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를 판매하다 보면, 크고 작은 실패 사례를 경험하게 됩니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습니다.
한 기업을 대상으로 PoC 결과를 보고하던 중, 시연 화면에 ‘404 Not Found’ 에러가 떴습니다. 404 에러는 보통 URL이 잘못되었거나 페이지가 삭제되었을 때 발생하는 아주 흔한 문제입니다. 기능상의 결함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주소 입력 오류에 가깝죠.
당시 발표자는 이렇게 반응했습니다.
“아, 404 에러네요. 뭐, 아시다시피 이건 그냥 URL 문제입니다.”
그리고는 곧바로 다음 기능 설명으로 넘어갔습니다. 시간에 쫓기고 있어서 사소한 일로 여긴 것이었죠. 하지만 이게 큰 실수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깨달았습니다.
며칠 뒤, 제품 선정 결과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큰 문제없이 데모를 마쳤다고 생각했기에, 탈락 소식은 의외였습니다. 이유가 궁금해 고객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고객 담당자의 답변은 이랬습니다.
“404 에러가 뭔지는 저도 잘 압니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 없이 그냥 넘어가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이건 대고객 서비스인데, 기술적으로는 사소해도 비즈니스 입장에선 서비스가 중단되는 일입니다.”
결국 탈락의 이유는 단순한 에러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짚어주지 않은 태도, 그리고 그것이 고객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 부족과 책임감 부족이 원인이었습니다.
결론
데모 중 문제는 언제든 생길 수 있다. 설명하지 않는 태도가 더 문제다.
비즈니스 영향에 대한 이해 부족은 고객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
고객은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