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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봄 Jul 28. 2022

내 정체성이 뚜렷해야 브랜드의 정체성도 만들 수 있다.

더 퍼슨스 : 브랜드 디렉터 | 서평



흔히들 자기소개를 할 때, **에서 oo 일하는 xxx입니다.라는 멘트가 가장 흔하다.



지루하지 않은가? 그 소속이 아니면, 그 업이 아니면 스스로를 소개할 멘트가 없을까?



심지어 자신의 친구나 연인, 배우자에 대해 설명할 때에도 ‘~~에서 일하는 사람이야.’ 혹은 ‘~~일하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사람의 많고 많은 장점과 특징 중, 직장이나 직업을 제외하고는 소개하고 싶은 부분이 없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한 번쯤 무소속의 기간을 가져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소속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얼마나 막막해지는지 말이다.


30년 넘게 직장 생활해 온 나의 아버지는, 은퇴 후 자신이 건네줄 명함이 사라졌다는 충격에 스스로 명함을 하나 만드셨다.



우리는 그냥 ‘나’라는 사람 그 자체로 소개될 수는 없는 걸까? 이 책은 이 물음에서 시작했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 그 모든 것이 브랜딩이 아닐까?


9명의 브랜드 디렉터와의 인터뷰를 엮은 이 책의 부제가 Identity Explorer인 이유 역시 이와 같다.


<브랜드 디렉터 - Identity Explorer>는 자신만의,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가꾸어 나가고 싶은 모든 사람들을 위한 인터뷰집이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동시에 퍼스널 브랜딩에 관심 있는 나에게 이 책이 어떤 도움을 주었으며 현실적인 방안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읽어보았다.







이 책은 어떤 사람들이 읽을까?



브랜드 디렉터가 되고 싶거나, 이미 브랜드 디렉터인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마케팅의 영역에서 일하거나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이 읽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우리 같은 사람에게 브랜딩의 가장 기본이 되는 핵심 개념부터 더 나아가서는 마케터의 고민과 비즈니스적인 관점까지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결국 브랜드를 운영한다는 것은, 비즈니스를 운영한다는 것이니까.



나는 순서대로 읽기보단, 끌리는 챕터 우선적으로 랜덤하게 읽었는데, 유독 와닿았던 분들의 이야기가 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인터뷰는 오롤리데이의 박신후 대표님의 이야기와, 서비스센터의 전수민 대표님, 그리고 메타의 서은아 마케팅 팀장님의 이야기였다.



Person2. 오롤리데이 | 박신후



출처 : 더 퍼슨스 홈페이지



작은 회사를 운영해 보거나 다녀본 사람들은 이해하겠지만 ‘디테일을 어디까지 챙겨야 하는가, 그리고 이러한 디테일이 우리 브랜드의 매출이나 성장에 얼마나 기여할까’에 대한 모순과 고민에 끊임없이 부딪히게 된다. 그런 디테일을 챙기기에는 리소스는 한없이 부족하고 우리는 생존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오롤리데이 박신후 대표의 인터뷰를 보면 당장에 불필요해 보이는 디테일들이 모여서 위기의 순간에 우리 브랜드를 어떻게 도와주는지, 그리고 작은 브랜드의 브랜딩은 어떻게 쌓아나가면 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방향성을 잃지 않기 위해 얼마나 다양한 노력을 했는지도. 철저하게 공감하면서도 이런 사람이 대표로 있는 회사의 직원들이 참 부럽더라. 브랜딩과 사업성을 함께 케어할 수 있는 대표는 생각보다 많이 않을 테니까. 그리고 브랜드가 커지면서 어떤 문제에 부딪히는지까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






Person4. 서비스센터 | 전수민




출처 : 더 퍼슨스 홈페이지



각종 브랜드 컨설팅을 하고 계셔서일까, 브랜드 디렉터가 어느 정도 선까지 개입해야 할지, 그리고 어디까지 내다봐야 할지를 잘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브랜드가 어떻게 해야 더 잘 성장할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되 세세한 운영단까지 개입하지는 않는 것이다. 다만, 실무자들이 잘 유지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잘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사업의 본질과 연결 지어서 얘기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님이라 그런지 브랜드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고 정의하고 유지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얘기를 해주셨다. 결국 대표가 브랜드 디렉터적인 면모를 갖추어야 브랜드와 사업이 함께 성공할 수 있는 거 아닐까?







Person8. 메타 코리아 | 서은아





출처 : 더 퍼슨스 홈페이지



브랜드 디렉터보다는 마케터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내주어 가장 공감이 많이 간 인터뷰였다.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과 브랜드 마케팅 간의 이야기. 제품과 마케팅 간의 이야기를 구분 짓지 말자고 했는데, 작은 회사에서 일해본 마케터들은 모두 공감할 것이다. 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구분 지을 것 없이 마케터가 모두 하는 일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좋은 제품과 좋은 마케팅을 할 확률이 훨씬 많아진다. 이제 마케터에게 제품을 알리는 것만 맡기는 시대는 지났다. 필요에 따라서는 제품에 제작 과정에서 참여하기도 하고, 그 처음을 함께 하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 마케터가 브랜드 디렉터의 관점도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깔끔하고 예쁜 표지만큼이나 사이즈와 무게가 마음에 들었다.


책이 안 들어간다는 이유로 미니 백을 잘 매지 못했던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미니 백을 들 수 있어서 참 좋았다.


하지만 작고 휴대성이 좋은 무게와는 달리, 결코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는 가볍지 않았다.



먼저 앞서나간 선배들이, 이 분야 최고의 사람들이 그간 쌓아온 인사이트와 경험, 노하우를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책이지 않나 싶다.


개인적으로 인터뷰이들이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디자인'에 국한해서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주 가끔 브랜딩에 대한 글을 보다 보면 디자인적 관점에 집중해 다루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브랜딩은 그런 것이 아니다. 브랜드의 전반을 책임지고 포지셔닝과 이미지를 갖추기 위해 타겟 페르소나와 사업적 차별성, 커뮤니케이션 톤 앤 매너 등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실무적인 How - to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겠다. 실무에서 고민이 있을 때 방향성에 대한 가이드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지,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주는 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몸담고 있거나, 브랜드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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