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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사유 Mar 07. 2024

 당신은 왜 독서를 어려워할까.

들어가며    

어릴 적 또래와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 탓에 자연스럽게 책 속의 인물들과 친해졌고 그렇게 자라났기 때문에 살면서 책이 어렵다거나 읽기 싫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이 없다. 어릴 적 나의 친구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와 같은 인물들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김겨울 작가가 『겨울의 언어』에서 본인을 소개하면서 했던 “텍스트가 길러낸 자식”이라는 말이 나에게도 해당하는 말인 셈이다.     


독서는 관심을 전제로 한 연결     

독서에 대해서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일가견이 있는 사람도 아닐뿐더러 그냥 책을 읽는 일 개인일 뿐인지라 무언가 전문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독서의 가장 큰 역할은 ‘관심을 전제로 한 연결’이라는 것이다. 어느 누가 관심도 없는 사람 이야기를 몇만 자씩 읽을까.      


우리는 어떻게 독서를 해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힘들어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실 답은 간단한 것 같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무 관심도 없는 사람 이야기를 지겹게 읽으려고 하니 그런 것이다. 그렇다 보니 마음도 몸도 지쳐서 더 이상 책에 진전이 없는 것이다.      


운동도 마찬가지다. 너무 힘들게 운동을 하다 보면 힘들어서 운동을 가고 싶지 않아 진다. 그러면 헬스장 사장님만 나를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운동의 적절한 강도조절이 중요하다. 조금 힘들지만, 적당한 강도를 꾸준히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히 시간이 흐르면, 힘든 운동을 조금씩 조금씩 더 할 수 있게 된다.      


책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책을 읽을 때, 분명히 싫어하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 일단 과감히 접자. 그리고 좋아하고 익숙한 분야로 돌아와서 읽다가 다시 도전해 보자. 예를 들어 1시간 독서 중에 55분 정도를 좋아하고 익숙한 분야의 책을 읽다가, 5분 정도를 어려운 책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다.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독파한다고 해서, 머리에 잘 남지 않는다. 나와 같은 경우에는 니체의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이 너무나도 싫었다. 오죽하면, 책을 읽으면서 니체가 광인이 되어 죽은 것이 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억지로, 또 억지로 읽은 이 책을 마침내 다 읽었을 때 내게는 그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은 사람이라는 개인 퀘스트가 달성되었을 뿐이었다. 

그러니까, 아주 천천히, 조금씩이라도 나아가자. 정 안 되겠으면, 일단 포기하고 책장에 넣어보자 미래의 자신이 해결해 주리라고 믿고.     


문학에 관하여     

앞서 이야기 한 어려운 책에 관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문학의 범주가 아닌 책들에서 발생하는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우리는 문학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소설/시집을 읽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고민들이 난무한다.      


문학은 글로 예술을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문학을 잘 즐기려면, 예술을 잘 즐기는 법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전시회에 갔다고 상상해 보자, 앞에 영문도 모르는 그림들이 나열되어 있고, 사람들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이며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면 무언가 위축되고 불안하지 않은가.

 

우리가 문학을 읽을 때, 어려워하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내가 그 그림을 어떻게 바라보던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다. 어쩌면 그 전시를 기획한 사람, 본인도 정확한 의미를 모를지도 모른다. 그냥 보고 왔을 때 좋으면 된 것이다.      


우리가 문학을 읽었을 때, 꼭 우리가 문학의 의미를 알아야 할까? 그냥 지나가다 본, 한 편의 그림처럼 이해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평가는 독자인 당신의 몫이다. 제아무리 노벨문학상을 탄 욘 포세의 작품일지라도 읽는 내가 재미가 없으면, 그 명성은 다 소용이 없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독자의 잘못도 있겠지만, 원초적으로 작가의 잘못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가볍게 문학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다양한 작품들을 즐기고 있는 당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치며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써 놓은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내 소중한 친구들을 많이 즐겨줬으면 좋겠다. 돌고 돌아 방황하다가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이 책이었으면 좋겠다. 책을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그렇다고 몇천 년을 인정받은 독서를 읽지 않을 이유는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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