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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리 Bori Apr 12. 2023

EP3. 단톡방 오픈 & 첫 오프라인 미팅

리추얼에서 시작된 독립출판 프로젝트 <내 이야기로 독립출판하기>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작하기보다는 뭐든 일단 저지르고 나면 다음 단계가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일기를 쓰고 나를 알아가면서, 그리고 독립출판을 하면서 갖게 된 마인드이다.

독립출판 프로젝트도 일단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1월 리추얼이 끝나고 독립출판을 해보고 싶은 분들을 초대해 <내 이야기로 독립출판하기> 단톡방을 만들었다. 독립출판을 목적으로 리추얼 하며 꾸준히 글을 써오셨던 다섯 명과 아직 무슨 이야기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내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용기 있게 손을 번쩍 든 두 명을 초대하여 8명으로 시작.



막연하게 해 보자에서 방이 만들어지고 나니 드디어 실감 나며 의지가 생긴다는 이야기들을 해주셨다.



독립출판을 준비했던 과정을 되짚어보았을 때, 가장 흥분되었던 순간은 모니터로만 봐오던 글을 출력해서 책 같은 모양으로 마주했을 때였다. 처음으로 '내 글도 진짜 책이 될 수 있겠네?!' 하는 희망이 눈에 보였던 순간. 이 희망 덕분에 쭉 달릴 수 있었다.

나의 책을 만들고 싶다는 모두에게 그 희망의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투표로 다음 오프라인 미팅날짜를 잡았다. 그날을 첫 번째 목표일로 하고, 각자가 독립출판해보고 싶은 주제의 글을 쓰고 A4에 두쪽 모아찍기로 출력해서 만나기로 했다.


각자 자신의 일을 하면서 짬을 내어 글을 쓰는 일이 절대 만만치 않기에 솔직히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이전에 독립출판 워크숍에서 자신의 글을 정리해 오는 과제가 주어졌을 때 다음 참석률이 얼마나 낮은지 알고 있었기에(40%도 안되었던 듯하다), 실제로 출력물을 가져오셔도 앞부분 30~40% 정도 완성된 결과물을 가져오시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었다. 그런 가정으로 이날은 그저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을 보여드리고 끝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대부분 완성본에 가까운 수준의 내용물과 PDF로 모두 보내주셔서 깜짝 놀랐다. 두꺼운 에세이집이 될 만큼 글도 쓰고 수제책처럼 만들어오신 분도 계셨고, 자리에 함께하지 못해도 촘촘한 기획안으로 PDF 파일을 보내주셨다. 매일 리추얼로 글 쓰는 시간을 확보하고 꾸준히 쓰니 역시 달랐다. 정말 다들 너무 대단해 :)

 


다양한 독립출판물들을 살펴보고 어떤 모양의 책, 어떤 내용의 책을 만들고 싶은지 이야기해보기



나의 독립출판 과정에서 출력을 거듭하며 퇴고를 반복했던 원고 & 소책자 형태, 완성에 가까운 결과물을 가져오신 분들의 원고


가제본 했던 책들과 실제 완성된 책의 차이도 보고, 어피니티 퍼블리셔 프로그램으로 편집하는 과정도 간단히 설명


서로가 지금까지 쓴 글을 공유하며 기획의도를 직접 들어보고, 고민되는 부분과 다음 작업계획도 나누었다. 당일 참여가 어려운 분들은 PDF 파일을 미리 전달받아 공유했다.

계획보다 빠르게 진도가 나가야 할 것 같아서 황급히 출판 편집 프로그램도 직접 보여드리며 다음 작업들을 설명해 드리기도 했다. 두시에 만나 거의 저녁 먹을 때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편집하고, 출력해 보니 어떠셨어요?


가볍게 써보려 했는데 쓰다 보니 어느새 글이 점점 많아졌고 출력해 보니 제법 책 같았다. 처음엔 이걸 진짜 할 수 있을까 막막했는데 고민을 공유하고 나의 기획의도를 반복해서 정리하고 설명할수록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었다. 언젠가 완성본을 들고 있는 내 모습이 흐릿하게나마 보이는 것 같다. 


이틀 동안 글을 모으고, 다듬고, 옮겨서 정리했는데 다 옮기고 나니 썩 그럴싸하게 느껴져 기분이 좋았다. 뭔가 정말 나오긴 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의 내가 쓴 기록들을 읽어보니 괜찮다 싶은 문장들이 많았고, 다시 내게 인사이트를 주기도 하더라. 시간이 쌓인 기록에는 힘이 있다.


