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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rry Aug 29. 2020

8월 28일

베를린 일기 <태도에 관하여>


1.

20대 때는 누가 나에게 지적을 하면 싸우는데 급급했다. 내가 틀리지 않았을 거라는 항변도 있었겠지만 상대방이 나를 깔보나 하는 의심 속에서 싸웠던 거 같다. 그러나 그런 태도가 얼마나 하수인지는 30대가 되어서야 알았다. 위치가 달라지고 함께 일하는 스태프들이 생기면서 놓친 부분을 말해줘야 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럴 때면 보통 반응은 두 가지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급급한 자기방어어적인 사람과 쿨하게 인정하고 부족함을 채우는 사람. 후자는 빠르게 다음 할 일 찾아가지만, 전자는 별거 아닌 일로 서로가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생긴다.


2.

베를린 사람들은 공회전에 굉장히 민감하다.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으로 생각 하기 때문이다  오늘 카페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는데 인상적인 대화를 목격했다  카페 앞 도로가 주차하고 잠시 대기하고 있던 커플이 있었다.여성이 내리고 커피를 사러 가는 사이 운전석에 타고 있는 한 남자와 한 할머니는 짧은 대화를 나눴다. 공회전에 대한 지적이었다. 바로 사과를 하며 웃으면서 차 시동을 끄는 그 남자의 태도는 나에게 꽤 신선하게 다가왔다. 공회전이 환경에 부담이 된다는 지적을 하는 할머니의 용기 있는 태도도 멋졌지만, 그 지적에 어떠한 불편함도 없이 웃으며 사과하는 그 둘의 대화는 영화의 한편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알고 있지 않는가? 모르는 낯선 사람에게 잘못을 지적하는 게 얼마나 오지랖이며 큰 용기가 필요한지. 또는 낯선 누군가 나에게 지적을 하면 웃으며 반응 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3.

나이가 들수록 일을 잘하고 못하는 것의 차이는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부단 일에서만 그럴까. 정치도, 경영도... 모든 분야가 태도가 전부일 때가 있다. 앞으로 태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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