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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구씨 Mar 14. 2019

"또 언론이 정준영으로 눈가림하네"...?

19.03.14 09:53의 일기

 버닝썬 게이트가 장자연을 덮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 둘 중 하나의 경우일 것이다. 헛똑똑이, 혹은 버닝썬 게이트를 덮고 싶은 집단.


 어처구니가 없는 상황이다. 누가 누굴 덮고 있단 말인가? 장자연 리스트 이외에 과거사 조사단이 이번 달 내로 결과보고를 해야 하는 케이스에는 용산 참사와 김학의 성 접대 등이 있다. 특히 용산 참사의 경우, 치부라고 생각하는 모양인지 경찰이 조사단의 자료 협조 요청을 노골적으로 거부하는 상황이다. 이번 달 내로 활동을 끝내야 하는 상황에서, 버닝썬 게이트로 장자연을 덮지 말라고 얘기하는 것은 도리어 장자연 리스트를 인질로 잡고 경찰의 비위를 맞춰야 하니 버닝썬 게이트를 묻자고 강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장자연이든 버닝썬이든 밝혀져야 할 비리들임에는 틀림없지만, 무엇이 무엇보다 중요하느니 하면서 본질을 흐려봤자 우리가 얻는 것도 없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사람들은 버닝썬 게이트를 그저 연예인 일탈로 치부해버리는 사람들이다. 흔히 "또 언론이 정준영으로 눈가림하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그렇다. 정준영, 나아가 승리는 이번 게이트의 마스코트이자 '바지사장'에 불과하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들은 그 뒤에 도사리고 있다. 승리와 함께 일한 사람들, 승리가 주는 것을 받아마신 사람들, 유착한 공권력들, 돈의 행방, 약의 행방, 그 행방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든 사람들이 승리와 정준영이라는 이름 뒤에 도사리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가 사회적 강간 문화를 폭로한 사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도대체가 정준영으로 눈가림한다는 사람들은 뭘 배운 헛똑똑이들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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