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중심의 공무원시험 공부법_01
‘수험전문가’라는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얘기한다.
“강의 열심히 듣고, 기본서 완벽하게 보세요.”
이는 수험생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무책임한 조언이다. 수험전문가는 한마디 덧붙인다. “시험이 오픈 북이면 기본서 가져갈래? 문제집 가져갈래?” 정답은 기본서다. 물론 우리가 시험장에 가져갈 수 있는 건 ‘안전한 기본서’가 아니라 우리의 ‘불완전한 머리’뿐이다.
그들은 흔히 “편법 쓰지 말고 그냥 안전한 공부법으로 공부하라”고 말하지만 안전한 공부법이라는 것 자체가 수험에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신기루에 불과하다. 이 사실은 공부를 실제 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안전하게 공부하기에는 공부해야 할 과목과 범위가 많아도 너무 많기 때문이다.
□ 도대체 무엇이 안전하단 말인가
평균적인 보통의 수험생은 거의 대부분 강의와 기본서에 의존한다. 1년 동안 죽도록 공부해서 얻은 결과는 처참하다. 시험장에서 만난 문제들은 익숙한 단어들로 구성되긴 했는데 정작 정확히 풀 수 있는 문제가 단 한 문제도 없다.
이 참담한 결과를 얻기 위해 그 안전하다는 공부법을 쓴 것인가? 이 참담한 경험은 안전한 합격을 위한 필수 과정인가? 공부 내공을 쌓기 위한 과정인가? 다 어림없는 소리다.
안전한 공부법이 진정 안전한 공부법이 되기 위해선 조건이 있다. 내가 목표로 정한 특정 점수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없어야 한다. 즉 누구라도 그 방식을 썼다면 노력한 만큼 점수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안전한’ 공부법이라고 부를 수 있다.
강의와 기본서 일변도의 학습법은 이런 의미에서 오히려 가장 안전하지 못하다. 수험생의 개인 공부역량에 따른 변수가 너무 많다. 보통의 수험생이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서 얻은 점수가 그걸 정확하게 입증한다.
□ 안전한 공부법이 가장 위험하다
강의와 기본서는 그 자체로서는 가장 ‘완전한’ 존재다. 누구도 이를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강의와 기본서에는 시험에 출제되는 거의 모든 것들이 총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강의와 기본서가 완전한 존재인 것과 이들을 우리가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즉 강의와 기본서는 오직 그 존재 자체로서만 완전하여 안전할 뿐, 학습의 수단으로 쓰기에는 가장 위험한 양날의 검이다.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강의와 기본서에서 벗어나는 문제가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강의와 기본서 중심의 공부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가장 흔한 수험학적 오류다. 안전한 것은 그 강의와 기본서지, 그걸 공부하고 있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은 결코 안전하지 못하다. 무수히 많은 변수들을 돌파해야 하는 한 마리 순한 양에 불과하다.
요컨대 100개 잡으려다 겨우 10개만 잡아서는 안전하다고 말할 수 없다. 80개라도 무조건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한 공부법이다. 80개만 잡고 나면 나머지 20개는 저절로 알아서 잡게 된다. 진짜 안전한 공부법은 특정 실력까지 최대한 빨리 올려주는 공부법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안전하다는 말을 쓸 수 있다.
아무리 강의 열심히 듣고 기본서 예쁘게 꾸며봤자 시험장에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의 머리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