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분석: 상담자가 직무능력 향상, 자기이해를 목적으로 상담 받는 것
벌써 12회기나 되었다. 오늘은 내가 열심히 무언가를 계속 하는 것에 대해 작업을 하자고 하셨다.
가장 처음에는 한 해가 지났는데 어떤지 물어보셨고, 한 주간 어땠는지 물어보셨던 것 같다. 그 후에 저번 상담이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것에 대해 약간의 압박감이 느껴지며,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식으로 끝났기 때문에 이번주에는 그것을 핵심적으로 생각했다고 말씀드렸다.
이번에 여행을 가니 내가 무언가를 계속 하려는 것이 남들보다는 강하구나 하는 것이 확실하게 느껴졌다고 말씀드렸다. 같이 간 고등학교 친구가 원체 움직이거나 활동적인 것을 꺼리는 편이기도 하지만, 비에이 투어에 갔을 때 동석을 한 분과의 하루에서도 내가 바삐 무언가 사진을 찍고 생산적으로 쓰고 기록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이것이 이점만 있으면 별 문제 삼지 않겠지만, 스스로도 어느 정도 해야 할 것 같은 ‘압박’이 느껴진다고도 말씀드렸다. 그 이유는 내가 애착과 관련한 문제를 겪는 것과 연관이 있을 것 같긴 한데 정확하게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비에이 투어를 갔을 때, 동행한 분과 이성적인 기류를 느끼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말씀드렸다. 그런 것을 회피하려고 지적인 대화를 계속 꺼내거나, 사진을 열심히 찍어드리는 것에 몰두하거나. 분명한 것은 나는 그 기류를 경계하고 있었고 애써 피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난 내가 열심이고, 생산적인 것을 하려 하고, 주의를 몰두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애착적인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무언가 하려는 행동 자체에 대해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작업 후, 역시 내면가족체계치료는 무의식 속을 유영하며 상징적인 것을 떠올리고 작업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수많은 건물과 빌딩 사이에서 튀어 올라 끝없이 올라가려는 내 부분이 보인다고 말씀드렸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자 급박하고, 확고한데 자신이 어디로 향하지는 모르는 것 같아 보인다고 말씀드렸다. 그 부분은 내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공격당하고 스스로가 바로 설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내가 있기 때문에 지금의 건강한 네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부분이 보는 나는 나태해 보이고 지나치게 여유로워 보였고, 나는 그 부분이 너무 급하고 보는 것만으로도 피로하고 머리가 지끈거려오는 느낌이었다.
나는 그 부분에게 ‘그 공격‘이란 게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너도 알다시피 누군가에게 강하게 이끌리는 느낌을 갖게 되면 그 대상의 실재와 상관 없이 200%, 300% 부풀린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 대상을 기대하고 바란다. 하지만 그 상태로 대상에게 다가선다면 네가 기대하고 바라는 것을 절대 얻을 수 없었다. 실재가 아니라 내 환상이기 때문에. 그 순간 네가 느낄 자기 패배감, 자기혐오, 통제하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 것이며 그건 너도 잘 아는 느낌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나는 그 부분이 이해하는 것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아, 그래서 그 부분이 열심히 생산적으로 일하고 스스로의 집을 구축하고 쌓아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구나.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나는 그 부분에게, 건강한 내가 있으니 괜찮다고 말해주기 보다는 그냥 네 말을 들으니 이해가 된다고 말해주었다. 건강한 나의 부분으로 그 부분을 바라보기에도 그 부분은 건강한 나를 만드는 데 일정 정도 필요한 것이라 느껴졌기 때문이다.
다음 상담에서는 이 작업을 한 번 더 하며 내 부분을 다시 만나보기로 했다. 대신, 2주간 그 부분에 대해 더 발전되거나 확장된 생각이나 느낌이 있으면 말이다.
이번 회기는 내 핵심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날이었다고 느껴진다. 문제라고 여기는 이유는 부자연스럽고, 무언가를 회피하기 위해 생산적으로 행동하고, 그래야만 한다는 압박을 느끼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회기를 거듭해가며 내가 ’왜‘ 생산적일 수밖에 없는지 명료하게 정리하고 스스로를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