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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지기 인터뷰 May 21. 2019

[김소희]공감할 수 없는 타자가 대변하던 청년정치종언

김소희 미래당 공동대표 

우리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청년이라는 단어를 유난히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선거 때만 되면 ‘청년’이란 말을 무슨 마법의 주문인양 입에 달고 다닌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어서 ‘청년’을 선거 일부분으로 무게감 있게 다룬다.


청년과 청년정치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는 일은 바람직하다. 알려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우리에게는 이 시대의 청춘은 무엇을 고민하고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살펴야 할 의무가 있다. 청년정치를 더욱 고민하고 성찰하면서 발전시킬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청년이 하는 정치만이 과연 진정한 ‘청년정치인가?’라는 아주 단순한 물음에서 시작한 미디어내일N의 청지기 인터뷰, 오늘은 청년정당인 미래당 김소희 공동대표와 함께 청년정치의 본질 탐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나도 청년이라고 할 수 있나?
청년, 안정적인 사회계층에 편입되지 못한 계층


우리 사회가 흔히 사용하는 ‘청년’이라는 단어는 행정적 편의에 따른 ‘세대 구분 짓기’라고 칭할 수 있다. 즉 우리 사회 계층을 읽어내기 위해서, 세대별 계층을 쉽고 명확하게 나누기 위해서 ‘청년’이라고 ‘생물학적 정의’로 규정하고 있다.


주류세대가 이야기하는 ‘청년’이 과연 20∼30세대를 의미하는 것일까? 특히 2030세대를 주축당원으로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 청년정당인 미래당은 ‘청년 계층’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소희 공동대표는 “미래당에서도 ‘청년’의 계층적 특징을 정리하려고 노력했는데, 쉽게 답이 나오고 있지 않다”면서 “항상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실한 것은, 지금 현실에서는 청년이라는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더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면서 “부모님 세대만 해도 일정한 시기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집도 사는 식으로 인생이 정해진 시대였다면 지금은 그런 구분이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금의 청년은 더 다양해지고 기존의 정해진 틀을 거부하기 시작한 세대”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정해진 틀을 거부하기 시작한 세대’를 ‘청년’이라고 규정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우리 사회가 규정하고 있는 규칙을 해체하고 있다는 뜻일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하면 직장을 얻고, 직장을 가지고 나면 결혼을 하고, 결혼하면 아이를 가지고, 이후 자기 집을 소유하면서 안정된 가정을 꾸려야 한다는 ’통념‘에서 벗어난 세대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의’로 이런 일반적 통념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 통념을 동경하며 그런 사회적 틀에 편입되고 싶어 한다. 지금도 누군가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취업 준비, 각종 시험, 고시 등을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통념에 맞추기 위해 발버둥을 칠 것이다. 하지만 김성태 의원 자녀의 특혜 취업에서 볼 수 있듯이 통념에 들기 위한 발버둥은 말 그대로 발버둥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현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김소희 대표는 “안정적인 범위 안에 들어가지 못한 계층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좀 애매할 정의일 수도 있지만, 같은 나이인 친구들도 스펙트럼이 너무 다양해 한 가지로 단정 짓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제 친구는 비정규직으로 일하면서 2년 계약 기간이 끝나면 앞날을 고민하고, 반면에 다른 친구는 대기업 커플인데 안정적 직장을 다니면서 벌써 신도시에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며 “같은 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세대를 향유했던 친구들이지만, 너무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을 한데 묶어 청년이라는 범주에 욱여넣는 것은 사실 무리다”라고 강조했다.


청년이란 정의는 무너진 울타리 속에 살아가는 친구들이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정말 치열하게 오늘 하루도 살아내고 있다.
청년은 정치에 무관심하지 않다.

지금의 2030은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았고, 젠더 감수성도 높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촛불혁명에서 봤듯이 공정함, 평등, 합리성 등도 중요시 하는 세대다. 이런 세대 특징이 갑질 문화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면서 속칭 ‘꼰대성’에 대해서도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기성세대가 말하는 ‘단일대오 조직화’의 전통과는 달리 SNS 등 1인 미디어의 형식을 이용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에 김 대표는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해왔던 방식대로 2030세대를 다루려고 해왔기 때문에 청년들이 정치에 무관심한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030세대의 이런 변화된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정치 플랫폼을 바꿔야 한다”면서 “기성 정치인들이 청년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는 청년의 삶에 자연스레 들어와 있다.
“다만 모를 뿐...”


