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저나 여러분은 원숭이가 아닙니다. 따라서 송나라 때 저공이 키웠다는 원숭이보다는 좀더 똑똑하다고 봐야겠죠. 그러니 좀더 복잡한 이야기를 해도 상관은 없을 듯합니다.
저공의 원숭이가 현재가치가 미래가치보다 크다는 걸 알고 있었다면 우리는 한술 더 떠, 현재가치가 미래가치보다 얼마만큼 더 큰지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그 크기가 어떤 원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도 알고 있다면 더 좋겠지요.
그럼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다음과 같은 2가지 선택지가 주어진다고 합시다.
①번 선택지: 지금 당장 100만원을 주겠다
②번 선택지: 지금의 100만원을 포기하면 1년후 110만원을 주겠다.
약간 고민되시는 가요? 그렇습니다. 같은 100만원을 지금 당장 주겠다는 것과 1년후 주겠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지금 당장’을 택할 겁니다. 우리는 현재의 100만원(현재가치)이 미래의 100만원(미래가치)보다 더 크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죠. 이건 저공이 키웠다는 원숭이도 아는 것인데 우리들이 모를 리 있겠어요? 그런데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1년만 기다리면 100만원이 아니라 110만원을 준다는 겁니다. 지금보다 10만원이 많은 금액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고민을 많이 하지는 않을 겁니다. 원숭이보다 똑똑하잖아요. 그래서 비교를 해봅니다. ‘지금의 100만원과 1년 후의 110만원 중 어느 것이 큰 금액인가?’ 하고 말입니다.
비교를 하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지금 100만원을 빌려주고 1년후 이자를 합쳐서 얼마를 받을 수 있나를 계산해 보면 되는 거죠. 그 금액이 110만원보다 크면 우리는 현재의 100만원을 택할 것이고 그 금액이 110만원보다 작으면 1년 후의 110만원을 택하면 됩니다.
그럼 원숭이보다 똑똑한 우리들이 그 계산을 해보겠습니다.
아 참! 이 계산을 하기 전에 미리 하나 조사해야 할 것이 있네요. 바로 이자를 얼마나 받을 수 있냐는 겁니다. 다시 말해 ‘금리’가 얼마인가 하는 것입니다. 자! 금리가 연20%라고 해보죠. 그럼 지금 100만원을 빌려주었을 때 1년 후 받을 수 있는 이자는 20만원입니다. 이를 계산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이 되죠.
● 20만원 = 100만원×20%
그럼 원금과 이자를 합해서 1년 후 120만원을 받게 되죠. 이를 계산식으로 나타내 보죠.
● 120만원 = 100만원+(100만원×20%)
그러고 보니 현재 100만원이 금리 연20%의 상황에서는 1년 후 110만원보다 더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선택지 중에 ①번인 지금 당장 100만원을 받아서 빌려주고 1년 후 120만원을 받는 게, ②번인 1년 후 110만원을 받는 것보다 더 가치가 있으니까 말입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연20% 금리가 어디 가당하기나 한 것인가? 예를 들더라도 좀 현실적인 예를 들어야지.” 라고 질책하는 목소리가 들리는 군요. 그럼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맞게 금리를 연1%로 낮추어 예를 들어보죠. 이 경우 위의 계산식을 적용해보면 1년 후 원금과 이자가 고작 101만원이 나옵니다.
● 101만원 = 100만원+(100만원×1%)
그렇습니다. 금리가 1%로 낮아지면 현재 100만원을 받아 이를 빌려주고 1년후 원리금(원금+이자) 101만원을 받아 봤자, 1년 후 그냥 110만원을 받는 것보다 훨씬 못합니다. 따라서 이 경우 현명한 우리들은 선택지 ②번을 택할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현재와 미래에 같은 100만원이라면 무조건 현재가치가 높지만, 현재의 100만원과 미래의 110만원 중에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을지는 금리가 연20%이냐, 연1%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계산식을 통해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