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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디 Apr 29. 2020

룩으로 내적 꽃놀이를 즐겨보자

OOTD stroy #2

만연한 봄입니다.


아침엔 쌀쌀하지만 오후엔 자켓을 열어젖히게 되는 날씨죠. 봄날 심술궂은 일교차에 다들 어떻게 방어하시나요?


저는 올해를 기점으로 가디건이라는 걸 처음 입어봅니다. 추우면 추울 것이고 더우면 더울 것이지, 무엇하러 가디건 같은 겉옷을 또 챙겨나오나... 작년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환절기를 보내는 옷차림이 참 요란스럽다 생각했던 저였습니다.

혈기왕성한 나이. 이런 뻔한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표현을 싫어하지만, 정녕 혈기 왕성한 시기가 지나서일까요. 올 봄은 겉옷 한장이 주는 온기가 꽤나 큰 위로가 되네요. 실내에서는 무릎 담요가 되고 식당에서는 뱃살가리개도 되어주는 요 녀석, 믿음직스럽기까지합니다. 기특한 마음에 한번 손바닥으로 쓰다듬어 봅니다. 참, 가디건은 자켓 안에 숨어 잇습니다.

오늘의 룩은 내적꽃놀이입니다. 요즘 코로나때문에 어딜 가질 못하잖아요. 대신에 점심시간이 되면 야무지게 마스크를 쓰고 도곡동이나 역삼동 조용한 주택가로 스며듭니다. 광합성도 하고 산책도 하고, 중간중간 고급 주택이나 빌라에 심겨진 꽃나무도 구경하려구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봄을 즐겹다고 하기에 내심 아쉬운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플라워패턴이 사랑스러운 쉬폰 스커트를 입었습니다. 한발 내딛을 때마다 하늘하늘 거리며 주변에 꽃잎을 뿌려주는 예쁜 스커트죠. 근데 이건 어디까지나... 내적꽃놀이입니다. 그래서 깔끔한 네이비 컬러의 자켓과 레터링이 있는 흰색 티셔츠로 로맨틱한 무드를 한번 눌러줬습니다. 이게 바로 출근은 하지만 동시에 퇴근하고 싶은 진정한 현대인의 출근룩이 아닐까 싶네요.

코로나가 활개치는 시국에 모두들 자기만의 방식으로 봄을 즐기고 만끽하고 계신가요?

오늘 당신에게 봄을 가져다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또 찾아올게요.


-도곡동을 빠르게 걸어다니며 꽃놀이하던 직장인의 오늘의룩 <내적꽃놀이>편

*Photo by Ryoji Iwat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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