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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낙타 Mar 20. 2020

주가 폭락이 직장인에게 미치는 영향

살려주세요 밑에 사람 있어요

코로나의 여파가 두 달 정도 경과되어 간다. 체감은 5~6개월은 지난 것 같은데 이제야 불과 두 달 남짓 지났다니. 여전히 바깥 활동을 하기가 꺼려지고 특히 사람이 많이 밀집되는 장소나 공공시설을 두려워한다. 


앞의 글에서도 남겼지만 경제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몸소 체험 중인데 또 다른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뉴스에서 들려온다.


"주가가 대폭락 했다!"


어느 정도로 폭락했냐면 거의 10년 전의 주식 가격으로 되돌아 간 것. 그리고 2008년 경제위기 상황에 가까울 정도로 너무나도 비관적인 소식만 들려오고 있다. 


월급으로 적금을 가입해서 차곡차곡 모으는 일반 직장인들은 그저 그렇구나 싶겠지만 나처럼 정기적금의 비중을 줄이고 자본금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일매일 아주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출근하자마자 바쁜 와중에 틈틈이 주가를 확인하거나 내가 가진 주식이 얼마나 빠졌는지 보고 나서 좌절하기 때문에. 점심시간 때 잠깐 커피를 마시며 하루에 한 번 정도 주식을 확인하는 정도였는데 요즘은 나도 하루에 다섯 번 이상은 꼭 확인하고 있다. 


퇴근하고 나서 운동하고 유튜브 감상이나 책 좀 읽다가 바로 잠들었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개장하는 10시 30분까지는 정신이 번쩍 깨어있고 유가, 달러,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1. 회사 화장실에서 응가 누는 신음소리가 아닌 폭락장의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2. 유난히 짜증이 많아진다. 별것도 아닌데 갑자기 화를 버럭 내거나, 부하직원에게 보고자료를 갑자기 많이 만들어오라거나, 가끔씩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멍~ 때리는 직원이 있다면 그 직원은 100% 자기가 가지고 있는 주식이 물려있을 것이다.


3. 화를 내는 것을 넘어서서 해탈의 경지에 오른다. -20%, -30%를 경험했을 때에는 다시 오르겠지 하면서 나름 경제공부도 하는 척 각종 이상한 경제지표와 지수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50%가 넘어가면 말수가 적어진다. 회사의 일이 집중이 안되며 "여긴 어딘가, 내가 왜 여기서 일하고 있는 거지?"라는 현타가 찾아온다.


4. 투잡, 쓰리잡을 찾아보기 시작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재택근무나 유튜버, 심지어 개인사업 구상까지도 슬슬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5. 투자자금이 물려있는 기혼 직원은 마이너스통장을 메꿀 방법이 없어 당황해한다. 거기다가 와이프에게 걸리기라도 하면 잃은 돈의 아픔보다 등짝 스매싱이 더 아플 거라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6. 주식의 '주'도 모르는 직원들이 주식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요즘 S전자가 기회이니 지금 사놓고 몇 년 묵혀두면 된다느니 반도체주, 바이오주를 사서 누가 얼마를 벌었다더라는 말에 혹해 너도나도 휩쓸려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다.(묵은지 기다리다가 썩어!!)


위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나 친한 친구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흘려들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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