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

3박 5일 파리여행 추천, 쁘띠 팔레

by 오늘
루브르, 오르셰, 오랑주리, 로뎅
파리는 미술관 천국이다.


이 말은 어딜 가나 북적이는 건 피할 수 없단 뜻이기도 하다.

게다가 무려 '추석'에 떠났으니!

두 번째 파리는 그런 의미에서 특별했다.

더없이 여유로웠던 파리 미술관 즐기기,

한 장의 사진에서 시작됐다.



커피 한잔 값으로

미술관을 즐기는 완벽한 방법


나는 미술관을 좋아한다.

그림을 잘 알지도 작가에 심취하는 것도 아니지만

미술관 특유의 분위기를 사랑한다.

단, 유명한 그림 하나를 보기 위해 다른 작품들을 스킵하는

그런 류의 미술관 탐방은 질색이다.

그러다 발견한 한 장의 사진, 바로 쁘띠 팔레 다.


'작은 궁전'이라는 뜻의 쁘띠 팔레

그랑팔레와 함께 알렉상드르 3세 다리를

건너기 전 그 모습을 드러낸다.

중세시대 궁전을 전세낸 듯한 카페라니

입구를 지나는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오전 10시 30분, 우리가 카페 첫 손님이었다.

11시부터 브런치 주문이 가능한 줄도 모르고

한참 메뉴를 들여다보았더랬다.

아쉬운 대로 핫쵸코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하고

테라스에 자리를 잡았다.

작은 중정의 절반을 둘러싸고 있는 미술관 카페는

웅장한 입구를 바라다볼 수 있어 야외 테라스가 단연 인기.

살짝 쌀쌀한 파리의 가을을 뜨거운

에스프레소로 녹이자 파리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쁘띠 팔레가 특별한 이유는
작은 정원이 딸린 카페 덕분이 아닐까.


카페 이용 시 줄을 서지 않고 미술관에 입장할 수 있다.

11시가 지나니 하나둘 카페를 찾았다.

중년 부부, 홀로 미술관 산책을 즐기는 백발의 부인이 옆자리를 채웠다.

조곤조곤 들리는 목소리 속에 우리의 이야기도 스며들었고

미술관의 오전은 무심한 듯 여행자의 시간을 지나쳐갔다.

카페를 나와 오른편으로 돌면

쁘띠 팔레 미술관이 보인다.

유명한 미술관이 아님에도 어마어마한 작품 수에 입이 떡 벌어졌다.

더욱 놀라운 건 이렇게 멋진 미술관에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


눈길이 머무는 작품 앞에서 마음껏 셔터를 누르는

꿈 같은 일들이 쁘띠 팔레에서는 일상이 된다.

사람이 없는 미술관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가.


발길이 닿는 대로 감상하다가 잠시 멍하니

앉아있는 산책같은 여행은 처음이었다.

버티기 위해 도망치듯 떠나온 파리에서

간절히 찾아왔던 게 이거였을까.


하지만 끝나지 않은 할부처럼 들러붙은

일상으로의 복귀는 불편한 신발처럼 여행을 더디게 했다.


어쩌면 나는 일상을 견디기 위해

여행으로의 도피를 거듭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여행의 끝은 어땠냐고?

고작 3일을 위해 200만원을 소비한 틈새여행이

내게 준 것은 약간의 후회와 무모한 도전이 준 일말의 성취감이랄까.

프리랜서 시절이었다면 2주도 거뜬한

경비라는 점에서 카드값이 빠져나갈 때 제법 속이 쓰렸다.

그래도 전직장에서 마의 3년을

버텨낸 걸 보면 이 여행 꽤나 쓸데있지 않나 싶고.


아무튼, 파리의 미술관은 한적할 때 그 빛을 발한다.

그 유명한 누구의 그림인들 뭐가 중요할까.

남들 다 가는 미술관 말고 한번쯤은

이름 모를 그 어느 미술관으로의 초대는 상상만큼,

아니 그보다 더 낭만적인 무드로 파리의 여행을 기억하게 할 것이다.

가는길. 숙소가 위치한 샹젤리제 거리에서부터 일직선으로 쭉 걷다 보면 쁘띠팔레에 다다른다.
입장료. 상설 전시는 무료. 1층에 줄이 길다면 지하를 통해 입장 가능하다.



바쁘다 바빠 직장인

파리 3박 5일 어디까지 가능할까

두 번째 파리에 오면 무얼 하면 좋을까,

한국에서부터 생각하던 것들을 정리하기 딱 좋은

미술관에서의 반나절.


사람 없는 미술관 거닐기
오르셰 미술관 카페에서 커피 한잔
개선문에 올라가 에펠탑 바라보기
오페라 가르니에 내부 관람
프레고나르 향수 박물관 무료 투어
마레지구 브런치 즐기기
퐁피두센터 전망대에서 감상하는 에펠탑과 몽마르뜨 언덕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모네의 수련 연작 감상
로뎅미술관에서 소나기 피하기


3박 5일 동안 이 모든 것들을

다 해볼 수 있었던 내 체력에 감사를.


벌써 네 번째 파리지만

두 번째 파리 여행 때 끄적였던 여행기를 편집하며

여행 준비에 설레던 그 시절 나는


남들 다 보는 파리가 아닌
나만 알고 싶은 파리를
꿈꾸고 있었구나.

부단히도 계획형인 파워J 여행자라면

3박 5일간 달성한 이색 파리 버킷리스트를

참고하면 꽉 찬 파리를 즐길 수 있을 거다.


written by 오늘

12년 차 직장인이자 팀장(잠시 내려놓았다).

에디터 시절 버킷리스트였던 2주간의 유럽여행을 기점으로

'1년 1유럽'을 꾸준히 실천 중이다.

최근 스타트업을 굵고 짧게 겪으며

더 이상 미루지 않기로 했다.

여행과 직장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 가는 틈새여행을 통해

'오늘'부터 여행과 일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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