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 전에
집을 잃은 우리에게 컨테이너 한 채가 주어졌다. 2개월을 꼬박 기다려 받은 거주처지만, 컨테이너라고는 무역선에 실려 있는 사진만 봤지, 우리 집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가로로 길쭉한 컨테이너는 약 9평, 엄마들은 사진으로 찍어 보낸 컨테이너 겉모습만 보고 가슴이 무너진다고 하셨지만, 생각외로 나쁘지 않다.
새집 냄새만 빼면 그전 집에서 나를 괴롭히던 곰팡이도 없고, 밤낮없이 폐기물을 소각하던 옆집도 없어 좋다. 마음 따뜻한 감사한 분들의 도움으로 가전제품도 들어오고, 6개월은 거뜬히 버틸 식료품도 쌓이고, 나름대로 책상과 의자를 새로 구매해 집처럼 꾸미고 나니 전에 살던 곳보다 쾌적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동틀 무렵 맑고 청아한 숲 속 새들의 지저귐으로 깨어나 아침을 먹고 번역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새들의 노랫소리는 그칠 줄 모른다. 디즈니 동화 속에서나 마주할 법한 하루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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