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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Aug 11. 2024

석별의 정 5... 절친들의 생노병사

델리에서의 삶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자수성가한 바산트 비하르의 부자인 비벡과 아니타 부부가 점심 초대를 했습니다. 벌써 작년인가요, 서울 나들이때 한국 여행 온다고 해서 이틀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더 친해졌습니다. 월례 감사의 모임에서도 만나지만 아쉽다면서 자신의 집에서 밥 한끼 먹자고 합니다.

집안이 거의 박물관수준... 벽면이 유명 예술가 작품으로 도배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의 여왕 아니타와 마음이 고운 인두네 부부까지 죠인했습니다. 웰컴 드링크에 차이까지 마시고 대화를 나누다가 늦은 점심을 먹었는데 웬만한 레스토랑 음식보다 더 낫습니다. 베지테리안으로 모두 준비했는데 다양하고도 맛있어서 잘 먹었습니다. 저녁도 스킵했답니다.

진작에 은퇴해서 자칭 백수?로 살고 있는 아니타의 남편 비벡은 실제로 백수가 아니라 전문 투자자입니다. 전 인도의 주요 도시에 흩어져있는 자기 부동산 관리하러 지방 출장을 여행삼아 다니면서 나름의 투자기법을 통해서 절대? 손해볼 수 없는 노하우를 갖고 있는 비범한 사람입니다. 재테크에 관한한 이리 똑똑한 사람 보질 못했습니다. 지난 번에 개인적으로 만났을 적에 투자한 회사들의 목록과 투자 상황을 보여주는데 워낙 까막눈이어서 자못 감탄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이번에 과거에 만들어놓은 블루 포터리와 모조 귀금속등을 준비해서 갔는데 선물을 엄청 받아왔습니다. 좋은 은 팔찌와 이쁜 목걸이와 팔찌 셋트, 그리고 크리스탈 거북이입니다. 지난번에 아니타에게 주었던 상아 목걸이는 되돌려받았습니다. 하고 다닐 일이 없답니다! 사실 이십 몇년전 인터네셔널 바자회에서 러시아 앤틱으로 구입한 것인데 저도 하고 다니질 않고 고이 모셔두었던 것이었지요. 하기사 커다란 사파이어와 에머럴드, 다이아몬드를 매일 끼고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니 너무 약소한 것이지요...

밤새 엄청난 비를 뿌렸습니다. 아침이 되니 다행히도 걷기는 무난히 할 정도로 물이 빠졌습니다. 빗물을 머금은 나무들이 제철 만난듯 녹음이 짙습니다. 일요일마다 헤어지기가 아쉬운지 AIIMS 치과의사인 크리슈나가 같이 걷자고 연락이 옵니다. 이번에는 아끼던 화분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지난번에 준 양산겸 우산을 잘 들고 다닌다면서 가지고 왔더라고요. 그리고 내가 준 티셔츠도 맘에 든다고 감사 인사합니다. 어제 저녁에 부모님이 딸 보러 오셨다면서 밤에 잠을 설쳐서 피곤한가보더라고요...

 

아침에 마두란찰에 가면서 입구에서 경계를 서는 경찰들과 모글리 레스토랑의 종업원들을 위해서 쵸코파이를 주고 집에서 발견한 테니스공와 크리켓공등을 전달했습니다.


***

어제 아침 갑자기 연락이 오기를 감사 모임의 방장이신 90대 노익장 어르신께서 전날, 호흡곤란으로 급히 응급실로 직행해서 심장 박동을 원활히 해주는 Pacemaker를 심으셨다고 합니다. 다행히 수술후 이틀만에 퇴원하셨는데요... 지인들에게 안부메시지 보내시느라 바쁘십니다.^^

50대 말, 허리교정수술을 받았습니다. 최근에 알게된 지인 부인 소식입니다. 병문안을 가지 못했지만, 왓츠앱으로 근황을 주고받습니다. 재활훈련 열심히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어제 점심 송별회가 4시 넘어서 끝났는데 남편이 소니 박사네 집에 들르자고 합니다. 연락을 해도 안 받는 사람 집을 불쑥 방문하는 것은 아닌 듯해서 안가고 싶다고 했는데 남쪽으로 가기 전에 인사라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부랴부랴 꽃집에 들러서 분홍과 미색의  장미 꽃다발을 만들어서 방문하였습니다.

소니 박사를 생각하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알고보니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my o-TROE-fik LAT-ur-ul skluh-ROE-sis)은 ALS로 알려져 있으며, 뇌와 척수의 신경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계 질환입니다. ALS는 근육 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합니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악화됩니다." 라는 위중한 병에 걸리셨답니다.

은퇴한  물리학 박사, 물박사로도 유명하십니다. 혼자서 한건 아니지만 바산트쿤지 엠비언스 몰 지을 적에 그린벨트 지역을 크게 침해해서 넓게 짓는 것을 법정 다툼을 통해서 그나마 지금 수준으로 동결하는데 크게 일조한 환경운동가이시기도 합니다.


이제 70 초반이신데 4년전부터 우울증.위 장애로 고통을 호소하시곤 했습니다. 독신으로 사셨기에 어울리는 여성분 소개해 드리면 금새 나을거라고 농담을 했었습니다.

우리를 만나서 박식한 지혜를 쏟아부으시던 열정의 박사님이었다

예전에는 우리 부부와 코드가 잘 맞아서 댁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거나 파티에 초대 받거나 했으며, 한번은 저희 집에 초대해서 드시고 싶어하시던 한국음식을 대접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부터 연락이 없으십니다. 거동이 편하다고 하십니다. 왓츠앱 메시지로 안부드리곤 했지만 열람조차 하지 않고...  잊을만 하면 밥이나 먹자 하셨는데... 큰 탈이 나신 것은 아닌가 염려되었습니다.


큰 맘 먹고 안부 방문한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침대에 누워 계시는데 눈에 촛점이 없습니다. 신경마비가 다리부터 시작해서 손 그리고 목까지 퍼져서 말씀을 못하십니다.  

의식은 있다고 하십니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저희를 알아보시는 눈치입니다. 제가 손과 팔을 주물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드리자 눈을 맞추는 듯 합니다. 나중에 빨리 회복해서 케랄라로 요양오시라고 하면서 떠나려고 하니 굿바이라고 입모양을 만드시는데 눈물이 핑돌았습니다!


사람이 망가지는게 정말 순간입니다. 바산트비하르의 큰저택 위층엔 형네 부부가 살고 있고 친구가 정기적으로 러서 살펴보고 돌봐준다고 합니다.


위층에 사시는 형은 치매 끼가 있으십니다. 코로나 , 파티에서 함께 인사를 나누었고 박사네 집에 들렀을 적에 같이 점심도 먹고 한 사이인데... 어디서 왔나? 인도엔 얼마나 살았나? 여기엔 왜 왔나? 횡설수설하십니다.^^ 젊은이가 숙박하면서 간병을 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함께 거주하고 있지만 얼마큼 환자의 심정을 헤아리면서 돌봐줄지요? 환자가 몸은 가누질 못하고 말도 못하지만, 의식이 있으니 얼마나 통탄할 노릇일지요?


저녁시간이 되어서 돌아왔는데 이런저런 생각에 입맛이 없습니다. 아무런 것도 손에 잡히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가까운 절친이었는데 나이들면서 이렇게 황당하게 살아 갈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과 몸이 고단해진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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