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at Dec 25. 2021

회사는 우리를 책임져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람있게 일하려면


최근에 모 회사 임원분이랑 저녁 식사를 했다. 알게 된지 햇수로 약 삼년 정도 되어가는데 처음 뵈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이 본인과 회사를 물아일체로 여기며 일하시는 것이 느껴지는 분이다. 


처음에는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어느 정도는 작용하지 않았을까 했다. 내가 만난 그 어떤 사람보다도 로열티가 강했기 때문이었는데, 이같은 의심(?) 역시 그분의 tenure가 길어지며 부가 줄 수 있는 인센티브가 점차 희석되어가는 현시점에도 예전과 비슷한 수준의 동기부여 레벨이 유지되는 것을 보며 불식되었다.


나도 사회 초년생 때에는 일에 완벽하게 몰입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후 일에 재미를 느낀 다음에는 내 소속 직장과 나를 동일시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한가지 안타까웠던 부분은, 생각보다 많은 시니어들이 어차피 회사와 너의 관계는 엄연히 ‘주체와 객체’에 불과한 관계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몰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피드백을 주었다는 점이다.


제프 베조스는 누누이 아마존에는 ‘용병’이 아닌 ‘선교사’ 같은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뛰어난 인재를 채용해 회사에 오래 남게 하려면, 무엇보다 그들에게 중요한 사명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한다(아마존 직원들의 평균 tenure가 big tech 중 짧은 점은 아이러니이긴 한데, 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본다). 한번 그 사명에 공감이 이루어진 인재는, 본인이나 본인의 회사의 제품/서비스를 자식처럼 여기며 훌륭한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좋은 리더에게 가장 큰 덕목은, 우리가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조리있게 직원들에게 설명/설득해주고, 이를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 역시 들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좋은 스토리텔러인가를 스스로 반추해보는 것 역시 필요할 것 같다.


회사가 나를 책임져주지 않는 것은 맞다. 그런데 내가 하는 일의 이유에 대한 why를 찾지 못하고 mission-driven 되지 못한 채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마찬가지로 miserable한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소한 고객 경험이 쌓여 Fan을 만든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