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미친 듯 뭘 하기 싫을 때

미루기의 원인은 게으름, 도파민이 아니에요

‘해야될 일이 있는데..’

‘해야될 공부가 있는데..’

‘해야될 운동이 있는데..’


스마트폰을 보는 나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하죠.

‘나는 너무 게으른 거 같아’


제 얘깁니다. 혹시 여러분들도 공감하시나요?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요?

도파민이 원인일까요?

도파민은 딴짓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지,

엄밀히 말하면 근본 원인은 아니더라고요.


그러면 게으름이 문제일까요? 게으름?

내가 게을러서? 이 것도 아니래요.


무려 스탠퍼드 대학교의 행동설계 연구소장, BJ 포그가 이런 말을 했어요.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내 탓하기’는 그만두자.
≪습관의 디테일≫


진짜 원인은 바로 ‘내부 계기’라고 하는 것에 있어요.


오늘 우리는 왜 자꾸 할 일을 미루고 딴 짓을 하게 되는지,

감정적인 자책이 아니라 한 발자국 떨어져서 객관적인 분석을 할 예정인데요.


아주 쉬우면서도 명쾌한 이 과정을 따라가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내 탓을 멈추고 어떻게 할 일을 해나가야 될지 아시게 될 겁니다.


지금 시작할게요.




자, 제가 일을 하려고 앉아요.

예를 들면 영상 제작을 하려고 앉습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서 영상 제작은 조금 힘든 작업이에요.

녹음을 할때는 자꾸 발음도 꼬이고 발성도 이상하게 느껴져요.

너무 오버한 거 같아서 다시 녹음을 해보면 이번엔 또 너무 차분한 거 같고.


그렇게 어찌저찌 녹음을 다 하고 난 다음에도 이제 영상을 제작하려고 하면,

한 문장 한 문장을 하나의 컷으로 만들려고 할 때마다,

안 그래도 부족한 제 창의적 자원을 쥐어짜내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일을 하려고 앉았지만 저도 모르게 눈 앞에 있는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요.

스마트폰을 키자마자 습관적으로 유튜브 또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죠.

그리고 쇼츠랑 릴스를 보기 시작해요.

그러다보면 또 1-2시간 지나있고..


혹시 그런 경험 있으세요?

인스타그램을 껐는데 또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에 들어갔던 경험?


‘일 해야돼!’ 하면서 껐는데 바로 자동적으로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는 나를 보는 순간,

자괴감이 엄청나더라고요.


‘아 나는 도파민의 노예야. 도파민에 져버렸어’


이러면서 마음을 다잡고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어버려요.


그 다음엔 뭘 했을까요?

드디어 일을 시작 했을까요?

책상 정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게 방 정리가 돼버려요.

방 정리를 하다가 추억의 물건이 나와서 갑자기 추억에 빠졌다가,

다시 정신 차리고 보면 하루가 다 가있어요.

‘나는 왜이렇게 게으르지?’ 라고 말하면서 마무리까지 아주 깔끔하죠.


‘오늘은 딱 쉬고 스트레스 좀 푼 다음에, 내일 하자.’


아니 뭐 일은 하지도 않아놓고 스트레스를 풀겠데요.

쌓인 스트레스가 없는데 무슨 스트레스를 풀어요?


이런 하루하루가 계속 반복이에요.

그러다 가끔 위기의식을 느끼고 한꺼번에 처리해버리죠.


자, 지금의 제 이야기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이 2가지 있어요.


첫번째, 스마트폰과 도파민은 할 일 미루기의 근본 원인은 아니라는 거예요.

다들 그런 경험 있지 않으세요?


고등학생 때 시험기간이라서 컴퓨터랑 스마트폰으로부터 멀어졌는데

갑자기 책상정리를 하거나 책에 낙서를 했던 경험?


딴 짓 그 자체는 근접 원인이지,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거예요.


두번째, 게으름도 원인이 아닌 거 같아요.

여러분들도 저처럼 책상 정리를 하다가 방 정리, 심지어 옷 정리까지 하신 분들도 계실 거예요.

