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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리 Aug 13. 2023

이상하고 아름다운 도깨비 나라의 맥주

제주맥주*비비고가 만든 도깨비 만두바

팝업스토어가 유행하기 한참 전부터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이름을 날린 브랜드가 있다. 바로 제주맥주다. ‘맥주는 이름을 알리는 게 아니라 마시게 해야 한다’는 그들의 말처럼, 팝업스토어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에도 연트럴파크를 하늘색 맥주로 물들이곤 했었다.


작년 가을, 또 다른 오프라인 마케팅으로 바이럴을 일으킨 제주맥주의 마케팅 사례를 소개한다.


비비고*제주맥주 도깨비 만두바

출처: 도깨비 만두바 공식 인스타그램

이번 팝업스토어의 컨셉은 바로 ‘도깨비 만두바’. 만두와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만맥(만두+맥주)'바이다.

바로 씨제이 비비고와 제주맥주 두 브랜드가 함께 운영하기 때문. 비비고에서 만든 특별한 만두와 제주맥주에서 만든 독특한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치맥’, ’피맥‘이 아니라 ’만맥‘이라니, 이 컨셉 하나만으로도 팝업스토어의 성공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 아니었을까? 독특하지만 그렇다고 엄청 낯설지는 않은 조합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두 브랜드 입장에서도 그랬을 것이다. 비비고 입장에서는 만맥 컨셉이 성공하면 만두를 소비하는 시장을 키울 수 있고, 제주맥주에서는 맥주를 마실 매력적인 조합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윈-윈하는 기획이다.


그리고 두 브랜드는 '만두바'라는 기본 기획에 '도깨비'라는 컨셉을 더한다. 도깨비를 모티프로 사용하며 색다른 디자인을 입힌다. 한식의 세계화라는 목표로 도깨비라는 컨셉을 잡았다고 하는데, 약간 애매할 수 있는 컨셉을 디자인으로 잘 구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디자인도 디자인지만, 도깨비 만두바라는 유니크한 컨셉을 더욱 살려준 것은 만두바에 준비된 특별한 메뉴들이었다. 매운 불만두, 고수가 들어간 만두, 호떡 만두와 튀김 만두까지 특별한 만두 메뉴 4가지와 그에 어울리는 '민트자몽에일', '초코시나몬에일' 등 4가지 특별한 맥주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더 특별한 건 만두를 찍어먹을 수 있는 소스들. 8가지 이색 소스를 맛볼 수 있는데, 무려 '민트초코', '코코넛커리'와 같은 이색적인 맛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만두와 맥주, 소스 조합의 경우의 수가 무려 128가지라고 한다.

특별한 만두*맥주*소스의 조합을 고르며 마트에서 냉동 만두를 구매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색적인 소스들은 직접 펌핑해서 떠갈 수 있는 형식으로 소스바가 구성되어 있다. 직접 알록달록한 소스바에서 소스를 담는 재미 또한 이곳의 큰 매력이다.


귀여운 컨셉과 팝한 디자인 덕분일까, 인스타그램에서도 꽤나 핫했다. 오픈 전부터 만두에 도깨비가 만두와 함께 하는 일러스트를 공개한다던가, 사전 오픈 기간 동안 미리 예약을 받으며 인스타그램 바이럴 마케팅 활동을 잘한다고 느꼈다.

출처 : 도까비 만두바 공식 인스타그램

특히 인스타에서 바이럴 되는 데에 한몫을 한 것은 바로 '김치 맥주'다. 비비고와 제주맥주는 김치유산균을 활용해 공동개발한 '김치사워비어'를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는데, 소비자들의 주목을 끈 것은 바로 이 맥주와 함께 제공한 장갑. '김치'라는 컨셉에 충실하게, 빨간 김장용 고무장갑 같은 긴 장갑을 같이 제공한다는 점이다. 김장 장갑인 듯 공주 장갑인 듯한 느낌의 장갑을 끼고 김치 맥주를 따르는 이질적인 모습은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바이럴이 되었다.

출처 : 도까비 만두바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 : 도까비 만두바 공식 인스타그램

하지만 아쉬운 점을 꼽아보자면 맥주보다는 만두에 집중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만두와 소스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맥주보다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두 메뉴에 좀 더 집중되었던 듯하다. 운영 측면에서도 사전에 신청해 둔 브랜드 투어에 사람이 너무 몰려서 제대로 들을 수 없는 상황인 게 좀 아쉬웠다. 자세히 듣고 싶었는데 마이크 없이 얘기하시는 내용은 뒤에서는 거의 잘 안 들려서 차라리 일정 금액을 내고 인원 제한을 해서 브랜드 투어를 더 밀도 높게 진행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럼에도 탄탄한 콘셉트, 콜라보에서 나오는 시너지, 디지털 채널에서의 바이럴 마케팅까지 훌륭한 오프라인 마케팅 사례로는 충분한 예시라는 생각이 든다. 이후에도 최근 제주맥주는 광장시장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제주 맥주의 오프라인 마케팅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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