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투브 뮤직은 나에게 나훈아 노래를 틀어줬다.
늦은 퇴근 길이라도 어느 순간 부터
집에 들어가기 전에 집근처 아차산 영화사를 들르게 된 것도 몇 개월째다.
몇 년전 부터인가 모르겠다.
나이 탓일까?
아니면, 이 나이를 먹고도 소망이 많은 것인지 아니면 두려움이 나이와 반비례해서 커지는 것인지...
어두운 절 마당 가운데서 7시 저녁 예불 범종 소리와 스님의 목탁 소리를 들으며 시동꺼진 차안에 앉아 있으면 마음에 아주 꺠알 같은 용기 같은 ... 용기 비스꾸무리한 것이 스물 스물 올라온다.
늘 하루 하루를 맞이 하는 것이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막연함, 막막함 같은 걱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는데... 내일도 이불을 박차고 일하러 새벽에 나가게 해주는 힘을 절에서 충전하는 것이 무슨 버릇처럼 된 것 같다. 누구나 하나쯤은 세상사는 힘을 얻고 살고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삶의 에너지 충전 방법을 여럿 가지고 있는 편이지만 그 충전이라는 것이 점점 빈도가 늘어나고 있는데 매일 매일 하게 된 것이 절마당에서 마음의 평화와 내일을 보낼 기운을 충전하고 집으로 퇴근하는 것이다.
내가 다니는 아차산 영화사는 광진구의 보배인 아차산의 산중턱에 있는 도심속의 사찰이다. 숲으로 둘러 쌓여 공기도 너무 좋고 일주문을 지나면 무언가 하루 종일 내가 겪은 더러움과 업보들을 모두 씻어버리는 마음이다. 특히, 절을 올라가는 길들이 나무 터널을 지나는 풍경이라 퇴근길이 무슨 저택의 정문을 지나 현관까지 차로 몇분 걸리는 근세의 유럽의 어떤 대저택과 같은 느낌을 준다. 내가 무슨 험프리 보가트와 오드리 헵번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흑백 영화의 부자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느낌을 3분쯤 준다. (ㅎㅎㅎ)
며칠전 부쩍 어두워진 가을 날씨의 7시에 놀라며 나무 터널을 지나 영화사로 향하고 있었는데 유재하의 오랜 애창곡, 지난날을 듣고 있었는데, 유재하 노래 다음으로 나훈아의 '홍시; 울 엄마'라는 노래가 나오는게 아닌가~ 평소 같으면 그냥 다음 노래로 넘겼을텐데... 그냥 듣고 있었다. 의도적으로 트로트를 안듣는 경향이 있지만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뽕필이 없겠는가? 그날 따라 ... 홍시를 듣는데, "생각이 난다 홍시가 열리면 울 엄마가 생각이 난다~" 이렇게 시작을 하는데, 갑자기 물을 머금은 스폰지를 꾸욱 눌러서 물이 터지듯이... 내 눈알이 뜨거워지더니 눈물이 쭈욱 났다. 내가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심지어, 나는 내 어머니, 아버지에 살가운 아들도 아니고 그다지 친하지 않은 편인데... 뭔가 복잡하고 마치 꽃을 단 미친*, 광녀와 같은 심경의 일상이라서 인지 모르지만... 눈물이 주르륵 나는게 아닌가!!!
주체 하지 못하는 주책없는 눈물에 스스로 당황해... 저절로 나오는 나의 말 한마디...
에이 18, 미친 새끼 뭐하는 거야~~~ 후다닥 노래를 꺼버린다.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니오는 길에 ... 이상하게 숙연해진다.
눈물은 나이 탓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