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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Year-End Interview

by 보리 Bori

2024년의 김상아는?

에디터가 나의 마지막 커리어라는 생각으로 배수의 진을 치고, 에디터로서의 역할에 몰입한 한 해. 1분기에는 무슨 일이 어떻게 펼쳐질지 짐작조차 되지 않아 긴장하고 웅크리던 시기였고, 상반기는 인터뷰에 특히 집중했던 시기였다. 하반기에는 직업인으로서 큰 변화를 느낄 수 있었던 두 개의 피드백 덕분에 일을 의무감으로 느끼기보다 즐거움을 가져다줄 소중한 기회로 느끼게 되었다. 책임감이 주요 동력이었던 나에게 엄청난 변화. 이 변화를 만든 피드백은 올해의 배움 참조.


연재의 힘

3월까지 두잉레터를 연재하면서, 마감에 쫄리고 한없이 부족한 스스로를 마주하는 것이 괴로웠으나 연재를 마치고 나서 남은 7편의 글을 보면서 마감의 힘을 느꼈고, 앞으로도 자발적인 연재로 꾸준히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덕분에 브런치 에디터 업무일지를 다시 시작하게 됨.


인터뷰 맛보기

로웨이브를 통해 상반기에 커리어 인터뷰 데스킹을 받으면서 인터뷰라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좋은 인터뷰인지 나의 인터뷰 관을 정립해 가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다른 일과 병행하기 부담이 되어서 하반기부터는 일단 스톱한 상태. 두잉레터와 비교해 보면서 인터뷰어 김상아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올해는 다시 인터뷰를 이어가고 싶다. 잘하고 싶은 마음, 부담되는 마음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배움의 즐거움

그동안은 책도 의무감으로 읽어왔으나 올해에야 비로소 읽는 재미를 깨우친 느낌. 취재과정에서 만나 논픽션 쓰기의 세상으로 인도한 윤문과 교정교열, 조지오웰 덕분에 배운 세계사, 12월의 테러로 인해 공부하게 된 현대사, 드라마 졸업 덕분에 읽은 고등 소설, 그리고 다양한 소설 소설 소설.




올해의 배움

1. 내가 가진 카드를 버리지 않기

인터뷰도 내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생각했고, 유혹하는 카피 쓰기도, 시각화하는 작업도 절대 내가 가진 역량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생각했는데, 좋은 샘플들을 찾으며 고민하다 보니 '어랏? 이게 되네?' 하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크리에비티브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노력의 영역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왔지만 어떻게 배울 수 있는지 도무지 상상이 되지 않았었는데, 포기하지 않으니 배움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2. 미해결 과제를 품으면서 스트레스를 견디는 힘을 키우기

효율 중심의 삶을 살아왔기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으면 늘 남의 도움을 받으려 했었다. 무조건 빨리 완결을 하는데 모든 일의 목표가 집중되었었다. 그게 나의 한계라는 말에 마감까지 문제를 품고 고민하면서 멘땅에 헤딩하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 역시 또 결국 답을 스스로 찾게 되더라는. 특히나 신기한 건 이렇게 도저히 답이 그려지지 않던 문제일수록 해결될 때의 기쁨이 엄청 크게 느껴진다는 것. 수학에서 나를 괴롭히던 '속력' 문제의 구조를 스스로 풀어냈을 때의 그 짜릿함이 수십 년 만에 다시 떠올랐다.



아쉬운 것

마음껏 놀고 즐기는 시간을 많이 갖기 못한 것. 시간과 에너지를 의무에 너무 묶어둔 것.

내년에는 의무는 일은 '일' 하나만 두고 더 많이 읽고 즐기고 느끼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상반기까지는 약속된 일들을 잘 마무리하고 하반기에는 더 이상 의무와 책임감으로 나를 묶지 말자.



새해 목표

2025년은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던 때로부터 5년이 되는 시점이다. 내가 회사를 그만두며 바라던 주체적으로 일하는 삶으로 거의 다 건너와 가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 그동안 커리어 전환을 하며 하고 싶었던 일과 잘 맞는 일을 찾아온 과정, 주체적으로 일하는 힘을 키울 수 있었던 깨달음 등을 글로 정리하고 싶다. 목요일 밤 글쓰기 시간에 짬짬이 써내야지. 2년 전에 갈무리 짓지 못했던 점선길 완결편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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