가족들이 갑자기 왜 옷을 버리냐고 이상하게 쳐다봐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냐고.


그런데 저라는 사람 자체가 게을렀으면 방 정리도 안하지 않았을까요?

내가 진짜로 해야될 일이 있을 때만 책상 정리, 방 정리가 재밌어지는 이유가 뭘까요?


할 일 미루기의 진짜 원인을 알려면 이 순간들을 잘 살펴봐야돼요.

어떤 순간들일까요?


스마트폰으로 손이 가기 직전,

책상 정리를 하기 직전,

딴짓을 하기 그 직전의 순간,


이 순간의 ‘내 마음’이 원인이에요. 내 마음


해야될 일이 막연하거나 힘들거나 지루하니까, 내 마음이 불편한 거예요.

<초집중>이라는 책에서는 이걸 ‘내부 계기’라고 불러요.


우리는 보통 딴 짓의 원인을 주로 ‘외부 계기’에서 찾아요.

스마트폰이 눈에 보이니까, 카톡 알림이 울리니까, 바깥의 소음 때문에, 딴 짓을 한다고 생각하죠.

맞아요. 이 것도 딴짓의 원인이 되기도 하죠.


하지만 방해금지모드를 하거나 스마트폰을 멀리 치워도 우리는 딴 짓을 멈추지 않습니다.

왜?

딴 짓이 불편한 마음의 도피처가 돼주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스마트폰 중독은 사실 도파민이 원인이 아니고요, ‘도피’가 원인이에요. 도피.

스마트폰은, 클릭 몇 번으로 얻을 수 있는 너무 좋은 도피처기 때문이에요.

도파민은 딴 짓을 가속화시킨거지, 엄밀히 말하면 근본 원인이라고 보기는 좀 힘들어요.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실 수도 있겠죠?

‘그게 게으른 거 아니에요? 불편한 마음으로부터 도피하는 거?'


그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불편한 마음이 있더라도 그냥 밀어붙이려고 하거나,

내 의지, 동기 탓을 하면서 동기부여 영상을 보죠.


하지만 여러분들도 아시잖아요.

의지와 동기는 파도처럼 왔다가 다시 가는 변덕쟁이라는 거.


이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지 않고 의지와 동기에만 매달리면 지속하기가 힘들어요.


잠깐 짧게 정리하면,

우리가 해야될 일을 미루고 딴 짓을 하는 진짜 원인은 해야될 일을 하기 전의 불편한 마음 때문이에요.

그 불편한 마음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어서 딴 짓을 하는 거예요.


자, 이 걸 해결하려면 이 불편한 마음을 해소할 수 있어야 돼요.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첫번째, 과업을 재해석하라.


우리가 불편한 마음 때문에 도피했던 거잖아요?

그렇다면 해야될 일을 재밌는 일로 재해석하면 큰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말이 안되죠? 어떻게 힘든 일을 재밌는 일로 바꿀 수가 있어요.

가능했으면 이미 했지.


재미 연구가 본업인 이언 보고스트는 재미에 대해서 이렇게 말해요.

재미란 익숙한 상황을 의도적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처리했을 때 생기는 결과다.


제가 가끔 영상제작을 재밌게 할 때가 있거든요?

그게 언제냐고요?

뭔가 새로운 영상 기법을 배우거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하거나,

영상을 좀 더 예쁘게 만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에요.


그 아이디어나 방법을 적용하면 어떻게 되나 궁금해서, 빨리 시작하게 되더라고요.


혹시 운동해보셨던 분들은 그런 적 있지 않으세요?

운동을 열심히 하다가 권태기가 온 거예요. 운태기

그런데 어느날 유튜브 쇼츠를 넘기는데 누군가가 새로운 관점으로 운동을 가르쳐주는 거죠.

아니면 꿀팁을 주거나.

