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28일 화요일
☁ 평소보다 기온이 더 떨어지는 것 같아서 따뜻하게 입었는데도 살짝 추웠다.
퇴근하고 집에 도착해 부엌 개수대에서 손을 씻었다. 바닥에 미역 비슷한 것이 붙어 있었다. 전날 먹은 만둣국에서 나온 부추가 미처 배수구로 내려가지 못했나 보다. 손을 대고 싶지 않아 수도꼭지를 이리저리 돌리며 부추 조각에 물을 맞췄다. 수압을 제일 세게 해 봐도 꿈쩍하지 않았다. 수도꼭지 아래로 두 손을 모아 더 많은 양의 물이 한꺼번에 부추를 향하도록 했다. 집중적으로 물을 쏘아대니 한 귀퉁이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거의 다 됐다 싶었지만 한 모서리가 집요하게 바닥에 붙어 팔랑대는 다른 모서리들을 버티고 있었다. 귀찮아진 나는 포기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식사를 마치고 그릇을 정리하며 개수대의 부추와 다시 마주쳤다. 손을 씻으며 또 부추 떼어내기를 시도했다. 이제는 부추가 완전히 바닥에서 떨어졌다. 하지만 흐르는 물을 따라가다 멈추고, 또 움직이다 멈추고를 반복했다. 그래서 물을 이렇게 한 번, 저렇게 한 번 뿌려줬다. 그랬더니 배수구로 내려갔다.
무슨 일이든 집중, 휴식, 끊임없는 다양한 자극이 필요한가 보다.
부추 쪼가리에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게 뿌듯해 얼른 샤워하고 글로 써야겠다 싶었다. 씻고 나와 맑은 정신으로 다시 생각해 봤다. 처음부터 손을 썼다면 제일 간단하고 쉬웠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앞선 생각을 글로 쓰기에는 큰 오류가 있었다. 이래서 논리적인 생각에는 글쓰기가 효과적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