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안내 및 설명을 하는 도슨트(docent)는 라틴어이다. 원래는 대학의 전임 교수가 아닌 강사를 지칭하는 용어였으나, 1987년부터 "전문 지식이 있는 가이드로 특히 박물관에서 이용객에게 전시의 해설을 담당한다."라고 정의되기 시작하였다.
외국의 경우엔 많은 박물관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나 가이드, 박물관 교육 관련 직원, 학예사, 자원봉사자 등 전문적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의 경우 대부분의 전시 안내와 가이드는 박물관에서 교육을 받은 자원 봉사자들이다. 이들은 이용객들을 직접 대면하고 접촉을 통해 전시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알 수 있기에, 전시와 전시물을 설명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객의 호응은 물론 질책까지도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미술관을 찾는 연령과 계층은 다양하다. 그 말은 즉슨 미술작품을 지각, 이해, 추론하는 수준과 방식도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도슨트가 관람자의 미술작품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고 전시 관람을 보다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드는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선 미적 인지 단계를 이해해두어야 한다.
미술작품을 보는 접근 방식과 미술관 방문에 대한 기대를 조사한 해석 프로젝트(Interpretive Project) ¹ 통해 관람자를 크게 초보 관람자, 아마추어 관람자, 전문가 이렇게 세 집단을 나눌 수 있다.
(¹미국 덴버 미술관이 2년 반에 걸쳐 1,000여 명이 넘는 관람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추적조사,
심층 인터뷰를 통해 미술작품을 보는 접근 방식과 미술관 방문에 대한 기대를 조사한 해석 프로젝트
양지연, '관람자 연구:미술관 관람자는 작품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국립현대미술관, 2001, p38~39)
초보 관람자
이들은 미술에 관심은 많으나 예술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해 작품을 혼자 관람하는 것에 대해 확신이 없다.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관람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하지만 미술을 통해 즐겁고 평화로운 느낌을 받으며 작품을 볼 때 감정적인 부분을 더 중요시한다. 미술관 방문은 삶의 활력소, 에너지의 재충전, 즐거움을 위한 여가 선용 등으로 여기며 정확한 의미를 아는 것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맞음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자신의 감정이 더 지배적이며 작품의 의미를 더 알고 싶지만 방어적 자세가 공존한다.
아마추어 관람자
미술에 대한 일정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전시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여 계획된 관람을 한다. 기본적 작품 감상법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혼자 방문하는 것을 선호한다. 예술작품은 문화, 사회적 맥락 안에서 예술가가 창작한 것이라 생각하며 예술가의 의도, 미술사적, 사회문화적 영향에 의해 해석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 해석할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들도 초보 관람자처럼 감정적인 부분을 중요시하고 있으며 개인의 경험을 작품과 연관하여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작품에서 개인의 연관성을 개입하려 하며 감정을 중요하게 여긴다. 또한 개인의 선호도와 관계없이 작품이 주는 기회를 허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
전문가의 특성은 네 가지의 영역으로 도출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형태와 균형, 조화 등에 초점을 둔 '지각적'반응이다. 두 번째로는 작품의 감정적 내용과 개인의 연관성에 기초한 '감정적'반응이다. 세 번째로는 미술사와 이론적 이슈에 주목하는 '지성적'반응이며 네 번째는 작가와 작가가 살았던 시대적, 문화적 배경과 연계하려는 '소통적'반응이다. 즉, 역사적인 정보와 사회문화적 맥락, 인간의 감정과의 연계, 감각적 인식, 상상력 등을 통하여 비평적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 또한 작품을 감상할 때 많은 시간을 들여 감상하는 특징이 있다.
자료 개발 → 해설 → 안내 → 일정관리
자료 개발
자료수집
1. 전시 관련 기본자료(전시서문, 도록, 글)를 수집한다.
2. 전시 주제 및 테마를 파악한다.
3. 작가 및 작품에 관한 히스토리를 수집한다.
4. 전시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를 수집한다.
5. 미술관 교육일정을 참가한다. (전시기획자 및 작가와의 만남, 강연회 등)
스크립트 작성
1. 전체적인 자료 나열 방식의 스크립트 버전①을 만든다.
2. '3단 구성(도입, 전개, 정리)'로 정리한다.
- 도입 단계에서 주의 집중 문구를 작성한다.
- 도입은 5~10%, 전개는 80~85%, 정리는 10%로 계획
3. 투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스크립트 버전②를 만든다.
- 핵심이 되는 요점을 점차 압축해 나간다.
- 중요한 곳이나 특별한 내용에는 체크해둔다.
최종 시나리오 완성
1. 설명 시연 후, 모니터링을 통해 최종 스크립트를 다듬는다.
- 전체 소요시간의 80~90%로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실제 투어의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된다.
2. 호기심과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창의적 설명이 부연되어야 한다.
3. 마무리에서 끝맺음 인사와 설명 내용을 다른 작품에 적용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한다.
해설
인사 및 소개하기
1. 명찰을 패용하고 가급적 무선 마이크를 사용한다.
2. 전시장에 10분 전 도착하여 분위기와 관람객 대상을 파악한 후 설명을 준비한다.
3. 가벼운 멘트로 주위를 환기시키고 소속과 자기 이름을 공손하게 밝힌다.
(예: "저는 도샘 전시의 작품 설명을 맡은 도슨트 OOO입니다.")
관람객 파악하기
1. 관람객의 연령, 인원 규모, 방문 횟수 정도를 파악한다.
2. 적절한 설명 시간, 학습 전달 방식을 결정한다.
관람 개요 설명하기
1. 관람 전 참가자에게 에티켓, 일반 주의 사항을 설명한다.