그러면 어때요? 다음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그거 빨리 한번 적용해보고 싶어요.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해야될 일에 대해서 재미를 느끼려면,

‘이거 빨리 끝내고 치킨먹자’

이렇게 약 먹고 사탕 먹듯이 외부에서 보상을 주려고 하기 보다,

오히려 그 일에 더 깊이 들어가야 돼요.

익숙한 것에서 새로움과 참신성을 찾을 수 있을 만큼.



아니면 이런 것도 괜찮아요.

“내가 이 일을 몇 분만에 처리할 수 있을까?”

시간을 재보는 거예요.

그리고 다음 날, 어제보다 더 빨리 끝내보려고 노력하는 거죠.


이런 것도 다 익숙한 것에서 새로움을 찾으려고 하는 노력이에요.


저는 그래서 ‘배움’이 인생을 재밌게 사는 비결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배움이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니까요?


저는 딴 짓을 해야겠다면 차라리,

해야될 일을 새롭게 바라보게 해줄,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아요.


이런 말도 있대요.

권태에는 호기심이 명약이다. 호기심엔 약도 없다.


자 두번째 해결책은 뭐냐면요, 할 일을 작게 쪼개라는 거예요.


할 일을 쪼갠다는 건 2가지를 의미해요.

첫번째, 막연함을 없애줘요.

두번째, 하기 쉽게 만들어줘요.


이건 중요해서 제가 할 일을 쪼갤 수 있는 비셀프 투두리스트를 직접 만들기도 했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거 처럼, 동기는 변덕쟁이잖아요? 그쵸?

의지가 약할 때도 해야될 일은 할 수 있어야돼요.


그럴려면 해야될 일이 막연하고 힘들수록, 내가 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작게 쪼개야돼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에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일단은 최대한 잘게 쪼개는 게 좋은데, 제가 할 일을 3가지로 쪼개는 방법을 말씀드릴게요.

자, 책 30분 읽기가 목표라고 해볼게요.


첫째는 스타터 단계에요.

스타터 단계란 그 할 일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최소 단계에요.

여기서는 ‘책 펼치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단계를 성공하면 Good 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는 행동의 축소에요.

책 30분 읽기 대신, 1문단 읽기로 행동을 축소하는 거예요.

이 단계를 성공하면 Great 에요.


그리고 이제 마지막이 책 30분 읽기입니다.

이 단계를 성공하면 Excellent에요.


우리의 목표는 뭔 줄 아세요?

Good이에요. Good.


정말 하기 싫은 날에는 그냥 책만 펼치고 끝내세요.

이 것도 성공이에요.

이런 걸 보고 ‘습관 살려두기’ 라고 하는데,

우리의 성공여부는 Good에 달려있는 거예요. Excellent가 아니라.


그런데 우리는 책 30분을 못 읽으면 실패라고 생각하죠.

의지는 변덕이 심한데 어떻게 매일 Excellent 일 수가 있겠어요?


https://beself.co.kr/todolist

할 일을 쪼갤 수 있는 비셀프 투두리스트 ↑


자 세번째 해결책, 불편한 마음 자체를 다스리는 방법도 알아야겠죠?


일단 지금까지의 내용을 들으신 것만으로도 통제할 능력이 생기셨어요.


할 일을 미루고 싶을 때

‘아 지금 내가 마음이 불편하구나’

이렇게 인지가 되거든요.


인지가 돼야돼요.

그래야 대응을 할 수 있어요.


할 일을 쪼개고 호기심을 불어넣는 게 가장 좋겠지만,

그래도 딴 짓을 하게 될 거 같다면,

10분만 기다려보세요. 그 불편한 마음을 느끼면서.


이 걸 충동타기라고 하는데요,

충동을 파도처럼 탄다는 뜻이에요.

이렇게 10분 정도만 기다리면 충동이 가라앉을 거예요.


자, 제가 영상 초반에 말씀 드렸던 스탠포드 대학교 행동설계 연구소장 BJ 포그가,

포그행동모형이라는 걸 만들었거든요?


아주 아주 쉬우면서도 우리의 행동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제시해요.

