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그후에 깨닫는 찬란한 순간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

by 제주희


하루를 보내는 24시간 중

하늘을 바라본다는 건

마음의 여유와 너그러움이 생겼다는 뜻인 것 같아요


어릴 적이나 젊었을 때는 자연이 주는

싱그러움과 상쾌함이 당연한 줄 알았죠

그러나

이제는 자연의 신비함에 감사하고

4계절을 몸으로 느끼며,

계절마다의 특색을

경험할 수 있는 나라에 산다는 것

또한 감사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오전 7시. 남편과 아이들을 깨워야 하는데

새벽 기상 후 읽던 책을 마무리하고 싶어

약간 늦은 7시 10분에 깨우게 되었어요.


아이고! 하며 커튼을 쳤고

10분 사이에 해가 뜨고 있는 걸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보는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

해가 뜨고 해가 질 때의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은

마치 수채화를 보는 듯해요.


아직 차가운 바깥바람을

아침저녁으로는 느낄 수 있어

찬 공기를 크게 들이쉬며 맞이한 아침입니다.

이제는 바깥바람을 크게 숨 쉴 수 있음에도

감사해야 하는 시대가 왔어요.

다행히 오늘은 미세먼지가 좋음으로 떴고,

미세먼지 농도가 좋고 나쁨인지

확인해야 하는 시대니 말이죠.


아침 시간에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3분,

하늘과 바다를 본 3분이

온종일 머릿속에 맴돌았으며

그러다 관계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어요

사람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살아가요

관계 속에서 위로도 받고, 상처도 받고,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위로를 받아

또 다시 살아갈 힘내고,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의

책에서 봤던 문구가 생각이 났어요


"한 가지 분명한 답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따라서

사랑과 행복도 남들과의 관계에

아주 많이 의존한다는 것이다

사랑과 우정, 공동체 없이

누가 행복할 수 있을까?

혼자서 외롭게 자기중심적인 삶을 산다면

결국 비참한 신세가 될 것이 거의 틀림없다

따라서 최소한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가족과 친구, 공동체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조언-유발 하라리


육아를 하는 나의 삶에서는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살아갑니다


아이들이 사춘기를 맞이하여

자신의 존재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겪는 시기가 올 것이며

친구가 전부일 때가 올지라도

엄마를 보면 언제든 서슴없이 다가오길 바라고,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려면,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따뜻한 엄마의 분위기를 아이들의 기억 속에

남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같이 웃는 것,

같이 있는 시간이 서로 재미있는 것,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


생각해 보면 저 또한

똑같은 말을 상대방에게 듣더라도

내 머릿속에 불편한 사람이라는

인상이 남아있는

사람과의 대화보다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같이 있으면 마음이 편한 사람과의 대화는

한마디 한마디를 마음 열어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를

생각하며 받아들이려고 하죠


그래서 요즘은 아이들이 맘대로 안 돼

울려고 하거나

서로 질투하며 다투거나 투정 부릴 땐

육아서에 나온 것처럼 훈육하기보단

두 팔 벌려 다가가 안아줍니디


안아주는 것조차 거부할 땐

아이의 옆에 가만히 있다가

울음이 조금 잦아들면 안아줍니다


아무 말 없이 안아줍니다


안아주며 나 또한 천천히 생각할 시간을 갖어요


나의 입장에서의 생각이 아닌,

아이의 입장으로 생각할 시간을 가지며.


많고 많은 육아서와

영상들을 찾아봤던 지난날들,

아이를 육아서에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나의 눈으로 바라보며

내 아이를 위한 육아서를 만들어 가게 됨을

깨닫게 되곤 합니다


아직 어린이집 안 다니는 둘째와 둘이 있을 때도

너무 지칠 땐 "엄마 10분만 눈 좀 붙일게.

너무 피곤해 눈이 아파"라고 말하며

둘째 무릎에 누워 10분 정도 눈을 붙여요

20개월인 둘째,

무릎에 누우면 장난치는 줄 알고 바로

무릎에서 나를 밀쳐내지만

내 옆에서 나의 머리카락과 얼굴을 만지며

기다려주는 둘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훈육, 당연히 필요하죠

되고 안 되고의 경계선을 잡아주는 건

부모의 역할입니다

그러나 훈육하기 전에

아이가 나의 훈육을 받아들일 정도의 관계가

좋은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서로 물든 것 같지만 물들지 않아

자신의 존재를 아름답게 비추는

하늘과 바다의 수채화 같은 경계선처럼

나와 아이들의 관계도

하늘과 바다의 경계선 같은

존재가 되고 싶은 바람이다”


그 바람을 지키려고

새벽 4시 30분에 같이 일어난 첫째가

글을 쓰는 내 옆에서 배고프다고 밥 주라고 해도

한숨부터 나오거나 한마디 하기보다는

첫째를 미소로 바라보며 밥을 주고 있는

현실 육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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