민주화시대 청년들의 정치 참여와 2020년대를 사는 청년들의 정치 참여는 그 범주가 다르다. 과거에는 민주 대 반민주, 독재 대 반독재의 명확한 이분법적 사고가 통했고 피아 구별도 가능했다. 하지만 과거의 이분법적 사고로는 현 대한민국의 사회상을 제대로 읽어낼 수 없다. 당연히 대처도 부족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 문제, 주거 문제, 성소자의 목소리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이 과거처럼 명확한 하나의 원인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때의 정치와 지금의 정치는 많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자기들의 울타리 안에 갇혀있다가 보니 변화와 혁신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 국회는 평균나이가 55.5세인 중년 남성으로 이루어져 있다”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살았던 젊은 시절의 시각으로 지금 청년의 삶을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연히 그들은 지금의 청년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로만 청년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치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나도 해봐서 아는데’라고 외치던 모습이 오버랩 된다”고 설명했다.


실례로 김 대표는 작년 8월, 10년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실업급여를 처음 신청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아! 모두 일자리 정책을 이야기하지만, 하나도 바뀐 게 없구나’하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실업 담당자는 실업급여 신청자들을 닭장 같은 데 넣어놓고 “너, 실업급여 받으러 왔지. 받으려면 이런 교육을 받아, 옜다.”라는 식으로 서류를 내밀었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일지 모르지만, 듣는 사람은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실업자라서 위축된 적이 없었는데, 그곳에 갔다 와서는 마음이 위축되고 자신이 초라해졌다고 한다.


일자리라는 것이 단순히 돈만 버는 게 목적이 아니다. 성취감과 삶도 같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자리 정책은 사람을 그냥 돈으로만 취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업자로 이런 일을 겪어보니 청년 실업이 심각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 그리고 ‘당사자 정치가 정말 중요하구나’ 절감하게 되었다고 한다.


실업이 가져다준 또 다른 의문들. ‘왜 자발적으로 퇴사한 친구들은 실업 급여를 못 받아?’ ‘나는 고용보험을 10년이나 가입했는데, 왜 실업급여를 7개월밖에 못 받아?’ ‘10년이나 근무했으면 1년 정도는 내 삶 좀 리뉴얼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줘야 하는 것 아닌가?’


당사자 정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젊은 사람이 참여하는 것이 청년정치가 아니라 진짜 당사자가 하는 정치 말이다. 여성, 소수자, 장애인 직접 나서서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정치가 비로소 빛을 발한다. 장애인들이 직접 만드는 정책이 더 디테일하고 실효성이 있지 않겠는가.


김소희 대표는 당시의 경험을 토대로 “자기 삶과 부딪치는 사람이 훨씬 더 실질적인 문제가 뭔지 안다”면서 “청년정치야말로 당사자 정치가 반드시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감할 수 없는 타자가 대변하던 정치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없는 청년을 청년정치가 대변해야 한다.
동시대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공감하는 당사자들에 의해 대변되는 청년정치


김소희 대표는 “정치란 ‘오늘 이만큼 살았으면 나은 내일이 있겠구나’라는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희망이 없는 청년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빚쟁이로 사는 친구들. 집 없이 계속 떠돌고 월급의 절반 이상이 주거비로 지급하고,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는 일터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예로 들면서 “청년정치는 이들 옆에 있어야 하지, 저기 국회의사당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청년 정치의 한계점, 돈과 조직


청년들의 정치 참여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러한 제한 사항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돈과 조직”이라고 답했다. 사실 모든 청년 정치인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이 두 가지 문제이기도 하다.


거기에 김 대표는 “세대교체가 어렵다”라는 점을 추가했다. 그는 “정말로 미래를 생각하는 정치인이라면 청년정치를 키우고 다음 세대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정치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8선, 9선 하면서 40, 50년을 국회의원 생활을 한 정치인에게 어떤 새로움이 있고, 개혁이 있는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에게 권한과 기회는 주지 않으면서, 젊은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해서 선거 때만 되면 풍선 인형처럼, 홍보 마케팅 인형처럼 젊은이를 앞에 내세우고 싶어 한다”고 꼬집으며 “이제는 기성 정치인들이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정당에서는 국회의원 3선 연임 제한이 위험한 주장이라고 한다.


김 대표는 1억2000만원에 달하는 연봉, 그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혜택, 보좌진과 인턴 등을 국회의원의 대표적 특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세비를 줄이면 부정부패가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지만, 지금 수준의 50% 정도 삭감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보좌진과 인턴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고 꼭 짚어 말했다.


