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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인사업자 장감독 Apr 28. 2023

1인 기업가의 사무실을 찾아서

일하는데 고양이가 자꾸 방해를 해요

회사로부터 독립을 한지 2개월, 예상을 넘어 쏟아지는 많은 일들이 파묻혀 지내다보니 어느덧 2020년도 마무리가 되고 있었다. 내가 진행한 일의 비중은 밖으로 나가서 라이브 방송을 세팅하는 외부 출장이 70%, 집에서 하는 편집 등의 사무 업무가 30% 정도 였다. 2개월 동안 사무실 없이 일을 하다보니 불편한 점들이 하나 둘씩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일단 가장 문제가 되는 점은 나 자신에게 있었다. 나란 인간은 집에서 일에 집중을 하기가 어려운 놈이었다(지금 이 글도 집에서 하루종일 누워있다가 겨우 일어나서 쓰고있다.) 그 당시에는 원룸에 살고 있었기때문에 일하는 공간과 쉬는 공간의 분리가 어려웠다. 뒤를 돌면 고양이 두마리가 한가롭게 누워있는 침대가 보였고, 일을 하다가 조금 힘들어서 잠깐만 쉬어야지라고 침대로 가면 어느덧 꿀잠을 자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집의 위치가 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도 불편했다. 라이브 중계 세팅이라는 일의 특성상 카메라나 컴퓨터 장비를 차에 싣고 다닐 일이 많았는데, 그 많은 짐들을 집에서 차로 실어나르는 일이 정말 힘들었다. 컴퓨터와 모니터를 들고 집에서 차까지 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고 나면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모든 체력이 소진되어 있었다.


"아, 이대로는 안되겠다... 사무실을 구해보자."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면서, 외부로 출장을 다니는데 힘들지 않은 사무실을 구해야 했다. 그러게 찾아보기 시작한 여러 사무실들. 내게 필요한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① 유료든 무료든, 주차가 가능할 것

② 주말에도 냉난방이 될 것

③ 대중교통으로도 출퇴근이 가능할 것

④ 엘리베이터가 잘 되어있을 것

⑤ 보증금이나 임대료가 너무 비싼 곳은 패스(그 당시 500만원도 없었음)

⑥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이나 라운지가 있는 곳

⑦ 화장실이 깨끗한 곳


대략적으로 위의 7가지 조건을 염두에 두고 사무실을 찾아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남는 사무실 칸을 공유해주는 방식이었다. 구글링을 통해 '사무실 공유'를 검색하면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액도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었고 집에서 꽤 가까운 거리도 있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내가 찾아본 모든 곳들이 주차가 불가능했다. 일의 특성상 컴퓨터를 자리에서 해체했다가, 다시 조립해서 차로 실어야 하는 일이 많았는데... 불편하고 눈치가 보일 것이 너무 뻔했다. 


부동산에 있는 사무실 매물은 당시 내겐 너무 비쌌다. 보증금이 최소 500부터 시작하는데, 그런 돈이 없었다. 프리랜서를 한지 얼마 안되기도 했고, 본격적으로 사무실을 차리기엔 조금 겁이 났다. 그럼 남은 답은 결국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같은 '공유오피스'였다.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핫데스크(각 오피스 지점에 있는 노트북 업무가 가능한 테이블을 일정 요금을 내고 사용하는 방식) 옵션은 내게 적절한 옵션이 아니었다. 더블 모니터에 묵직한 데스크탑을 사용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1인실을 알아봐야 했다.


그런데 문제는... 1인실 매물이 너무나도 귀하다는 점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서울 중구의 공유오피스 어딜 전화해봐도 1인실은 현재 남아있는 곳이 없다는 답변만 되돌아왔다. 그 당시에 업계에서도 나처럼 독립해서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을 차리시는 분들이 많았기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 차선책으로 2인실 옵션이 있는 공유오피스가 한 곳이 있었지만, 일단 금액이 너무 부담스러웠고(한달에 약 90만원, 부가세 별도), 주말에는 냉난방이 안된다고 했다. 주차 요금도 너무 비쌌다(월 20만원이 넘어갔다). 


그렇게 낙심하던 찰나, 한 통의 전화가 오는데...


"여기 OOO 서울숲 지점인데요, 1인실 보고계시죠? 1인실 하나가 나와서 연락드렸어요."


(다음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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