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감' 잡는 이야기
언제부터인가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했다. 사실 모든 마케팅 활동은 어떤 의미에서든 성과(퍼포먼스)가 있어야 하므로 굳이 이렇게 이름을 붙이는 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광고 성과를 가시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웠던 ATL 중심의 시대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면서 노출, 클릭, 조회, 구매전환 등 광고의 효과를 정량화할 수 있는 도구들이 생겼고, 이런 정량화된 수치들을 목표로 삼고 달성하기 위한 액션 스텝을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이름 붙였다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그런데 노출, 조회, 클릭, 전환과 같은 광고 성과는 어떻게 발생하는 것인가? 우리 제품/서비스의 고객은 누구인지, 그들은 무엇에 관심을 보이고 어떤 곳에 많이 모여 있는지,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제공해야 우리 제품의 고객이 될지에 대한 고민 끝에 광고를 집행한 채널, 매체,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던가.
결국, 플레이하는 시장과 환경만 변해갈 뿐, 1)상황에 맞는 마케팅 목표를 정하고 2)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론을 구상해서 구체화시키고 3)실행하고 성과를 얻는 프로세스는 '퍼포먼스 마케팅'이든 그냥 마케팅이든 거의 동일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ATL 중심 캠페인에서는 광고를 한 번 실행시키면 끝날 때까지 성과와 효율에 무관하게 조정을 하기가 어려웠지만, 디지털 마케팅 환경에서는 데일리로 효율을 보면서 예산과 운영방식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리소스가 들어 간 대기업 마케팅일수록 중간에 계획과 예산을 수정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대기업들도 너도나도 퍼포먼스형, 그로스 해킹형 마케팅을 agile 하게 하고 싶어 하지만 대기업 마케터인 나부터 늘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느낀다.
그럼에도 (퍼포먼스) 마케팅의 기본 프로세스를 간단한 예시와 함께 정리해본다.
1. 상황과 미션에 맞는 마케팅 목표 수립
ex)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앱 다운로드 극대화
2. 목표 달성을 위한 가설 수립 및 실행
ex) CPI(Cost per install) 단가가 낮은 매체 중심으로 채널 전략 수립, 채널 별 캠페인 운영
3. 중간 성과 확인
=> 이 부분이 '퍼포먼스형' 마케팅에서 가장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다. 광고 효율을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재빠르게 계획을 수정해야 퍼포먼스가 달라진다.
ex) 앱 다운로드 극대화 플랜으로 설치수는 급증하였지만 가입자 로열티, 리텐션이 좋지 않아 ARPU가 낮다. 심지어 확인해보니 설치수의 상당수는 Ad Fraud였다. 물론 마케팅 1차 목표가 '앱 다운로드 극대화'였지만 자신이 담당하는 서비스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이쯤에서 문제를 느껴야 한다. 왜냐하면 당장에 앱 다운로드 수치를 증가시킨다 한들, 우리 서비스에 맞지 않는 고객이라면 금방 빠져 나가고'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
4. 계획 수정 및 재실행
ex) 미디어 믹스에서 채널과 광고 소재 별 효율을 확인 및 재조정한다. 채널을 선택할 때에는 무조건 광고 단가만 따지기보다는 리텐션이나 고객 반응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보고 효율을 판단하는 것이 좋다. 또한 광고 소재가 30초짜리 동영상인데 평균 시청시간이 2초 남짓이라면 3초짜리 임팩트 강한 영상으로 재빠르게 기획을 수정하여 제작하는 것이 좋다 (물론 말처럼 실행이 쉽진 않다ㅠㅠ) 광고 크리에이티브나 형식, 카피에 대한 AB테스트는 상황이 허락하는 한, 하면 할수록 좋다.
5. 다시 성과 확인 및 위 과정 계속 반복
이처럼 퍼포먼스 마케팅은 부지런한 성과 확인과 빠른 계획 수정 및 반영에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우리는 계획할 때 모든 변수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꼼꼼히 준비한다 해도, 소비자와 외부 환경이 늘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실행을 하면서 배우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제가 생각하는 '퍼포먼스 마케팅'의 기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