면 돼야.
물이 팔팔 끓으면 양파 중간만 한 것 하나 썰어서 넣어.
또 끓이다가 마지막에 청양고추 넣으면 칼칼하게 맛있어.
아빠도 잘 먹었다.
느그 아빠는 꽃게는 안 먹고 실가리가 맛있다고 먹었어.
엄마? 나는 꽃게랑 실가리 골고루 다 먹었지.
왜 지난번에 안양 갔을 때 먹은 해물탕 있자?
그것보다 훨씬 맛있더라고.
괜히 거기서 돈만 썼다이.
집에서 해 먹는 게 최고여.
※엄마와 통화한 내용을 각색해서 썼습니다. 엄마의 말투를 최대한 살려서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