이어 “의원이 법안 발의하는 것을 보면 무슨 실적 싸움하듯이 만들어 낸다. 청년기본법만 해도 그렇다”면서 “유행처럼 별 차이 없는 법안을 이름만 달리해서 의원마다 하나씩 만들어 내니 낭비도 이런 낭비가 없다. 필요한 법안은 심사숙고해서 하나씩만 만들면 된다. 그러면 세금 낭비도 없어질 것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미래당은 당규에 국회의원 3선 금지를 명시했다. 더불어 당 대표도 3선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김 대표는 “국회의원 특권을 지금의 반으로 줄이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도 혜택이 적어진다면 정말 정치해서 세상 바꾸고, 제도 바꾸고 싶은 사람들만이 정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 다음 정치를 누가 주도하느냐고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사람을 키우는 정치를 하면 그러한 문제는 저절로 풀린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의 정치, 대선주자 중심의 정치가 아닌 정당정치에서


정당은 정권 창출에 그 목적이 있다. 수권을 위해서 정당은 정책 및 법을 정당 이념에 맞추어 패키지로 제시하고 거기에 찬성하는 사람들을 모아야만 한다. 인물 중심의 정치가 아닌 정당 중심, 정책 중심의 정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에 김소희 대표는 “미래를 위한 정책연구에 몰두하는 정치세력만이 살아남을 수 있으며, 정당의 기능도 더 강화될 수 있다”면서 인물이 아닌 정당 중심의 정치에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청년 정치인의 기준도 제시했다.


김소희 대표는 “청년 정치인의 자격은 더는 자신이 이 시대 청년을 대변할 수 없거나 기성화가 되었다고 느꼈을 때, 과감히 자신의 자리를, 기득권을 버릴 수 있는 절제와 용기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성화’에 대해서는 “변하기 싫어하는 것이다. 변화가 두렵고 내가 가진 것을 더 고민하는 시점이 바로 기성화 되는 때다. 기성화를 늦추려면 다음 세대를 고민하는 열린 사고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는 경청한 후 합의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건 다 틀려. 이것만 맞다’라면서 자신의 의사만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태도는 위험하지만, 보기에 따라 ‘소신’이라면서 추켜세워 주는 분위기도 이 사회에는 아직 존재한다.


이에 김 대표는 청년 정치인의 자격으로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한다. 물론 상대를 설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맞고 틀리고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나라 정치에 가장 큰 문제는 “옳고 그름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젊기에 정치주체로 나서겠다는 것 아니다
다음 세대를 키워나가는 정치, 동시대 청년을 대변하는 정치
옳고 그름으로 사회를 분열시키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병폐


김 대표, 역시 자신도 30대 중반으로 들어섰고,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자신도 청년 감수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젊으니까 정치한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어느 시대든 청년문제는 늘 있었고, 앞으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세대 간 갈등도 더 커질 것이고 이런 갈등은 증폭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정당에서 얼마나 선순환시켜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젊으니까 정치 주체로 나서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키워나가는 정치. 그 시대 청년들을 대변하겠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든 정당들이 청년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청년 정치학교라는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기존 정당에서는 정치학교라는 것이 선거에 출마 시 이력서 기재용 혹은 당내 정치인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래당도 ‘공감학교’라는 이름으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정치학교가 아니라 공감학교를?


김소희 대표는 “정당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유명 스타 정치인들이나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해 강의를 듣는 등 일정 교과 과정을 수료하면 졸업하는 형태다”라며 “해당 정당이 얼마나 힘이 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정치학교 졸업자에게 여러 특전을 부여하면서 청년정치를 키우는 것은 좋은 일이다”고 각 정당의 정치학교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대표는 “다만 이런 방식이 정말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커리큘럼인가라는 의문은 가지고 있다”면서 “더 큰 문제는 기존의 정당정치학교가 ‘말하는 사람’만 있고 ‘듣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떤 분야에서는 청년 친구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당의 청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기성 정당들이 이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공감학교’”라고 말했다.


