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게임 회사 대표의 직장 생활 9
인간관계 보다 이해관계
# 2018년 8월 28일(화) ㅣ 조직 관련ㅣ 대상: 사내 열린톡방
제가 첫 직장이던 삼성그룹 신입사원 연수 때의 일입니다.
연수 마지막 주에 라마드라고 불리던 일종의 "외판"을 하게 되어있는데, 삼성시계 삼성카메라 등과 같은 물건을 하루 동안 팔아오는 일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물품 중 가격이 고가이며 가벼운 시계를 주종목으로 선택하고 판매를 위한 전략을 나름 짜 봤습니다.
대학생이 갑자기 뚝 떨어진 인연 하나 없던 대구라는 땅에서 어디서 물건을 팔기 시작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하던 차 문득 모교 교수님께서 같은 카톨릭 계열이던 효성여대에 총장으로 가셨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습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팔 자신이 없었던 저는 그나마 인연이라고 생각했던 그분께 전화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수준 낮은 인연에 기대었던 어리석은 생각이었습니다.
당연히 사전 약속도 없어 뵙지도 못하고 나름 어떻게 해야 하나 좌절을 하고, 사실 잘 알지도 못하던 분께 서운함마저 느끼다가 무작정 전혀 모르는 다른 교수님들 방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교육과정임을 설명하고, 교육의 일환이라 시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의외로 많은 분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고 갓 졸업한 신입사원에게 자기 제자들 보시는 듯 물건을 사주시지 않더라도 수고한다는 말씀 많이 해주셨습니다.
몇몇의 교수님들 방문을 통해 아들을 둔 어머니 교수님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다는 것을 깨달아서
(본인 꺼 아들 꺼 2개씩 사심) 그 후에는 조교실을 찾아 정보를 수집한 후 집중 공략하여 목표 수량을 전량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할 때에도 위와 같은 서운함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친하다고 생각하던 누군가가 나의 일을 도와주지 않을 때에 인간적인 배신감마저 느껴집니다.
사내에서도 그런 일이 발생하며, 사외에서도 발생하고, 갑을 관계에서는 더욱 서운할 수 있는 상황이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사회의 냉정함은 이러한 개인적 인간관계에 기대지 말아야 함을 깨닫게 해 줄 때가 많습니다.
인간관계에 기대면 상대방도 그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해관계에서는 손해 보게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관계보다는 이해관계를 우선해야 하는 사회인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서운해하지 말아야 하고, 상처받지 말아야 하며, 당연하게 인식하여야 하고, 기대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