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처럼유난히 궁금증이 많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지간하면 그런 줄로 아는 반대의 사람이 있다. 나는 어지간한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하루에도 서너 개씩 궁금증이 생겨 잠들기 전까지 궁금증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줄이야.
이런 나를 두고 한심 하다기보다, 궁금증을 많이 가질수록 '진짜 어른'에 가까워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지금까지 막연히 떠올린 서른의 대한민국 여성은 진짜 어른이 맞긴 하다. 안정적인 수입과 직장, (분야를 막론하고 풍기는) 프로페셔널한 아우라, 번듯한 배우자 또는 애인 등의 조건이 수반된다면 말이다. 나의 경우 이 중에 가졌다 잃은 것도 있고, 자신 있게 부합되는(예를 들면 번듯한 배우자) 점도 있다. 여기에 '꾸준히 궁금해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아보자.
내 주변의 미성숙한 어른들은 잘 꾸려진 환경과 별개로궁금증을 갖는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궁금해할 여력이 없거나, 궁금해할 필요를 못 느끼거나둘 다 아니라면 또 다른 개인적인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유치원 교사로 재직할 때, 우리 반 아이들은 반짝이는 눈망울로 "선생님, 이건 왜 그런 거예요?"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나는 그 질문이 귀찮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아이의 궁금증이 열매를 맺고 나면 또 얼마나 성장해있을까? 키가 자랐을까, 마음이 자랐을까 기대되었다. 성장을 멈춘 어른이라면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궁금증을 가져보길 바란다.생각보다 하루가 즐거워진다.