미래당의 ‘공감학교’에서는 임의로 선정하는 특정 강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공감학교의 담당자가 강사를 섭외하는 방식은 다른 정치학교와 같으나 대상을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활동가들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미래당의 공감학교에는 강사가 없다. 지역에 맞는 청년 활동가를 초빙하거나 참여자들이 직접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요청하면 그 사람을 섭외하는 형태다”며 “이런 방식의 장점은 참여자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공감하기가 쉽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능력과 강한 리더십 등도 꼽을 수 있겠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누군가의 삶에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느냐’ 하는 공감능력이다”라며 “타인과 공감할 수 있을 때 진심이 전달되고, 진짜 정치의 힘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정치가 변화하고 발전하는데, 기성 정치인들은 자기 이야기만하고 자신의 이야기만 옳다고 한다”면서 “다양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정당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이 정치가 해야 할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은 자기를 이야기할 공간이 없다. 1인가구화가 가속되고, 본인들은 유튜브 등을 통한 간접경험을 소비하면서 스스로 파편화돼가고 있다. 동네 친구도 없고, 커뮤니티도 부재하다. 청년들은 점점 사회에 소외되어 가고 있다.


공감학교, 공동체의 복원


김 대표는 공감학교에 참여하신 분들은 한결같이 “오길 잘했다”라며 높은 만족도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감학교는 “공동체를 복원하는 역할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기존 정당에 널리 퍼져있는 상명하달식, 수직적 소통구조를 공감학교를 통해서 수평적 소통구조로 변화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공감학교는 3기째를 운영하고 있다. 1기를 시작했을 때 300명 정도 왔지만 지역별로 10∼15명 정도로 추렸다. 공감학교 주인장이 끌고 나갈 수 있는 규모는 딱 10명 정도다”면서 “학교를 열고 학생이면 학교 얘기, 회사원이면 회사 얘기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다보면 다양한 공감대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아, 정말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가 있구나 하고 사고가 확장 된다”라고 했다.


그는 “가끔 강의도중 지방선거 같은 이야기를 하면 대뜸 ‘우리나라 맥주가 맛이 없는 게 세금 때문인 거 아느냐?’ ‘도수에 따라 매겨지는 세금이 이상하다’ ‘맛있는 맥주 만드는 법은 왜 안 만드나?' 등 정치에서 아무도 하지 않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는 모습이 굉장히 신선하다. 기존 정치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모습이다”며 “취업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개최하는 사설 컨설팅에 참여하는 청년들도 쓸 데 없는 데 돈 쓰지 말고 차라리 여자들이 관심 있는 퍼스널 컬러 등을 지도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들으면서 신선했고 청년들이 생각하는 날 것의 니즈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이런 건 왜 정치에서 못 다루지?’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되게 좋았다”라고 했다.


미래당은 대학생위원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미래당은 청소년 커뮤니티 운영에 치중한다. 


김소희 대표는 “정치는 다음 세대를 키우는 데 본질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 중의 하나가 10대 때 정치가 부재하다는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유와 토론을 통한 자기주도식 교육대신 주입식 교육으로 채워지고, 토론하고 연대를 통한 문제해결 대신 경쟁으로만 채워지는 대한민국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이에 미래당은 청소년들이 정치를 교육하고 공부할 수 있고, 얘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게 되었다. 그는 “행사를 하려고 해도 부모님 동의가 필요하고. 법적으로 청소년 당원이 인정이 안 되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다른 청소년 단체 자문을 받아보고 공감학교 청소년반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진행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18세 선거권 하향,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거냐?


보수진영은 항상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 ‘교실을 정치판으로 만들 거냐?’고 비판한다. 거의 무논리에 가깝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공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가뜩이나 싸움질로 날을 새우는 국회의원들을 보고 질린 마음에 학생들까지 그 지저분한 싸움판에 들어서야 되겠냐는 물음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단호하다. 그는 한마디로 “정치판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명쾌하게 반론한다.


그는 “보수진영이 정치로 국민들을 늘 그렇게 이용해먹었으니까 사고방식이 그렇게 밖에 안 흘러간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면서 “유럽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10대의 정당 가입이 자유롭다. 아이들끼리 정치 토론도 한다. 미국 대선 때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토론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서로 열띤 토론을 하면서 트럼프는 어떻고, 힐러리는 어떻고... 주장이 격렬했지만, 토론에 임하는 자세가 모두 훌륭했다. 우리도 그런 장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이라고 그렇게 순진하지만은 않다. 어른들이 찍으라고 한다고 무작정 찍지 않는다. 더 많은 권한을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미래당은 선거권 18세 주장은 시작이고 만16세까지 선거권을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교육 받는 당사자가 투표권을 갖게 되면 지금 교육정책이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지금의 교육 정책은 기성세대가 설계하고 강요하는 시스템이다. 이제는 부모님의 욕망이 아닌 청소년들 원하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미래당은 주장하고 있다.


