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NBA 이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건 아이작 서 Jan 04. 2021

칼 스탁턴, 존 말론

NBA를 통틀어 가장 '하나 같았던 콤비'

(9년 전 쓴 글)




NBA를 통틀어 가장 '하나 같았던 콤비'를 꼽는다면 팬들은 누구를 꼽을까? 시카고 불스의 '그' 콤비? 아니면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 트윈타워? 이들은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것은 물론 리그를 씹어삼킨 콤비들이었지만 그래도 나는 가장 하나 같았던 콤비하면 칼 말론 - 존 스탁턴 콤비를 꼽고 싶다.


물론 이 둘은 이루어질 수 없을 뻔도 했다. 포틀랜드의 유타 선수 탐내기는 폴 밀샙부터 시작된게 아니라 존 스탁턴때부터 있었던 일. 물론 스탁턴의 재능을 본 것도 있었지만 '포틀랜드에서 스탁턴을 유타보다 무조건 먼저 픽하고 싶어한다.' 라는 말이 돌았을만큼 포틀랜드의 의지가 강했지만 소원대로 이루어지진 못했지.. 


존 스탁턴과 칼 말론의 우정은 매우 돈독하다. 항간에는 둘 사이의 사이는 경기장안에서만큼 좋지 않았다라는 설도 있는데...이는 물론 맞는 사실이다. 하지만 두사람의 코트 위 궁합만큼 사석에서도 잘 맞았다면 아마 둘은 결혼을 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코트에서의 그것은 한 차원 이상의 것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런던 브로일


 말론은 루이지애나에서, 스탁턴은 유타에서 은퇴 후 여생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지금은 둘 사이가 멀지 않을까 하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들은 지금 유타에서 또는 어느 장소에서든지 꼭 가족들이 모두 동반한 저녁 식사를 갖는다. 보통 이들의 만남은 스탁턴의 집에서 이루어진다. 스탁턴이 제일 잘하는 요리는 런던 브로일인데 만약 스탁턴이 다른 음식을 준비했다고 하면 두사람은 절대 이 집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론과 스탁턴은 가족끼리도 사이가 매우 좋아서 부인들끼리도 서로를 챙겨줄 정도라고... 스탁턴의 딸의 대부는 말론이며 말론의 딸의 대부는 스탁턴이다.(보통 대부가 아버지의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 달리는 호칭인 것을 감안한다면 둘 사이는 꽤나 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탁턴의 딸은 아버지의 경기를 보러 올 때마다 무조건 칼 말론의 부인인 케이말론의 무릎에 앉아서만 경기를 봤고 케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무릎엔 앉지 않았다고 한다.


둘은 항상 서로의 생일선물을 챙겨줬는데 선물은 항상 부인과 함께 골랐다고 한다. 한번은 말론 부부가 스탁턴에게 생일 선물로 최고급의, 스탁턴 이름까지 박힌 골프채를 사줬더니 스탁턴이 거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래서 스탁턴은 최고급 낚시 세트로 기어코 말론의 눈물을 봤다는 전설도...

  

칼 말론과 그의 부인 케이 말론


 물론 둘 사이에 항상 좋은 말만 오고갔던 것은 아니다. 가끔 말론은 경기 중 잘 안풀리 때면 흥분한 나머지 스탁턴에게 거친 언행을 보일 때가 있었는데 그럴때마다 스탁턴은 말론에게 "나한테 그런식으로 말하지마" 라고 일침을 가했다고... 또 경기가 잘 안풀려서 말론의 기분이 안좋은 날이면 스탁턴은 그를 불러서 꼭 같이 밥을 먹든 뭘하든 다른 수다거리를 만들어서 말론이 그 기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또 웃긴 사실 하나... 말론과 스탁턴은 같이 식당에 가면 그냥 스탁턴이 모든 주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꼭 주문을 할 때마다 칼 말론 성대모사를 하면서 "아 야채는 빼주세요. 파슬리 같이 파란색깔은 다 빼주세요" 라고 했다고... 

  


 스탁턴과 말론이 함께 뛰던 유타재즈의 전성기 시절, 팀 내 모든 선수들은 아들이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코치들까지도 아들이 있었는데 딱 한명 칼 말론 빼고... 모든 재즈회사 사람들은 말론을 볼때마다 놀려댔다. 뭐만 하면 니가 그래서 아들이 없는거야 라는 둥 온갖장난을 일삼으며 말론을 놀려댔는데 이를 보고 너무 심하다 싶어 하루는 스탁턴이 말론을 따로 불러내서 얘기를 좀 하자고 했다.


 "자 들어봐.. 니가 이렇게 하면 아들이 생길꺼야 알겠지? 일단 부인이랑 근사한데 가서 저녁을 먹고 부인이 잔뜩 취하게 한 다음에 집에 가서 눕혀놔. 그리고 나한테 전화를 해. 내가 다 알아서 해줄게 ! "


이 말에 자극을 받았나.. 말론은 바로 아들을 갖게 됐고 아이가 나오자 마자 전화를 걸었던 사람은 존 스탁턴이라고 한다. "봤지? 내가 아들 못만들 줄 알았지?" 이러면서 스탁턴에게 호통을 쳤고 스탁턴도 축하로 화답을 해줬다고 한다. 물론 이 아이는 스탁턴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이며 이는 실제로 케이 말론(칼 말론의 부인) 이 인터뷰에 나와서 말론의 아이라고 말하며 한참 웃었다.




 한 명은 백인이고 한명은 흑인이고, 한명은 작고 한명은 거대하고, 한명은 골프를 즐기고 한명은 곰사냥을 즐기고, 한명은 캑버스 단화를 즐겨신고 한명은 악어가죽 부츠를 즐겨 신고, 한명은 세단을 몰지만 다른 한명은 핸들이 높이 달린 할리데이비슨을 몰고... 너무 다른 둘, 사실 이 둘이 친해졌다는 사실이 더 놀랍긴 하다.


Go JAZZ~! Hustle JAZZ~!


매거진의 이전글 NBA의 또라이 vol.2 : 길버트 아레나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