(예: 아이와 함께 온 경우,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손을 꼭 잡아주세요."라고 안내한다. 작품 보호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 설명한다.)
2. 설명 방식 및 진행 시간에 대하여 사전 설명한다.
(예: 15점 내외의 작품 설명 시 총 40~50분이 소요된다.)
3. 전체적인 전시 구성을 숙지시킨다.
4. 전시 개요를 대략 2~3분 안에 설명한다.
5. 전시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전시작품 설명하기 (작품 당 3~5분)
1. 설명할 작품 앞으로 관람객을 유도한다.
2. 작품 옆으로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며 약간 비켜선다.
3. 작품이 잘 보이도록 관람객의 위치를 정리한다. (관람객은 작품과 약 1.5m 거리 유지)
4. 작품 간에 감상할 수 있도록 약 3~5초 정도의 시간을 준다. (설명 참여 후 자유롭게 재감상을 유도한다.)
5.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분석 전후로, 주제나 유형별로 간략한 설명을 한다.
6. 작품에 대한 분석과 필요한 배경 설명을 한다.
- 작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지 말고 말로 지칭한다. (예: "여러분이 보시기에 우측 상단에~")
- 일방적으로 많은 정보와 지식을 나열하지 말고 작품 별로 요점만 설명한다.
- 질문을 유도함으로써 관람객들이 스스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다.
7. 다음 설명할 작품과 위치를 안내한 후 자리를 이동한다.
- 동선을 고려하여 이동하고 먼저 가서 기다린다.
해설 마무리하기 (5분 / 5분을 넘기지 말 것)
1. 오랜 시간 함께 참여해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한다.
2. 설명 중 빠진 작품도 작품 해설 내용을 참고하여 개인적으로 다시 한번 천천히 감상하도록 유도한다.
3. 전시 관련 안내
- 강좌, 주말 프로그램, 음악회 등 프로그램 안내
안내
미술관 이용 안내하기
1. 미술관 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관람객을 파악한다.
2. 각 층별, 전시 별 전시내용을 간략히 설명한다.
3. 외국인일 경우 영어로 안내한다.
4. 부대시설(화장실, 카페테리아, 아트샵, 식당, 정수기, 개인용 사물함, 어린이 놀이방, 수유실 등) 위치를 파악한다.
5. 각 전시실 앞에 안내 책자를 확인한다.
6. 휠체어, 유모차 동선을 파악한다.
7. 민원을 접수한다.
부대행사 안내하기
1. 월 별 부대 행사를 검토한다.
2. 부대 행사의 장소를 파악한다.
3. 부대행사의 예약 여부를 확인한다.
4. 부대 행사의 유료/무료 여부를 확인한다.
5. 부대 행사의 안내 책자를 비치한다.
일정관리
예약 설명 확인하기
1. 관람 날짜, 연력, 시간, 단체명, 인원, 지역을 확인한다.
2. 예약한 학습자에게 전시를 홍보하고 인솔자에게는 미술관의 관람의 유의사항 및 전시 관련 자료를 전달한다.
3. 투어 30분 전, 미술관 입구에서 예약 상황을 확인한다.
4. 인솔자에게 제공할 전시 포스터 및 브로슈어를 준비한다.
5. 도착 10분 전, 미술관 입구에서 관람객과 대면 준비를 한다.
6. 예약 학습자를 위한 이름표를 준비한다.
전시에 대하여 열심히 연구한 도슨트가 작품 앞에서 모조리 설명한다고 해서 그것이 관람객의 머리로 그대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교수 방법에 따라 학습되는 것이 다르듯이 전시장도 마찬가지이다. 도슨트는 작가에 대한 간단명료한 정보와 함께 작품의 주요한 내용을 설명하며 전시의 개념을 이야기 안에 녹여서 제한된 시간 안에 설명하는 것이 키 포인트이다.
관람객을 이끄는 도슨트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중요하다. 떨리거나 초조한 마음이 관람객에게 비추어진다면 그들이 도슨트에게 갖는 신뢰도는 떨어지고 전시 관람이 불편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따라서 자신감을 갖기 위해 많은 연습과 리허설이 필수다. 또한 관람객들과 가까이에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하는 것은 효과적이므로 될 수 있으면 관객과 사이를 좁히는 것이 좋다.
관람객의 질문이나 발언에 적절히 답변해 주고 긍정적인 상호 의견 교환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도슨트와 관람객의 상호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질문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며 질문은 관객이 대답할 수 있는 것으로 한다. 질문을 많이 할 경우 관객이 불쾌할 수 있으니 적절하게 한다.
언어 소통으로는 해설이 간단하지 못하거나 발음이 불분명할 경우, 또 이야기를 너무 빨리 할 경우 등의 이유로 상호 소통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내가 하는 도슨트를 듣고 있는 관객을 생각하며 설명하는 것이 좋다. 분명한 의미 전달과 짧은 문장으로 간단하게 표현한다. 적절한 언어 선택과 성량으로 관람객 앞에서 말한다.
발음을 유의하며 받침 'ㄴ,ㄷ,ㄹ,ㅁ,ㅂ'의 발음에 신경을 써야 한다. 어미처리는 짧고 분명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이야기는 생동감 있게 말하여 강조할 부분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한다.
전시 기획자를 제품 생산자에 비유한다면 도슨트는 세일즈맨에 비교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올바른 인지와 그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신뢰도를 도슨트가 스스로 갖고 있지 않다면 절대 관람객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²
². 한주연, [도슨트, 전시의 스토리텔러], 삼성미술관 연구논문집(제3호),2002, p97~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