김소희 대표는 선거연령과 더불어 중요한 사항이 ‘피선거권 하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기 때 공동대표였던 이성윤 씨가 선거 출마를 준비했는데 4개월이 부족해서 출마를 포기한 경험이 있다. 이를 부당하게 여겨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지금도 피선거권 기준이 만 25세로 정해진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추측컨대 그쯤 되면 군대도 갖다왔고 대학도 졸업할 나이니까 정치도 할 수 있다는 뜻인 것 같다. 그렇다면 정치는 군대를 갔다와야만 할 수 있다는 건가? 말이 안된다. 선거라는 것은 선거권이 생기는 순간 남도 뽑을 수 있지만, 당사자도 출마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공감이고 정책이다.


김소희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때 도봉구 구의원으로 출마했었다.


김소희 대표는 예비후보시절 빨간 바지를 입고 명함을 돌렸다고 한다. 그 빨간 바지 때문에 ‘자한당 이냐?’는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고 한다. 더불어 그만큼 더 많은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고 한다.


김 대표는 청년들과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것은 “청년이 투표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라 정치에 무지하다는 사실”이라고 한다. 대부분 갓 선거권을 얻은 청년들은 자기 주장이 분명했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합리한 일에 대한 비판을 거침없이 쏟아 냈지만, 동시에 정치가 자신들 삶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와 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시말해 변화를 위해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20살 언저리의 친구들이 이렇게 방관자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학생과 청년 사이 공백기에서 누구도 정치와 선거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10대 때는 공부만 하라고 해놓고 막상 스무 살이 되니 ‘투표라는 걸 해볼래?’ 한다. ‘너는 어느 정당을 지지하니’ ‘너의 정치색은 뭐니?’ 준비 안 된 청년들에게 얼마나 어렵고 무서운 질문일까.


이 친구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가 부재하다. 청년정치는 다양성이라는데 이들에게도 필요한 정치적 영역이 있고 그들이 두드리고 알아야 하는 정치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김 대표는 “미래당은 원외 정당으로서 존재가치는 이러한 인식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다시말해, “미래당은 청년정치를 살리고 청년 세대에게 맞는 정치 화법과 정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라는 점을 체득했다고 한다.


그래서 선거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이제 좀 살아남아봐야겠다.

우리나라 선거는 ‘공정 선거’라는 명목 하에 치러지지만, 청년들에게는 너무 불리하다. 또한 바뀐 플랫폼이나 사회적 환경에 선거법이 제대로 따라오질 못한다. 페이스북으로 유료 광고하면 불법일 정도다. 너무 경직돼 있다. 선관위는 나름 시대의 흐름에 맞게 여러 제도를 고치려고 하지만, 기성 정당들이 반대해서 힘들다고 하소연 한다.


김소희 대표는 “정치인도 사람인데 출마를 한 순간 괴물이 돼 버린다”고 말한다. 즉 대중에게 정치인은 하나의 인간이 아닌 고유명사 ‘정치인’으로만 인식된다.


정치권에서 언어폭력이 난무하고, 소신을 지켜도 돈이 없으면 정치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답답함을, 가진 자만이 살아남아 정치를 하는 생태계에 굉장히 큰 절망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나쁘고 강한 자만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선거제도”이기에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선거제 개편”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오고 있다.


또한 그는 “정치가 별 거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비록 부족하다고 비난 받을 수도 있고 때로는 서투르다고 욕도 먹을 수 있지만, 사람들 삶에 다가가 공감하고 진심으로 하는 정치, 그에 대한 믿음으로 미래당의 공동대표에 출마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이제 문제는 우리가 주장하는 정치를 제도권 하에서 어떻게 잘 풀고 만들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혼자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니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 시작의 구심점이 미래당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김소희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3개월간 여행과 산행을 하면서, ‘정치 왜 해?’라는 질문을 본인에게 끊임없이 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는 답을 찾았다고 한다. 정치는 것은 자기 삶을 희생하고 비난받는 일이기도 하지만 김 대표는 “정치는 행복하려고 한다”는 답을 얻었다고 한다. 정치가 행복을 말하고 희망을 말하려면 내가 행복하고 미래를 꿈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남상오 기자 wisenam@usnpartners.com

김남미 기자 nammi215@usn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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