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는 그 어떤 노동보다 값지지만 그만큼 고되다는 것을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8년간 일하면서, 종종 그들의 부모로부터 "선생님은 아이 있으세요?" 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 때마다 나는 "제 애는 없지만, 저는 이 또래 애들을 항상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는 그래도 (어머님들 못지 않게) 잘 안답니다^^" 하면서 응수하곤 했다.
모든 걸 직접 경험해야만 알 수 있다면, 이 세상 어떤 직업이 도대체 가능하겠냐는게 내 신조였다. 길게 살아봐야 100년, 그 안에 우리는 모든 걸 다 몸으로 체험할 수 없으니, 어떤 건 매체를 통해 배우고, 어떤건 책을 통해 배우고, 공부하면서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살아가는게 아니겠나.
그런데, 애를 낳고 나서 기존에 내가 했던 생각이 얼마나 안일하고 치기어렸던 것인지를 새삼 실감한다.
세상 온갖 기술은 다 직간접적으로 체험할수 있겠지만, 아이를 낳고 기르는 것에 대한 것 만큼은 간접적인 체험이 직접적인 체험의 1/100도 메꿔주기 어렵다는 사실을...
자녀가 없는 내가,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조언이랍시고 이러쿵 저러쿵 했던 날들을 반성한다.
그 말을 다 주워담고 싶지만, 그럴수도 없으니 더 마음이 죄송스럽다.
조언할 때, 물론 나는 상담자의 입장에서 조언할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24시간 그 아이들의 양육을 책임질 어머님들의 노고를 헤아려, "어머님들 이렇게 아이 키우시는 거 존경합니다"라는 말이라도 꼭 덧붙였어야 하는데...
육아방식의 잘잘못을 떠나서, 어머님들은 다들 고생이 많다.
그 땀과 눈물을 보듬어주지 못한채 이성적인 조언만 했던 내가 얄밉다.
이제라도 전하고 싶다.
세상의 모든 어머님들, 모두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