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법칙이 일상생활도 적용되는 것은 왜일까?
마지막으로 글을 쓴 지 6개월이 지났다.
(라는 초안을 써두고 1달이 더 지났다. / 라고 초안 일부 수정한 이후 또 7개월이 지났다.)
일주일에 한 번 씩 글을 써야겠다는 목표로 시작한 브런치인데,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50편이 훌쩍 넘는 글이 작성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계획은 계획일 뿐.
'게으름'은 힘이 셌다.
인간은 핑계가 많은 동물이다.
나도 핑계를 하나 대 보자면, 지난 1년간 자녀를 양육하느라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는 것.
글을 제대로 쓰려면, 키보드 앞에 앉아야 하는데 이제 두 돌 된 아이와 갓 태어난 둘째 아이를 두고서는 키보드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
작년 이맘때쯤 육아휴직을 했는데, 전체적인 삶의 패턴이 달라지다 보니 꾸준히 해오던 몇 가지 일들도 흐름이 깨지고 말았다.
게으름은 힘이 세다.
굳이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이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을 일이다.
게으름에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된다.
게으름은 무척이나 범위가 크다. 내가 목표로 하는 행동의 여집합은 모두 게으른 행동이 된다.
게으름에 해당하는 일들은 너무 많고, 너무 쉽다.
지금은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중고등학교 시절 배운 물리법칙들이 어째서 일상생활에도 칼같이 적용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습관처럼 하던 일들도 게으름이라는 저항에 계속 부딪히고 (마찰력)
한번 멈춰버린 일들은 계속해서 가만히 있고 싶어 한다.(관성의 법칙)
그리고 그것을 다시 시작하려 할 때에는 이전보다 더 큰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최대 정지 마찰력)
이 몇 줄짜리 글이 뭐라고 속으로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 일 년이 지났을까.
몇 번이고 글을 쓰고 지워도 만족할만한 글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뒤로 미루었을까.
멈추었던 한 발을 다시 내디뎠으니, 이후엔 좀 나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