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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집 K Jan 20. 2024

'최초'라는 타이틀

3. 이 앱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최초로 한건 접니다

우리 브랜드는 여러 곳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가 하는 라이브 커머스라고 인식하고 있는 방송들은 대부분 우리가 한 게 아니다.

흔히 보는 캡슐커피나 스틱커피, RTD(Ready To Drink의 의미로, 편의점 가면 볼 수 있는, 캔, 병 등의 음료)는 우리 브랜드와 네슬레와의 계약을 통해 네슬레에서 독점 생산, 판매, 유통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대부분이 사람들이 접한 우리 브랜드의 라이브 커머스는 네슬레와 동서 쪽에서 진행한 방송이다.


그럼 우리 브랜드가 직접 한 라이브 커머스는? MD제품이나 교환권 등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본 적이 있는가? 그 라이브 커머스가 우리 브랜드, 아니 우리 회사에서 직접 운영한 라이브 커머스다.


나는 이 회사에 라이브 커머스 직무로 조인했고, 팀이 바뀌기 전까지 라이브 커머스 전담 인력이었다.

네이버, 카카오, SSG.COM에서의 우리 브랜드의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었고, 내가 입사하기 전에 진행했던 2회 정도의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내가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했다.


홈쇼핑 온라인 MD 4년 반의 짬바에 라이브 커머스 업무도 있었고, 심지어 데이터 홈쇼핑 MD 경험도 있고,

전 직장인 가전 브랜드에서는 네이버 라이브 기네스 기록도 세운 적이 있던 내게 라이브 커머스는 내 커리어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업무였다.

그리고 이 회사에 이직한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 앱에서 직접 라이브 커머스를 하는 것이었는데, 드디어 그 목표를 이룬 날이 왔다.


바로 23년 1월 16일. 우리 앱에서 진행됐던 라이브 커머스는 내가 준비, 기획해서 진행됐던 방송이다.




우리 앱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최초'로 진행한 사람이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과정은 꽤나 험난했다.


여태까지 나는 이미 시스템이 갖춰진 플랫폼(네이버, 카카오, CJ몰 등)에서의 라이브 커머스만 진행해 봤을 뿐, 시스템이 전혀 없는 곳에서의 라이브 커머스 진행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해당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부터 서칭하고 그 솔루션이 우리 앱과의 정합성이 있는지, 개발은 어떤지 등의 모든 과정에 인볼브 해야 했다.


'최초'의 자사 라이브 커머스를 하기 위해서 내가 했던 업무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솔루션 업체 찾기

2. 라이브 화면 기획하기 (UX적인 관점)

3. 라이브 대상 품목 선정 및 프로모션 기획하기

4. 라이브 사전 홍보 방안 수립 및 컨텐츠 기획하기


우선 S전자와 전직장인 D사의 자사몰 라이브 담당자들에게 어떤 솔루션을 쓰고 어떤 외주 업체를 통해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진행하는지를 수소문 했다. 꽤나 다양한 업체들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라이브 커머스 컨텐츠를 제작 및 운영해주는 업체들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었지만, 정작 라이브 커머스를 송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해주는 업체는 많지 않았다.


그 중 모비두와 그립을 만나서 대면 미팅을 진행하게 되었고, 그들의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개발 관련 코드들을 쭈욱 훑어보면서 우리 앱과 어떤 것이 좀 더 빠르게 연결할 수 있는지를 개발 운영사와 서비스 기획 담당자들에게 문의했다.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를 하게 된다면 어떤 동선으로 고객들이 해당 화면에 진입하게 하고, 기획전 페이지는 어떤 식으로 운영하고 싶고, 라이브 송출 화면 (외부 서버)에서 우리 앱의 온라인 스토어로 어떤 식으로 연결하고 싶은지 등을 화면을 그려주고, 담당자분들과 미팅하면서 개발 및 서비스 기획 관련 업무에도 인볼브 했다. 그리고 이때, 우리 앱의 특성 (앱 기반 서비스이지만, 웹 기반이랜다... 나는 여전히 이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내가 원하는 모든 화면은 전부 개별의 코딩과 퍼블리싱이 필요했다.)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되었달까.


그리고 마침 팀 선배가 그간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지 못했던 MD들을 묶어서 판매하는 기획전 컨셉을 잡은 내용을 보고, 해당 내용을 라이브에서 적극 홍보 및 판매하는 쪽으로 컨텐츠 전략을 잡고, 별도의 매장별 인서트 촬영, 호스트 섭외, 스크립트 검수 (5번은 한듯?) 등의 컨텐츠 관련 작업들을 이어갔다.

그리고 우리 앱 내에서는 어떤 수단들을 활용해서 고객에게 사전에 홍보를 할 것인지, 해당 내용들을 정리해서 배너 소재등을 신청하고 제작했으며, 이를 위해 홈 영역에 별도의 배너 솔루션을 만드는 일까지 벌렸다.


그렇게 진행했던 라이브 커머스는 view가 기록적이지는 않았지만, 어찌됐든 '최초'라는 점에서 나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고, 우리 브랜드의 찐 팬들이 참여해서 전환율이 무려 40%정도 되는 좋은 효율을 보였다. 또한 이렇게 서비스기획 부서나 개발 부서와 협업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어떤 식으로 우리 앱과 관련된 서비스들이 기획되고 개발되는지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다음번 기획에 대해서 컨텐츠나 프로모션 택틱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도 고민해 볼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솔루션 업체에서 또한 컨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굉장히 높고, 전환율이 높은 성공 케이스로 우리 브랜드의 라이브 커머스를 바라봐 주었다.


그렇지만,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닌 법. 매출은 기대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었고, 준비된 물량 대비 판매량은 높지 않았다. 어찌됐든 라이브 커머스는 '커머스'이기 때문에 매출로 평가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고, 최초의 시도라는 내용과 컨텐츠 마케팅적 활용에 대한 기회를 찾을 수 있었던 면과는 달리, 매출이 크지 않아서 이후의 자사 라이브는 더이상 진행하지 않는 쪽으로 리더십의 의견이 있었다.




나라는 개인의 커리어에서는 엄청난 브랜드의 '최초'의 자사앱 라이브 커머스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지만, 그 '최초'가 마지막이 된 양면의 모습을 남긴 라이브 커머스.


팀도 옮겨지고 다시는 안하게 될 줄 알았던 라이브 커머스는 나에게 다시 돌아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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