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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떡

순남씨 부엌에서 내가 컸다

  지금 사는 동네에 막걸리 떡으로 이름이 났다는 가게가 있다는 것을 이사 온 후 3년쯤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 동네가 이사 가기 전 살았던 동네라며 지인의 어머니께서는 여전히 우리 동네 막걸리떡을 사러 오신다고 했다. 그 떡 집은 영천시장 초입의 건널목을 건너면 바로 있다. 만두가 주력 상품인 것처럼 간판이 꾸며져 있고 막걸리떡은 한 켠에 놓여있어  막걸리떡으로 유명한지 눈치를 못챈 것이다. 막걸리떡은 두툼하고 가격에 비해 양도 푸짐했다. 우리 동네에 막걸리떡을 사먹을 수 있는 가게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만들어 먹을 수 없으니 파는 곳이라도 알아둬야 하는 처지다.      


막걸리떡을 ‘증편’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요리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막걸리떡은 여름방학 때면 먹는 특별식이었다. 우리 집에서는 누런 빛을 띄는 큰 양은 들통에 막걸리떡을 쪘다. 막걸리 때문인지 흰 쌀가루를 사용했을 텐데도 늘 누리끼리한 색이 돌고 맛도 살짝 시큼했다. 요즘 사먹는 ‘증편’에서는 시금한 맛은 느낄 수 없다. 대신 고소하고 단맛이 더 난다. 

  

어릴적 입맛이 무섭다고 나이가 드니 이 막걸리떡이 뭐라고 자꾸 먹고 싶다. 검색해서 배달도 시키고 장보다 보이면 사들고 온다. 폭신폭신하고 부드럽다. 이러다 떡 배우러 가는 거 아닌가 싶다. 왜 여름에만 먹었나 했더니 쉬 상하지 않아서 그렇단다. 


우리 할머니 정말 바쁘셨겠다싶다. 여름이면 여름대로 겨울이면 겨울대로 때 맞춰 음식을 장만하셨을텐니 말이다. 이제야 이걸 깨닫는다.      


사진설명 : 막걸리증편이라고 파는 걸 찍었다. 커다랗게 한판으로 팔지 않고 이렇게 한입거리로 모양을 내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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