자 y축은 동기 축이고요, x축은 능력 축입니다.

동기는 위로 갈수록 높은거고, 아래로 갈수록 낮은거예요.

그리고 오른쪽으로 갈 수록 나에게 하기 쉬운 일이고, 왼쪽으로 갈 수록 나에게 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그리고 이렇게 곡선을 그으면, 이게 바로 행동 곡선인데요,

이 행동 곡선 아래는 실패 영역이고, 위는 성공 영역입니다.

좋은 행동이든 나쁜 행동이든

행동을 했으면 성공, 안 했으면 실패.

이렇게 바라보는 거예요.


제가 하기 힘들어했던 영상 제작을 예로 들어볼까요?

불편한 마음으로 인해서 동기는 낮은 상태고,

하기도 어려운 일이에요.

점을 찍어보면 이 지점이겠죠? 실패 영역이에요.


그런데 스마트폰은 어때요?

이 불편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어서 동기가 높은 상태에요.

그런데 하기도 엄청 쉽죠.


점을 찍어보면 이 지점이겠죠? 성공 영역이에요.


이러니 우리가 스마트폰을 안하고 배길 수 있나요?

이제는 의지, 동기 탓 하면서 자책하지 말고,

이렇게 한 발자국 떨어져서 분석할 줄 알아야 돼요.


여기서 해야될 일을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동기를 높이고, 하기 쉽게 만들어야 돼요.


동기를 높이기 위해서 우리는 해야될 일에 호기심을 부여했고요,

하기 쉽게 만들기 위해서 할 일을 쪼갠 거예요.

할 일을 쪼개는 건 동시에 동기를 높이기도 해요.

그래서 이제는 성공 영역에 위치할 수 있게 되죠.


계속 성공 영역에 있으면 이게 뭐가 되는 줄 아세요?

습관이 되는 거예요.


반대로, 이렇게 까지 했는데도 아직 딴 짓을 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딴 짓에 대해서는 동기를 낮추고, 하기 어렵게 만들어야 돼요.


해야될 일에 호기심을 불어 넣고, 할 일을 최대한 쪼갰으면 어느정도 불편한 마음은 해소가 됐겠죠?

그럼 이제는 스마트폰을 서랍에 넣고 자물쇠로 잠궈버려야 돼요.


‘스마트폰이 업무용이라 그러기가 힘들어요.'

그렇다면 스마트폰에서는 인스타나 유튜브를 삭제하고 컴퓨터로만 보려고 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자, 이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제 내 탓을 안하게 되시는 분들이 계실 거예요.

제가 그냥 위로하려고, 감성적으로 여러분 탓이 아니라고 하는 게 아니죠?

너무 명백해요. 행동을 설계하면 돼요.


너무 어려운 일을 의지와 동기부여 영상만으로 해결할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고민해보세요.

대신 최대한 하기 쉽게 쪼개보세요. 동기가 낮을 때도 할 수 있게끔.


자꾸 나쁜 행동이 하게돼요?

하기 어렵게 만드세요.


이 2가지가 합쳐졌을 때, 내가 원하는 행동이 나올 거예요.




자, 여러분은 오늘 해야될 일을 미루고 딴 짓을 하는 진짜 원인과 해결책을 알게 되셨어요.

오늘 내용을 딱 3문장으로 정리해볼까요?


1. 게으름, 스마트폰, 도파민은 딴 짓의 근본 원인이 아니다.

2. 해야될 일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나를 딴 짓으로 향하게 한다.

3. 이 불편한 마음을 해소하려면 과업에 호기심을 부여하고, 할 일을 최대한 쪼개야 한다.


이제는 내 탓하기를 그만두고, 원하는 행동을 통해서 원하는 인생으로 나아가시길 바랍니다.


앞으로도 오늘처럼 비셀프하는 데에 필요한 다양한 컨텐츠로 돌아올 예정이니깐요,

오늘 이야기가 도움이 되셨다면 [❤️라이킷]과 [+구독]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직업 나도 모르게 잘못 선택하는 경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