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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y 18. 2024

오랫만에 화려한 불금!

TGIF!!!

우리 가족이 인도 생활을 25년 넘어 지내면서 별다른 일 없이 무난히 잘 지내온 이유중의 하나가 밤나들이를 멀리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이 운전하지 않고 기사를 두었을 적에는 기사의 가정 생활을 고려해서 되도록 8시 이전에 모든 일을 마치고 보내려고 했구요, 델리로 돌아온 10여년간 남편이 운전대를 잡은 이후에는 밤 길이 대체로 분간이 안되기에 자제를 했지요.

어제 금요일에는 열흘전부터 그레이트 노이다의 학부모님이 집초대를 하셨고 먼 길 가는 김에 제네시스 글로발 학교의 입학처장님의 부탁을 받은 화장품을 전달해 주려고 약속도 잡았습니다. 서울 다녀온 이후로  다른 일도 많았지만 무엇보다도 기침이 잘 안 나아서 신경이 쓰였답니다.


른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내가 만든 치즈를 밑에 깔고 망고와 복숭아를 얹어서 위에 넛츠를 올린 시원한 것을 들고 본격적으로 노이다로 출발입니다.

1.코티지 치즈 만들기

풀크림 밀크 1000ml, 소금 1/2ts, 레몬즙1ts

우유를 끓이다가 소금과 레몬즙(식초도 좋아요)을 넣어서 살살 저어줍니다. 레몬즙을 조금 더 넣어도 되는데 물 색상이 투명해지면 불을 끄고 소창 천에 받혀줍니다.

2. 치즈를 오래두면 딱딱해지니 약간 촉촉할적에 작은 그릇에 담고 꼭꼭 누른후 망고나 제철 과일을 썰어서 위에 얹고 다양한 넛츠로 장식합니다.

3.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정말 맛있고 건강한 간식입니다.

****


그동안 의뢰받은 네명의 학생들 어머니와 통화를 하면서 제네시스학교 담당자를 만나면 문의드릴 것들을 알아봤구요...

급식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어머님이 계셔서 학교에 만나는 학생들마다 급식에 대해 물어보니 다들 맛이 없답니다.ㅎㅎ


입학 담당자가 마침 인사를 하기에 지적을 했더니 건강식이라서 영양을 골고루 고려해서 만들지만 아이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하네요... 아! 건강식! 빵이나 야채등 거의 모든 식재료들이 직접 만들거나 유기농으로 위탁 재배해서 가져오는 시스템상 맛과 양립할 수는 없는 것인지? 자라나는 학생들이 잘 안 먹는다면 개선해야 되지 않을까? 제가 말씀을 드렸답니다.


또한 학부모가 진작에 여러 문의를 드렸는데 답변이 없어서 학교에 신뢰가 떨어졌다고 지적하니 인도인들 참 잘 둘러도 댑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어제 전달 받아서 지금 준비중이라면서 제게 여러 답변한 것을 보여줍니다. 제게만 보여주지말고 학부모에게 빨리 보내주라고 했는데요... 문서로 이것저것 남겨서 혹시 트집 잡힐까봐 고민하는 모습을 제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10학년 학생의 입학에 대해서는 성적표를 받아서 이를 관할 하는 선생님이 인터렉션을 통하여 결정하실 것이다... 굿!!!

입학처장님은 만나서 부탁한 스킨을 전해주면서 이것은 젊은 사람용인데 어찌 부탁을 했냐니까 제가 한국 가기 전 2월에 선생님께서는 IB 컨퍼런스로 서울과 대구를 방문했었는데 그때 누군가 그 브랜드 스킨을 사달라고 한 모양입니다. 올리브 영 몇군데를 다녀봐도 품절이라서 못샀기에 제게 부탁한 것이라고 합니다. 전 올리브 영보다 쿠팡에서 3천원씩 더 저렴하게 사서 주었답니다. 전 생전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였는데...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은 잘 모르겠습니다.

딸도 한국을 넘 좋아한다고 해서 누구주려고 갖고 다니던 거울을 건네 주었습니다. 다음 번엔 같이 한국가고 싶다니... 제가 또 민간 외교했습니다!

로비의 학생들 표정이 밝고 힘찹니다. 곧 방학이 시작되기에 그런 것 같아요. 비디오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의 모습이 연신 비춰지고 학교가 점점 발전하는 듯 보입니다. 인도의 미래지요! 저까지 기운 납니다.


