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몇詩
아침 담배는
비정하고 아련한 소멸이라
태어나는 즉시
사그라드는
입김으로 증발한다
툭 버려진 꽁초,
질끈 밟는 260 사이즈
까만 구두
담배는 즈려밟힐 운명을 알고
그토록 나란히 도열하고 있었을까?
알람에 멱살 잡혀 일어난
오늘도 살아나가야 했기에
어제와 다른 회사 로비로
또 한 번 몸뚱이를
구겨 넣는구나
역사를 아로새긴
이력서 몇 장
가지런히 스캔하는 넥타이들
되뇌고 되뇌이다
오발탄처럼 튀어오른 답변과
등골 타고 흐르는 미련들
기약 없는 침묵,
수고했다는 맺음말을
뒤로 한 채 나는 돌아왔다
증명사진보다
조금 컴컴해진 얼굴을 보며
다시 담배를 문다
조금씩 말소하며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나
아, 다음 면접은
내일모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