처음엔 그냥 떠오르는 순간의 이야기만 쓰다가 기억이 불러오는 글들을 쓰다 보니, 꺼내고 싶었던 내 이야기를 다 풀어놓는 기회가 되었다. 모아서 엮는 작업을 하며 힘들었던 시기의 이야기를 수정하고 퇴고하는 순간은 힘들기도 하지만 내 마음이 선명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많이 쓴 것 같지만 분량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았다.

다양한 책의 모양새를 보면서 내 글에 어울리는 종이와 판형을 고민해 보면서 잘 맞고 편안한 옷을 지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 2월 이 첫 출력본을 만들기까지 매일의 기록 속에 담긴 소중한 문장들.




오프라인 미팅이 끝나고 글을 더 채워나갈 분들이 많지 않아서 바로 마감을 만들어 다음 단계로 진행해 보기로 했다. 오늘 나눈 기획의도와, 제작계획, 피드백을 받고 싶은 부분을 공유한 후 서로에게 피드백을 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한 달 후 다시 만나기로!


향후 계획

2/12(일) : 피드백받고 싶은 내용을 공유해 주세요 (그럼 제가 노션에 모아서 피드백을 남길 수 있게 만들어 볼게요)

2/24(금) : 피드백을 가볍게 남겨주세요 (한두 줄 정도만 남겨도 괜찮아요)

2/25(토) : 회고미팅이 끝나고 이어서 온라인으로 서로가 글로 남긴 피드백을 말로 공유할게요!

3/18(토) : 오후 2시 오프라인 미팅! 가제본이나 각자의 목표 일정에 맞는 결과물을 들고 만나요!



이번에도 역시나 바로바로 공유해 주셨고, 유월님이 나보다 먼저 빠르게 노션페이지도 만들어주셨다.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시는 분도 계셨고, 물론 마음먹은 대로 못한 분들도 계셨지만 서로서로 다시 함께 시작해 보자며 각자의 페이스대로 파티원을 모집해 으쌰으쌰 했다.

자리만 만들었을 뿐인데 너무 알아서 잘 돌아가는 이 느낌! 이렇게 뿌듯하고 대단하게 느껴질 수가!


유월님이 만든 <내 이야기로 독립출판하기> 노션페이지 : 각자가 파일을 업로드하고 피드백받고 싶은 부분도 남겨놓으면 모두가 정해진 날까지 글을 읽고 피드백을 남겼다.




이렇게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따로 또 함께 각자의 글을 성실하게 업데이트해 나갔다. 읽던 책에서 공유하고 싶은 문장이 나오면 공유도 하고, 지칠 때는 서로 힘내자고 응원도 하면서 :)


(메모) 서로가 주고받았던 추천 콘텐츠와 응원의 메시지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전에 보리님이 추천해 주셔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고수리 작가님의 <마음 쓰는 밤> 책을 어제부터 읽어보고 있는데, 일기쓰기에 대한 부분이 나와서 여러분께 공유하고 싶더라고요! 우리, 진짜 잘하고 있구나 싶어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매일을 기록하다 보니 담담하고도 단단한 말들이 생겨났다. 오늘을 살고 기록하고, 또 내일을 살고 기록할 생각을 하면, 힘들거나 우울해도 그저 머물러만 있을 순 없었다. p.138
평생 일기를 썼던 작가 프란츠 카프카는 ‘우리에게 있는 유일한 인생, 그것은 우리의 일상’이라고 말했다. p.139
저는 이 문장이 특히 좋았어요! 오늘 우리의 일상도 잘 살아가기를������ 좋은 하루 보내세요!
저 오늘 너무 좋은 다큐를 하나 봐서 공유하고 싶어서 왔어요! 스터츠, 마음을 다스리스 마스터 인데요! 각자 와닿는 포인트가 다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봐도 좋겠다 싶어요 :)
우연히 요리책 보다가 OO님의 책이 생각났어요~ 만화컷 방식으로 요리사진&멘트가 들어가 있길래 요리책에서 흔히 보기 힘든 흥미로운 구성이에요. 참고용으로 공유드랴요 :)
나를 아끼는 60가지 방법들이라는 김져니 님의 그림엽서예요. 가끔씩 랜덤하게 넘겨보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와닿는 부분들이 많아서 공유해요!


매거진의 이전글 EP2. 공동의 목표 정하고 각자 기획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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