저녁시간까지 시간이 한시간 반 정도 남기에 가고 싶었던 그레이트 베니스 몰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처음 몰 오픈시 곤돌라를 타고 수로를 도는 뱃길이 무척 멋져보여서 타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외부부터 웬지 쇠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층이상은 거의 상가가 비어있고 에스컬레이터도 운행하지 않고요...

바깥의 날씨가 45도로 올라가던데 더위를 피해서 온 가족단위의 사람들과 친구들은 사진만 찍고 어슬렁거리기만 했습니다. 물건 구입한 사람들은 거의 없는 듯 빈손들이었어요.우리는 갤러리에서 우트라칸트의 작은 조약돌들을 주워서 작품을 만드는 작가를 만났고 곤돌라 타는 비용에 돈을 좀 보태서 작은 작품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우리가족을 표현한 작품 같아서요.

화장실도 위층에는 없고 아래층에 있다고 해서 수로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오다보니 마침 한국빵집과 음식점이 나왔습니다. 밖에서 얘기를 나누던 젊은이와 서로 인사를 나누니 치즈케익을 한개 무료로 주겠답니다. 전 무료는 부담입니다! 돈을 지불하려니 궂이 사양을 하고 제가 델리에 살기에 그.노.의 카페 이용 확률이 거의 없다고 했는데도 얘기를 나누다 보니 브라우니까지 넣어줍니다... 제 가방에 갖고 다니던 것들은 다 나눠준 상태라 가방을 묶어두었던 스카프를 풀어서 여친있으면 주라고 했습니다. 한국서 이번에 사온 에르메스 디자인 폴리 스카프!!! 다섯개를 샀는데 저희 어머니가 넘 좋아하시는 듯해서 한개만 제가 하고 다 드리고 왔거든요. 좀 더 사갖고 올걸 그랬어요. 선물용으로 딱 좋더라고요. 맘씨 좋은 젊은 청년이 하는 그 카페가 대박나기를 바라면서...

한 15분 걸려서 제이피그린의 아파트에 들어갔습니다. 학부모로 만난 인연인데 참 좋은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제네시스 학부모께서는 오전에 학교에서 연락이 와서 다녀왔다시면서 작은 아들이 영어로 쇼케이스를 발표하면서 아버지께는 특별히 한국어로 설명을 잘 해주어서 데려간 통역이 무색했다고 자랑하셨습니다. 저도 기분이 으쓱했습니다.


코로나 시기 거의 2년 반동안 중국에서 온라인 수업만 받다가 인도로 온지 이년 만에 그렇게 영어로 소통하고 자신이 있다는 것은 참 바람직하지 않나요? 나중에 저희 앞에 나와서 멋진 춤도 보여주고 그 녀석 때문에 모든 가족이 한참 웃었습니다. 제가 노래도 해보라 했더니 노래는 좀.... 재능이 특출합니다. 제가 비디오를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넘 웃다보니 제대로 누르지 않았는지 없습니다. 기억속에 방방 뜨던 그 학생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큰 아들은 공부면에서 좀 고민이 되는 듯하고요, 되도록이면 인도에서 공부를 마치면 세계 어디서고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는 것이나 만드는 것을 잘한다고 해서 그 방면으로 공부를 계속 해보라고 했습니다. 창의력이 존중되는 분야 아닙니까? 미래의 세계는 지금과는 또다른 로봇과의 싸움 일텐데요...


어머니는 제네시스가 아이들 공부를 잘 안 가르친다면서 걱정이세요... 제 경험으로 공부는 적당히 하면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더 중요한 것은 살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무언가를 체득하고 평생을 같이 할 지인들을 사귀는 것이지요. 창의력, 영어, 중국어, 한국어, 힌디어, 막강한 인도 지인들로 무장한 그들의 앞에는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난생 처음 중국식 샤브샤브를 먹어보았습니다. 과연 식당을 하셔도 될 정도로 음식의 질과 맛이 좋았습니다. 저희 부부를 그리 환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 10시가 다될때 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오랫만에 한국분들과 즐거운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좋은 분들의 인도생활이 항상 꽃길만 걷기를 기대합니다. 사족으로 밤길에 제이피그린을 나오는 길이 제대로 되어있질 않아서 약 20분간 헤매었다는...ㅠㅠ 무척 넓고도 큰 단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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