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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낙타 Mar 07. 2020

여행사의 어려움

2020년 바이러스의 여파로 사회가 혼란스럽고 바깥활동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일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또 청천벽력 같은 공지사항이 내려왔다. 


'연봉 동결'


작년에 운이 좋게 평가를 잘 받아서 올해는 연봉 인상률이 높을 거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지만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한순간에 힘이 쭉 빠졌다.

여행사이기에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위기가 찾아왔다는 소문이 이곳저곳에서 들렸지만 우리 회사는 그래도 다를 줄 알았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모두 잘 이겨내자는 전체 메일과 함께 20만 원의 추가 격려금도 지급해주었고 많지는 않지만 꾸준히 마스크도 지급해주고 있어서 배신감이 더 크게 느껴졌다. 


자영업자, 아니면 더 어려운 회사가 많으니 이 정도로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그냥 회사를 다녀야 하는 걸까?

우리 회사의 대리급 직원들은 대부분 이직을 했고 기존 급여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잘 다니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 내가 바보 같은 건가? 

벌써 30대 중반의 나이에 이렇게 혼자 꾸역꾸역 살아가고 있는데 언제 연애하고 결혼하며, 언제 아이를 키우고 집을 살 수 있을까?

퇴근하는 20분 남짓 짧은 시간 동안 온갖 생각들에 사로잡혔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고 답답한 마음뿐이지만 100% 확실한 한 가지 진실은 있다.


"회사가 평생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에 100%에너지를 쏟지 않기로 했다. 개판치지는 않되 마치 없는 듯이 문제 일으키지 않고 조용히 다니는 것이 제일 좋다. 혼자만 눈에 띄게 무언가를 잘 해내면 밑도 끝도 없이 많은 성과를 요구하고 헌신을 강요한다. 일 안 하거나 못한다고 욕먹어도 같은 연봉을 받는 사람인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은 이 사실을 진즉 알고 대처한 현명한 사람일 수도 있다. 회사에서 자르지는 않으니깐.


휴대폰 요금비, 어학 지원비 같은 소소한 복지도 하나씩 없애더니 이제는 더 이상 바랄게 없어졌다! 스트레스받지 않고 나의 살길을 찾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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